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민형_류호열_양승수_이수철_정정엽_하태임_홍지윤
주최 / 한빛미디어갤러리 후원 / 서울시_GL Associates_streetworks
관람시간 / 10:00am~08:00pm / 월요일 휴관
한빛미디어갤러리 HANBIT MEDIA GALLERY 서울 중구 장교동 1-5번지 Tel. +82.2.720.1440 www.hanbitstreet.net
아주 따뜻한 방은 아니다. 그렇지만 방 안은 단순한 말의 치장이 아닌 보여주지 못한 속내를 드러낸 확장된 고백의 고요한 움직임으로 차갑지 않은 정서를 자아낸다. 생동감 있고 도발적인 시선 그 이면에는 인간과 세상에 대한 수줍음과 설렘의 눈길을 숨기고 있고, 이는 꽃처럼 피어난다. ● 아무리 기발하고 기막힌 예술일지라도, 예술은 한 시대와 한 세상이 간직한 삶의 형식에 기대어 있다. 예술은 삶을 기조로 한 감정이나 행위의 자기고백적인 보고임은 물론 실존적 재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전통적 합리주의에서 말하는 구체적인 조건을 배제한 일반적인 인간성의 본질로 예술을 이해하는 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이 처해있는 현실적 세계의 상황 속에 현실존재의 파악에서부터 출발, 본질에 앞선 즉 본질존재가 아닌 현실존재로서의 인간을 강조하는 실존주의적 관점으로 다가가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구체성을 바탕에 둔 예술은 추상적 픽션의 개념이 아니기에 인간에 관한, 내면의 진리에 관한, 인간의 인간됨을 위한 풍부하고 탁월한 통찰력을 열어주게 된다. 이는 예술을 심는 땅의 이름이 삶이 되고, 그렇게 서로 아름답게 어울려 봄날 아지랑이처럼 일렁이며 자라나게 된다. ● 전시는 인간적 삶의 한 가운데서 체험되는 현상이나 가치를 일종의 실존적인 해명, 지극히 고백적인 형식으로 제시한다. 여기서 예술의 진실된 고백은 자의식만이 강한 내면성의 형식을 갖추고 있기 보다는 공감으로 이어질만한 관계성이 깊은 특이성을 보이며, 다양한 한계를 지닌 인간이 타자와 보다 큰 세계로의 열림이 가능한지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관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관객과 작가와의 관계성은 개개인의 인간 실존의 공허함을 채워주는 내면의 풍요, 긍정적 성찰, 자아 완성의 측면을 새삼 돌아보게 한다.
김민형은 모든 대중매체가 만들어놓은 일방적인 이미지들을 온전히 빼고 인간으로 존재하는 진실한 자신의 모습,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를 반영하여 새로운 사물, 상황들을 조장한다. '하이힐' 이미지들이 어떻게 조작되어지고 순환되어지며, 훔쳐가고 교환되는지를 관찰할 수 있는 작가의 작업은 자아가 스스로를 보게 하고 스스로를 내보이게 하는 상호작용으로서 인간 욕망의 특성과 원리를 보여주는 지속적인 진리의 위력을 품고 있다.
류호열은 내면의 시선으로 체험되는 탈개념적 풍경을 선보인다. 비어 있되 차갑지 않으며, 친밀한 대상이나 힘, 혹은 그런 예감을 느끼게 한다. 섬세한 시선의 방식은 우리를 젖어 들게도 하고, 때로는 그 시선 자체를 대상으로 삼아 관념의 단계에서 현실의 단계로 나아가게 해준다. 작가의 창조력은 적막하고 진부한 외면의 삶과는 다른 그 본질상 실제적인 것과 상상의 것 사이에 영속적인 연결성을 만들어 새로운 세계를 융합해낸다.
양승수는 예술가 대 '일반' 사람, 공간 예술과 시간 예술, 순수 예술 대 응용 또는 실제적인 예술 등의 이분법적인 개념들을 화합하여 세계를 넓고 열려 있는 창조적 존재로 인식하게 한다. 창작의 성격을 바꿔놓는 인터랙션 작업은 공간과 시간 모두를 확장시키고, 예술실천의 주체를 예술가에서 스스로 행동하고 진화해가는 자율적인 동작주인 관객으로까지 넓혀 놓는다. 관객의 확실한 실시간 동작을 허용하여, 즉각적으로 접근가능하고 생각과 동시에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각을 밖으로 끄집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작업은 작가의 이상, 가치 지향과 상호작용하여 소통의 수준으로 연결된다.
이수철은 마음 속 환상에서 나온 것과 현실에 나온 것을 통일시켜 새로운 의미를 끌어내고 감탄하고 기억 속에 넣으려 애쓴다. 전혀 예기치 못한 풍경이 건네는 설레임은 고요하고 적막한 시선의 방식에서 비롯되며, 긴장된 인상은 다양한 해독의 가능성을 품고 있어 풍경의 비밀에 자신만의 비밀로 맞서 무게 중심을 잡는다. 표면적인 의미의 공유를 거부하나 사진 속 침묵에는 삶의 태도 속에 비로소 한 개인이, 작지만 견고한 존재로 나타난다.
정정엽의 고정된 사고를 거부하며 새로운 사유를 선도해나가는 유동적인 정체성을 지닌 작품 속 씨앗은 세상과 이어지는 지점에 서있다. 본연 그대로 강하고 따뜻한 활력의 씨앗은 서로 의미 있게 연결되어 삶의 이면에 숨은 가식과 허위를 벗어 던지고 보여지는 그대로 조용히 응시하게 한다. 고요한 시간 속에 놓아두는 일은 현실로부터 달아나는 것이 아닌 삶으로 더 깊이 들어가기 위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고요해지면 맑아지고, 맑아지면 다시 밝아지게 마련이다. 이로써 작가는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완벽한 긍정과 집중을 보여주고 있다.
하태임은 가장 가시적이고 감각적인 색채의 조화라는 개념에서 출발하여 고백과 같은 붓질을 보여준다. 낯익은 일상의 색에서 낯설은 인상, 충격을 경험케하는 작가의 통로는 보이는 것 너머는 물론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하며 그로 인해 다른 존재에 더 많이 연결되고, 경계를 지우고 또한 지우면서 확장함으로써 캔버스 안에 더 많은 세계를 담아내고 있다. 한 사람의 영혼이 찰랑찰랑 흔들리는 듯 캔버스에 색면이 더하고 더해져, 그 무한한 생명력 더하기가 평범한 삶조차도 열렬히 사랑하게 한다.
홍지윤은 인간과 세상 사이에서 하나의 매체에 갇혀있지 않은 열린 예술로 뜨거운 내적 심리세계를 발현해낸다. 세계의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이중적 속성들, 즉 물질적인 것과 관념적인 것, 사유와 감정, 형식과 내용, 주관과 객관, 수단과 목적, 자아와 세계 등의 근본적인 연속성을 강조하며, 그러한 열정을 리드미컬한 흐름으로 풀어낸다. 해의 뜨고 짐 같은 가장 단순한 풍경마저도 위대하고 고결하게 만들어버리는 작가의 삶에 대한 유희는 자신을 치열하게 완성시킴으로써 다른 존재에게 기쁨을 준다.
이렇게 작가들의 태도는 수많은 삶의 모습을 다채로운 장르의 조합으로 거침없이 풀어내어, 삶을 대하는 뜨거운 목소리와 그것과 끊임없이 관계 맺는 예술에 대해 면밀히 고찰해보게 한다. 이는 예술이 개개인의 삶의 현상과 서로 관련하고 제약하고, 교호작용하는 관계, 즉 내부적인 조건과 환경이라는 외부적 조건이 상호작용하는 바로 그 사태나 장면으로 경험 행위의 공간적 차원을 설명하는 원리에서 더 나아가 인간 내면의 시간적 차원에서 경험과 경험이 연결되는 연속성의 원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 전시에서 보여 지는 표현하려는 인간의 본성에서 시작된 고백의 미술은 이렇듯 일상적 경험, 삶 속에서 찾은 순간에 마음을 열어두고 이를 다양하게 상징적으로 투영한다. 수많은 삶의 모습에서 포착된 부분들은 인간의 틀과 꼴에 기식하여 낭만적 혹은 역동적으로 흐르며, 그 바탕에는 아름답고 푸른 희망을 품은 시선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삶-예술, 그 과정 안에서의 고백의 코드화, 이것은 꿈꾸고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는 치유적 행위로써 애잔한 속내를 드러내고 따뜻한 경험을 만들어내 전시는 사랑을 삶 속에 심을 수 있는 결과로 이어지고, 활발한 예술의 심장을 질주하는 시간을 마련해주게 될 것이다. ■ 조희승
Vol.20111207h | 화려한 심장 Colorful Heart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