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선. 면. 공간. 시간. ● 시간은 모션이고 모션은 시간 속에서 움직인다. 이 글에는 작가로서 내 작품의 접근법을 담았다. 나의 예술의 기반은 시간과 공간이다. 나의 전략은 실용적이다. 나는 내 주위의 실제 공간과 사물에 개입하거나 녹화된 영상물을 변형하거나 ● 순서를 바꾸는 방법으로 매개물에 끼어든다. 또한 일상의 익숙해진 일이나 진부해 보이는 사고를 재배치하고 상황을 재조정해서 그 안의 컨텐츠를 확대한다. 그리고 상황을 확장한다. 나는 구조화하고, 해체하고, 재구조화한다. 나는 상황을 설정하고 또 다시 설정하는 작업을 계속한다. ● 작품의 구성요소를 재배치 해서 관념적 공간을 만들어낸다. 나의 작품은 기존의 인식을 재고하기 위한 제안이자 가능성이다. 이의제기와 재구성인 것이다! ■ 헬무트디이츠

헬무트디이츠_cascade_instant soup boxing, water pump_2011

작가 헬무트 디츠(Helmut Dietz)와 전시회 "순환(cycle)" ● 헬무트 디츠는 특별히 전시 공간의 구조와 역사 측면에서 작업 공간에 익숙한 상태에서 작업한다. 이전의 전시에서도 헬무트 디츠는 전시 공간의 특정 상황에 맞추어 완전히 역설적이며 예술적인 특성이 있는 복합적인 해결책을 찾으려 했다. 헬무트 디츠가 사용하는 소재는 일상에서 가져온 것이고, 예술에서 벗어난 물리학과 철학분야에서 차용한 예술 이론을 적용한다. 여러 배경을 관통하는 소재를 선택해서 진실을 재 구성할 때 헬무트 디츠는 아픔을 풍자적으로 표현하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헬무트 디츠의 전시를 관람하는 사람들은 종국에 낮게 웃음을 자아내게 되지만, 어떤 설명도 듣지 못한다. 헬무트 디츠는 교훈을 주기 위해 설명하지 않고, 오히려 끊임없이 질문하며, 감각을 과잉 표출하지 않도록 조절하면서 모든 신체의 감각과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 서울의 난지갤러리에서 연 전시회 "순환"에서도 이러한 경향을 그대로 잘 보여주고 있다. 난지갤러리는 수십만 톤의 쓰레기가 쌓여 생긴 2개의 산에 둘러싸여있고, 미술관의 전시실 두 곳은 정수 시설로 사용하던 수조였다. 이러한 환경에서 헬무트 디츠는 전시실의 특성에 초점을 맞추어 일종의 예술 놀이를 한다. 둥근 형태의 첫 번째 전시실인 원통형으로 생긴 방 한가운데 디츠는 "온천"을 설치했다. 한국의 어느 슈퍼마켓이나 상점에서 볼 수 있는 신라면박스로 온천 시설을 만들었다. 포장 재료인 본래의 기능을 변경하고 재구성해서 물이 상자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형태로 만들었다. 작가 자신의 말대로 포장 상자가 우물이자 온천이 된 것이다.

헬무트디이츠_hot spring_cardbox, water, water pump, silicon_40×50×35cm_2011

헬무트 디츠는 여기의 평화에 대해 설명했으며, 설명에는 특유의 유머와 함께 문화에 대한 역사 강의가 함께했다. 인터뷰에서 디츠는 이전 시대에는 사람들이 만나서, 얘기하고, 교제하는 장소가 우물이었다고 말했다. 수돗물이 발명되기 이전에 우물은 사람들이 만나는 장소였다면서 싱긋 웃고는 헬무트 디츠는 더욱 진지한 어조로 오늘날까지 우물은 많은 국가에서 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헬무트 디츠는 예술 역사라는 관점에서 르네상스 시대에 권력과 부를 상징한 우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당시 시대의 아름답게 장식한 우물은 그 우물을 만든 사람의 사회적 지위와 영향력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예의 그 싱긋 웃음을 지으며 헬무트 디츠는 마을과 중심지는 항상 우물 주위에 형성되었다고 했다. 디츠의 웃음에서 필자는 헬무트 디츠가 2개의 쓰레기 산에서 나오는 오수를 정화하는 수조였던 전시실의 환경을 역설적으로 언급하고 있다고 이해했다. 그러나 해석은 관람객의 몫이니 어떤 결론도 내리지 않겠다.

헬무트디이츠_tower_empty common boxes, water, water pump_245×90×50cm_2011 헬무트디이츠_affluent seat_common chair, water pump_2011

두 번째 전시실에서 헬무트 디츠는 영상설치 예술 "컨테이너(container)"를 전시하고 있다. 헬무트 디츠는 전시실 중앙에 있는 회전하는 단상에 영사기를 설치했다. 원통형으로 생긴 방의 둥근 벽에 비친 영상은 하나로 이어진 360° 투사 영상이다. 영상은 고정된 다양한 색상의 용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촬영 대상은 고정되어 있어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촬영 당시 카메라를 전시실의 영사기를 설치한 바로 그 단상에 놓고 회전시켰다. 헬무트 디츠는 비디오 루프 방식으로 이렇게 찍은 영상의 단편을 속도에 변화를 주면서 앞으로 뒤로 계속 반복 재생한다. 결과적으로 촬영 당시의 카메라의 움직임이 때로는 회전하는 영상의 움직임과 맞지 않기도 하고, 때로는 맞아 떨어지기도 한다. 전시실 중간에 있는 관람객은 영상 시설 주위를 움직이기 때문에 영상을 재생하는 속도에 따라 영상의 일부가 되기도 하고 전체 영상이 투사되는 배경에 들어가 영상이 완전히 통과하는 듯한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 곳 전시에서 또 다른 전시실에 설치한 조화로운 우물과 상반되는 느낌을 보여주려는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헬무트디이츠_container I I_video installation_00:06:17, 360°_2011

표현 형식과 내용을 잘 구성해서 형식과 내용 사이의 충돌을 통해 의미를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두 설치 예술은 서로 매우 잘 어우러졌다. 한 쪽은 조용한 사색을 반영하고 다른 쪽은 긴장을 주며 도전적이다. 전시회 관람객은 마음에 드는 분위기를 선택하는 위치가 아닌 사이에 끼어 있다. 이와 같은 정말 낯설고 정의하기 어려운 "중간(inbetween)에 끼인 위치"에 초점을 맞추려는 경향은 헬무트 디츠가 주로 관심을 보이는 분야이기 때문에 전시회 "순환" 또한 헬무트 디츠의 이전의 다른 전시회들과 같은 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순환"은 여기저기에서 일상적으로 눈에 띄는 경계 면에 있는 상황을 탐구하고 그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작가의 끊임없는 노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순환" 전시회를 통해 헬무트 디츠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이해한 대로 중간에 끼인 상황에 접근하는 방식과 관련해 자신만의 새로운 관점을 표현했다. 헬무트 디츠는 전시회를 통해 보이지 않는 대상을 반영하는 또 하나의 복합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헬무트디이츠_social body_heater, collector(solarthermics), solar module(photovoltaic), pump_2010

"사회체(social body)" ● 설치 미술 "사회체"는 공원에 자리잡고 있다. "사회체"는 발열기와 구성요소를 최소화한 석주형태로 꼭대기에는 태양전지를 설치했고 사람의 실물크기로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을 형상화 했다. 헬무트 디츠의 "사회체"는 태양열로 전력 공급을 받고, 온도는 기후에 따라 달라지지만 인간의 체온인 37.2°C를 넘지 않는다. 환경은 조각상과 상호작용하여 조각상으로부터 감각으로 확장된 특질을 이끌어내는 기능을 한다. 설치미술품의 폐쇄적인 순환체계가 태양열이라는 자연자원을 받아들여 온기라는 변환된 에너지를 뉴욕이라는 공적인 공간에 전달한다. ● 설치 미술품 "사회체"는 시각을 통한 지각가능성을 넘어서 촉각을 통해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해 주변 공간에 대한 우리의 개념에 변화를 촉구한다. 일반적으로는 공간 내부에 있는 발열기를 외부에 드러나게 설치하여 도시 공간을 새롭게 정의하고, 쾌적하고 안온한 환경을 제공한다. 헬무트 디츠는 사회체를 통해 매우 이해하기 쉽고 명료한 의미를 전달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온기를 사회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로 인식하도록 하는 동기를 제공한다. 헬무트 디츠의 설치 미술품 사회체는 자연서식지와 도시, 개인 거주지뿐만 아니라 에너지 순환시설도 되돌아 볼 수 있는 자유로운 사고가 가능하도록 해주고 있다. ■ 플로리안 헬레 M.A.

헬무트디이츠_contrappost_rubber boot on acrylic glass_76×76×38cm_2011

Point. Line. Surface. Space. Time. ● Time is motion and motion is performed in time. Herein lies the approach of my work as an artist. The basis of my art is time and space. My strategy is pragmatic. ● I intervene into the body of my surrounding space – at places, with objects or within video recordings via transformations and inversions of media. I re-place and re-situate accustomed, every-day occurrences or seemingly banalities into expanded contents. I expand contexts. I construct, deconstruct and reconstruct. I contextualise and recontextualise. ● By shifting the constituents of my work, I generate abstract spaces. My works are offers and possibilities to rethink perception. Question and restructure! ■ Helmut Dietz

On the artist Helmut Dietz and the Exhibition "cycle" ● Helmut Dietz is used to work site specifically in terms of architecture and history of the exhibition space. In former exhibitions he found down-right, ironical and artistically complex solutions to very specific situations. His material comes out of every-day life and art theory with excursions into the realms of physics and philosophy. And when it comes to crossing contexts and reformulating truths he is a master of burlesque irritation. However, the beholder of his art remains in death quiet laughter and is left without explanations. Talking of didactics, he never explains, never quits questioning and without generating sensual overkills he manages to activate every bodily sense and common sense. ● This also seems to be the parameters for the exhibition 'cycle"in the Nanji Gallery in Seoul. The gallery is surrounded by two mountains consisting of hundreds of thousands of tons of garbage, the two rooms of the gallery itself were water containers and used for water purification. Dietz in this setting plays his artistic game focusing on the very point of the site. In one of the round rooms of the exhibition site he placed the piece "hot spring", in the mere centre of the cylindrically shaped room. The installation consists of a cardboard box of hot instant soups which you can find in every supermarket and storeacross the country. Water sprinkles from within the box. The former function of the packaging material has been modified and restructured. It is now a well, a hot spring, in the artists' own word. ● Helmut Dietz has an explanation for this peace and it begins with a lecture on cultural history not lacking his very characteristic humour. In my interview he spoke to me about wells which in former times used to be places were people met, talked and socialized. They were social meeting points before tap water was invented, he said with a grin in his eye and returning to a more earnest tone he addedthat until today wells fulfil the very same function in many countries. Expanding the subject into art history Dietz then talked about wells symbolizing power and wealth in the Renaissance and that these richly decorated wells represented social status and importance of their builder. And, again with his grinning eye, he stated that villages and towns have always been built around wells. I interpret from his smiling that he was now referringironically to the situation of the exhibition rooms being former tanks for water purification between two mountains of garbage. But I leave it up to the beholder to interpret himself. ● In the second exhibition room Helmut Dietz presents the video installation "container". On a rotating platform in the middle of the room the artist placed a projector. The projection on the concave wall of the cylindrically shaped room is a 360° projection. The image shows stapled containers in various colours. The filmed objects are static and don't move but the camera while filming rotated on the very same rotating platform on which the projector in the exhibition has been placed. In the video loop of the installation Helmut Dietz presentsfragments of these takes, they are played forwards and backwards in varying speeds. As a consequence the movement of the camera now and then clashes with the movement of the rotating projection, sometimes image and projection run synchronously. The viewer – in the middle of it all – moves around in the video installation, becomes part of the image and part of the whole projection setting and is entirely penetrated by the speed of the projection. It is as if the artist wanted to counter-image the installation next door with the harmonious well. ● Both pieces go together very well on this level, for their form and content are well composed and enfold their meaning in a conflict of forms and contents. One is calm and calls upon contemplative reflection. The other is stressful and challenging. The beholder in the exhibition is not in the position of choosing a preferred atmosphere, we are rather left in the inbetween. And this very focus on this really strange and indefinable "inbetween"is one of Helmut Dietz' favourite realms so it seems, for the exhibition "cycle" stands in a row with other shows he had made in the past. "cycle" depicts the artists' never-ending quest and questioning of liminal situations of heres and theres and what lies in between, only from another perspective. With the exhibition "cycle" Helmut Dietz presents a new perspective of his approach towards inbetweens which he seems to have worked out during his stay in Korea. And so the show is another complex reflection of an invisible subject. 'social body" ● The installation 'social body"is situated in a park setting. It consists of a radiator and a minimalistic stele with a solar cell ontop. In the size of a human figure the stele rises into the Manhattan Skyline. Dietz' 'social body" is powered by solar energy. Its temperature depends on the weather conditions but never exceeds 37,2°C, body temperature. Environmental influences interacts with the sculpture and elicits from it an expanded sensory quality. The installations' closed circuitsystem captures the natural resource of sunlight and emits the transformed energy as warmth into the public space of New York City. ● The installation goes beyond visual perceivability, itmakes perception of warmth tangible and thus challenges our conception of the surrounding space. Generally being part of interior spaces the publically installed radiator redefines urbanspace and offers a hospitable and cosy environment. The social bodys' very plain and precise image motivates a reflection uponwarmth as a social, human basic need. It also sets free thoughts which circle around energy cycles as well as the realms of natural, urban and private habitats. ■ Florian Härle M.A.

Vol.20111203b | 헬무트디이츠展 / Helmut Dietz / sculpture.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