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속 풍경 Mirror scape

전은선展 / JEONEUNSEON / 全垠宣 / photography   2011_1202 ▶ 2011_1214

전은선_#1_잉크젯 프린트_100×125cm_2011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81121b | 전은선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1_1202_금요일_06:00pm

후원 / 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월~토요일_12:00am~06:00pm / 일요일_12:00am~05:00pm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안국동 7-1번지 Tel. +82.2.738.2745 www.gallerydam.com

전은선 사진의 존재방식_『Mirror Scape』 ● 한 사진가의 사진적 궤적을 따라가며,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형식의 완결성보다 그 형식을 떠받치는 사진가의 존재적 위치(생의 내용)이다. 전은선의 새 작업, 『Mirror Scape』는 첫 작업(화원)이 생성되는 근원으로 회귀해 들어가 자신의 삶의 자리, 사진의 자리, 추억의 공간을 산책하며 사진에 대한 전반적인 성찰적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하여 이번 '미러 스케이프'는 거울이미지로 충만하게 시작해서 사진 존재의 층위를 탐구하는 쪽으로 향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다른 작업으로 이어지는 행위를 예고한다. 작가의 사진력을 헤어려 보니 사진학과 졸업을 기점으로 올해가 꼭 18년이 되는 해이다. 18년이라는 시간은 사진가 자신의 사진적 운명을 기투 하는, 그래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젖히는 시점이라 할 만한다. '라푼젤'이 거울 밖과 안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엄마와 악마를 구분함과 동시에 새로운 생을 역동시키는 무엇을 찾게 된 나이. 그리고 전은선에게는 사진이미지의 의미 분출의 지점을 찾아 근원적인 회의로 통하는 계기. 전은선은 1999년 첫 번째 개인전 『화원』을 시작으로 『산타마리아』(2005), 『플라스틱 아일랜드』(2007), 『천국보다 낯선』(2008), 『이브의 정원』(2008)까지 쉬지 않고 작업했다. 그리고 『Mirror Scape』(2011)를 선보이게 되었다. 활발한 작업력을 뒷받침 할 만큼의 사진을 향한 강한 열정과 부지런함은 전은선만의 빼어난 미덕이다.

전은선_#2_잉크젯 프린트_100×125_2011
전은선_#3_잉크젯 프린트_60×90cm_2011
전은선_#4_잉크젯 프린트_60×100cm_2011

전은선의 이전의 작품들은 외적 타자에 주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 줄곧 한국의 현대화 과정 속에서 파생되는 이질적인 공간들이 사진적 탐구의 대상이었다(최봉림). 도시 외곽에 방치된 '비닐하우스', 난데없이 출몰하여 기이하게 자리한 범선 '산타마리아', 이 땅의 곳곳에 심어진 '플라스틱 야자수', '모조의 정원'까지 우리 땅에 이식된 다양한 종들의 본색을 탄로시키며 정체가 모호한 문화적 사태의 양가성을 보여주었다. 욕망의 흔적들을 촘촘히 들춰낸 일련의 작품들은 관객들에게 '편안함과 낯설음'을 동시에 안겨주었는데 이 '언캐니(uncanny)'한 풍경을 '채집'하며 환상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인간의 욕망이 삶의 동인이 아닐까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래서 만들어낸 이상향으로서의 '파라다이스'와 '실낙원'이 작가의 상상계였다면 『Mirror Scape』는 원초적인 나르시시즘을 극복한 상징계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다시 '거울'이다. 거울은 상징계에서 상상계로 이동하게 하기 때문이다. 어쨌건, 외적 타자에서 내부에 존재하는 내적 타자, 즉 내안의 타자, 또 다른 자기를 발견해가는 노정이라 할만한 『Mirror Scape』에서는 현대의 사진에서 흔히 생산되는 '긴장'은 없다. 약간의 권태와 흥분이 동전의 양면처럼 위치한다. 하지만 "흔적"으로만 기술되는 사진의 본질을 통해 신생을 꿈꾸는 작가의 태도는 여전하다. 작가는 처음 사진을 시작했을 때의 성찰에 이르고, 사진의 다층적인 의미들을 거울을 통해 조망하고 있다. 18년 전으로 충분히 휘어져 내밀하게 관찰하며 이쪽과 저쪽의 경계를 넘나들며 양지와 음지를 뒤바꾸고 맘껏 소통하게 한다. 뫼비우스의 띠로 연결되는 전은선의 일련의 작업에서 안과 밖(상징과 현존, 거울 속과 밖, 반영과 실재)을 부드럽게 싱크로나이즈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분명 새로운 (타)원이다.

전은선_#5_잉크젯 프린트_60×90cm_2011
전은선_#6_잉크젯 프린트_60×90cm_2011
전은선_#11_잉크젯 프린트_45×67.5cm_2011

결국 『Mirror Scape』는 그동안의 온전한 자기와 만나 사진 작업의 본질을 꿰뚫으며 주이상스를 탐닉하는 작품(전시)에 다름 아니다. 또한 사진 의미의 과잉 혹은 욕망의 시대에 그 배후를 되짚어보고자 하는 작가의 노력이 나르시시즘과 페르조나라는 거울의 경계들을 아슬아슬하게 줄 타며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초기 작업부터 현재까지 결코 놓지 않는 것은 작가의 사진적 정체성에 해당할 섬세하고 따스한 시각이라는 것. 서사(사진의 소재)와 서정(내용)사이를 배회하면서도 양자를 동시에 길어 올리는 태도를 견지해가는 것이 사진에서 쉬운 일은 아니다. 이전 작업에서 소재가 가진 서사적인 난감함을 형식의 온기로 감싸 안았다면, 거울 면을 경계로 한 이번 작업에서도 대립각이 될 수 있는 상황, 충돌되는 욕망의 지점들을 통해 이 세계의 실상들을 들여다보게 한다. 거울 안과 밖,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괴리감, 무거움 혹은 가벼움, 양가성은 역시나 이중적인데 이 모든 현상들을 교묘하게 대비시키면서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작가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상관없이 관객은 거울 속의 풍경을 바라보며 자기를 떠나 자기에게 돌아오기, 거기에 있을 나, 혹은 그러한 나를 바라보는 투영된 나를 다시 들여다보는 내밀한 공간이 된 것이다. 그 공간에 여백을 만들어 솔직 담백한 작가의 에스프리를 심었으니 관객의 응시도 가능하리라 본다. '실낙원'에서 이브가 처음으로 물거울에 자신을 비추어보며 자기를 타인으로 인식하듯, 라틴어의 거울을 의미하는 'speculum'에서 영어의 명상이라는 말 'speculation'이 나왔듯 전은선은 이번 작품을 통해 생의 본질적인 의미를 채우며 동시에 비우고 있다. '현대 사진은 이미지가 우리의 기억에 남는 것이 아니라 컨셉만이 남는 오류를 낳게 된 듯하다'는 작가의 말을 곱씹게 되는 이유이다. ■ 최연하

Vol.20111202c | 전은선展 / JEONEUNSEON / 全垠宣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