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19991109a | 김형석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1_1112_토요일_5: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빛뜰 bdgallery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226-5번지 Tel. +82.31.714.3707 www.bdgallery.co.kr
인용1 ● "파울 클레의 그림이 있다. 앙겔루스 노부스라고 하는, 천사 하나가 그려져 있다. 마치 그의 시선이 응시하는 곳으로부터 떨어지려고 하는 듯한 모습으로. 그의 눈은 찢어졌고, 입은 벌어져 있으며, 그의 날개는 활짝 펼쳐져 있다. 역사의 천사는 아마 이런 모습이리라. 그의 몸은 과거를 향하고 있다. 거기에서 일련의 사건들이 우리 눈앞에 제 모습을 드러내고, 그 속에서 그는 단 하나의 파국만을 본다. 끊임없이 폐허 위에 폐허를 쌓아 가며 그 폐허들을 천사의 발 앞에 내던지며 펼쳐지는 파국을. 아마 그는 그 자리에 머물러 죽은 자를 깨우고, 패배한 자들을 한데 모으고 싶은 모양이다. 하지만 한 줄기 난폭한 바람이 파라다이스로부터 불어 와 그의 날개에 와 부딪치고, 이 바람이 너무나 강하여 천사는 날개를 접을 수가 없다. 이 난폭한 바람이 너무나 강하여 천사는 날개를 접을 수가 없다. 이 난폭한 바람이 천사를 끊임없이 그가 등을 돌린 미래로 날려 보내고, 그 동안 그의 눈앞에서 폐허는 하늘을 찌를 듯 높아만 간다. 우리가 ‘진보’라 부르는 것은 바로 이 폭풍이리라." (발터 벤야민)
인용2 ● "미술은 보이는 것을 재현하지 않는다. 오히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파울 클레)
인용3 ● 들뢰즈는 회화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말한 적이 있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빈 캔버스 안에 무엇인가를 채워 넣는 것이 아니라, 캔버스 안에 우글거리고 있는 무한한 잠재성들의 일부를 차례차례 제거해나가는 것이라고.
인용4 ● "낮은 낮에게 말을 건네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네" (시편19)
작업을 하기 위해 수많은 이미지들을 선택하고 모으는 일을 끊임없이 해왔지만 결국 도달한 결론은 검은 색의 사각형(혹은 육면체, 이런 혼돈의 일루젼이 나쁘지 않다고 느꼈다.)이다. 잠재성의 세계를 한껏 담아내는 데는 더할 나위 없이 이상적인 결론이라고 생각했다. 말레비치가 회화의 영도(zero degree)로 만든 그 지점으로 다시 돌아갔다가 거기서 거꾸로 가보기로 했다. 블랙홀에서 화이트홀로. 불가능한 되감기는 원래의 진행양상과는 분명히 다를 터이니. 나만의 오독이 결코 민망한 일은 아닐 것이다.
사건화 된 추상, 상황이 되어버린 추상은 누구도 반갑지 않은 모습일 수도 있다. 구상과 추상의 역동적 혼재는 고립과 혼란, 모두를 지양하고 싶은 의지의 한 단면이다. 그리고 무기적 형태가 유기적 형태들과 화해 할 수 있는 지를 실험해보고 싶었다.
추상의 냉정한 낭만주의, 무의식의 채울 수 없는 욕망, 일원론으로의 도약... 그림을 그린다는 건 전적으로 세계에 대한 무능의 자각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부드럽고 유연하게 끝끝내 도달하려는 안간힘... ■ 김형석
Vol.20111128c | 김형석展 / KIMHYUNGSEOK / 金炯奭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