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우모하갤러리 UMOHA GALLERY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 281-2번지 명선교회 Tel. +82.31.202.0061 www.myungsun.or.kr
이상철 조각전 '공간 여행'에 부쳐 ● 조각가 이상철의 초기작품에서는 치밀하게 설계 되어진 느낌의 구조적 입체가 완성도 높게 제시되어졌었다. 조형적 구심점을 향해 모든 양적 단위가 응집되어 있었고, 변화를 나타내는 요소들은 입체적 구조의 표면에 존재하며 안으로의 방향성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었다. 내부로 향하는 모든 질료들의 힘은 주변의 공간과 날카로운 경계선을 생성시키며 어떠한 외부의 심리작용도 작가의 조형공간속에서 추방된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었다. ● 그러한 작품을 통해 보여 진 이상철은 계획하며, 그 계획을 철저히 실행에 옮기는 성실한 작가였지만, 대부분의 예술가들과 같이 현실의 삶 속에서 많은 고민이 생기기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겪는 그것과 유사한 것들이었지만, 작가이기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었고, 그는 그러한 갈등과 답답한 마음을 작품을 통해 풀어내기 시작한다.
결정체적(結晶體的)이었던 입체들이 변화되기 시작한다. 날카롭게 잘려졌던 표현의 단위들은 경계의 구별을 없애려는 듯 공간속으로 확장되기 시작하고, 구획되어졌던 평면적 입체들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낸 그의 마음처럼 유연(flexible)해진다. 작품주변의 공간에 대해 독립적으로 존재했던 실공간(實空間)은 확장되어지는 사유(思惟)의 공간속으로 데뷔(debut)하며 유기적 관계를 맺기 시작하고, 안으로만 향하던 그의 마음은 물질의 확장을 따라 공간속으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그렇다고 그가 자유로운 형태의 소성작업 때문에 입체적 코어(core)를 상실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발전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방법으로 그만이 가지고 있던 특유의 '응집성(凝集性)'을 표현한다. ● 휘날리는 깃발과도 같이 늘어난 입체에 일종의 구멍들이 생성되기 시작한다. 이것은 단순히 시각적인 여유를 주기위한, 혹은 지루한 평면에 변화를 형성하기 위한 조형적 작업이 아니다. 투공(透孔)들은 초기 작품표면에 형성되었던 문양(文樣)과도 같은 표현단위들이 공간속으로 던져지는 듯 한 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조형적 지위를 획득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단위들에 의해서 미의식(美意識)의 출발이 이루어지고, 허공간(虛空間)과의 교감이 형성된다. 표현의 기초이자 시작이며, 물질에 대한 인식론적 응집체이고 발생점인 것이다. 당연히 외부로 향하려하는 표현의 질료들은 좀 더 자유로운 확장 이미지를 가질 수 있고, 실제 작품이 차지하는 공간 내에서의 시각적 융통성도 생명력 있게 활성화된다. 여기에 폴리우레탄코팅을 이용한 빛에 대한 작가의 고려가 더해져 정신적 공간의 확장을 가속화한다.
이상철의 공간은 비어있는 공간이 아니다. 비어있으되 가득 차 있다는 '허(虛)'에 대한 노장미학(老莊美學)의 철학적 사유(思惟)를 대입시키지 않더라도 공간은 삶에 대한 작가 자신의 에너지로 채워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쁨일 수도, 슬픔일 수도 있다. 때로는 상처와 회한(悔恨)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작품의 공간에는 그의 진실한 삶이 오롯이 투영되어 있기에 오늘도 지난(持難)한 작업의 과정을 통해 삶으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것이다. ■ 강의창
Vol.20111127a | 이상철展 / LEESANGCHUAL / 李相喆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