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뒷면 The Far Side of the Moon

갤러리 스케이프 기획展   2011_1124 ▶ 2012_0108 / 월요일 휴관

박용식_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_합성수지에 우레탄도료, 아크릴채색, 가변설치_2011

초대일시 / 2011_1124_목요일_06:00pm

참여작가 / 권순영_박용식_임소담_홍범

관람시간 / 10:00am~07:00pm / 토~일_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스케이프 GALLERY skape 서울 용산구 한남동 32-23번지 Tel. +82.2.747.4675 www.skape.co.kr

우리 눈에 보이는 익숙한 달의 표면은 오로지 앞면이다. 그 이유는 지구를 공전하는 달이 동시에 자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관측된 달의 뒷면은 우주 속 크고 작은 천체의 파편에 부딪혀 심하게 훼손되어 있는데 그 모습은 낯설음으로 가득하다. 본 전시『달의 뒷면(The Far Side of the Moon)』은 제목이 암시하듯이, 존재하지만 '볼 수 없는' 리얼리티의 모순적인 지점을 각기 다르게 접근하여 표현한 박용식, 임소담, 홍범, 권순영의 작품을 소개한다. 네 명의 작가는 실재하는 삶과 경험의 표상들을 우주의 저 이면으로 보낸다. 그리곤 사실상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달의 뒷면이 가지고 있는 비밀스러움처럼, 은밀하고 조심스럽게 그 공간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권순영_달과 소녀 The moon and girl_한지에 먹_105×40cm_2011

일식으로 감추어진 달이 희뿌옇게 드러난 권순영의 작업은 반짝거리는 별, 만화 캐릭터, 둥그렇고 투명해 보이는 형상들로 가득 차있어 거리를 두고 보면 달콤하고 순수한 크리스마스와 같은 동화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면 그림 속 모든 캐릭터들은 훼손되어 파편화된 장면을 연출하며 관람자로 하여금 역설적인 그로테스크를 느끼게 한다. 이러한 판타지는 작가의 아픈 개인적 기억, 폭력과 공포를 다룬 뉴스 등에서부터 비롯되어 무의식에 가까운 자동기술법을 통해 완성된다. 그러므로 관람자는 작품 속 감추어진 리얼리티의 실체를 확인할 길 없이 보편적인 우울감을 느끼게 된다. 결국 작가의 기억 속 서사는 반은 웃고 반은 우는 슬픈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불안한 환상에 감추어져 또 다른 이야기로 전이된다.

홍범_Unknown Circulation_종이에 은색안료_가변크기_2010_부분

홍범의 작업 역시 관람자의 무의식적 교감이 작가 개인의 경험에 이입되면서 몽환적인 공간으로 확장된다. 작품 「Unknown Circulation」은 점, 선, 면을 세밀하게 이용하여 얼기설기 짜인 파이프에 이름 모를 나무, 풀, 작은 생물체가 유기적으로 구조화 된 드로잉이다. 작가는 이 드로잉들을 마치 퍼즐처럼 조각조각 연결한다. 몽환의 속뜻인 '세상 일체(一切) 사물의 덧없음'을 표현한 듯 관람객은 작가 기억의 사물들을 구체적으로 유추하긴 힘들다. 영상 스크리닝을 통해 구리관에 오브제들의 잔상을 쌍방향 거울에 겹겹이 투사시키는 미디어 설치 작업 「Hide & Seek」 역시 몽환적인 아우라를 발하며 관람객의 상상력을 증폭시킨다.

홍범_Unknown Circulation_종이에 은색안료_가변크기_2010

권순영과 홍범의 작업이 잃어버렸던 유아기의 기억에까지 닿아 무의식적 불안의 이마고(imago)를 만들어낸다면, 임소담과 박용식은 자연, 일상, 동물 등에 자아를 투과시켜 관람자에게 또 다른 '달의 뒷면'을 보여준다. 임소담은 실재하는 풍경의 단편들만을 붙잡아 건조한 색채로 이들을 탈색화(脫色化) 시키는데, 그러한 작업 과정에서 연상이나 상상되는 감성적인 풍경 이미지는 부정된다. 스쳐지나가는 일상을 스냅 사진으로 담아 다시 드로잉하는 이 과정은 단순한 산책자가 아닌, 자신을 둘러싼 풍경과 갖가지 현상들을 숨죽여 관조하는 관찰자의 시선을 떠올리게 한다. 여기서 관람자는 그림 속 거친 붓질 속에 보이지 않으나 실존하는 리얼리티의 풍경을 발견하며 동시에 자신의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다시 말해 우리는 작가가 숨겨놓은 현실의 좌표 어딘가에 놓인 채 스스로를 관찰하게 된다.

임소담_검은 별 dark star_종이에 유채_38×28cm_2011

그에 비해 눈이 가려진 개와 공중에 매달린 푸릇하고 붉은 심장이 의미심장함을 자아내는 박용식의 신작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는 볼 수 없는 리얼리티의 모순점을 보다 촉각적으로 제시한다. 동물모형에 자신의 서사를 담아 작업해온 작가의 말에 의하면 심장은 개, 자신의 것이다. 끊임없이 그 심장을 향해 응시를 시도하지만 개의 눈은 가려진 천의 두께를 뚫지 못한다. 자신의 심장을 볼 수 없는 주체와 밖으로 꺼내진 그것을 볼 수 있는 타자, 그러나 그 타자 역시 자신의 심장을 볼 수 없는 주체라는 역설적 관계의 연쇄작용은 그의 작업을 더욱 비극적으로 만든다.

임소담_도시정원_종이에 유채_150×220cm_2011

그런 점에서 이번 기획전 「달의 뒷면」은 네 명의 작가가 제시하는 기억과 환상이 뒤섞여 모호한 틈으로 가득 찬 공간이 되어 누군가를 기다린다. 관람자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혹은 보지 않으려 했던) 리얼리티가 가지고 있는 모순적인 판타지와 맞닥뜨리며 낯선 혼란과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달의 뒷면'에서 조우한 모든 기억들은 실재와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파편화된 이미지로 부유하는 일종의 현상으로만 남을 뿐이다. ■ 김은진

달의 뒷면展_갤러리 스케이프_2011
달의 뒷면展_갤러리 스케이프_2011
달의 뒷면展_갤러리 스케이프_2011
달의 뒷면展_갤러리 스케이프_2011

The visible surface of the moon is only its front side. That is because the moon rotates while revolving around the earth at the same time. The observed far side of the moon turned out to be damaged by collision with small planets' fragments revealing its strange look. As 'The Far Side of the Moon' gives insinuates through its title, the exhibition introduces the art works by Yongsik Park, Sodam Lim, Buhm Hong, Soonyoung Kwon who work on the ironic aspect of the 'invisible' reality with their own approaches. These four artists send over their present life stories and personal experiences to the far side of the universe. Like the mystic mood of the invisible far side of the moon, they invite us secretly and carefully to that other side of the world. ● From distance, Soonyoung Kwon's painting depicting the misty moon hidden by the eclipse reminds us of a sweet and candid christmas fairy tale through its twinkling stars, cartoon characters and round and transparent forms. However, when looking closely, the painting conveys ironic grotesque feelings to viewers through the damaged and fragmented features. Originated from the artist's personal hard memories or the news about violence and fear, such fantasy is completed by automatism almost as unconsciousness. Therefore, the viewers become to share the general atmosphere of depression without finding a way to see the true nature of the reality hidden voluntarily by the artist. Eventually, the narrative residing in the artist's memories gets hidden by the unstable fantasy created by half laughing and half crying features and develops into another story. ● Buhm Hong's artwork also creates a dreamy space where visitors' unconsciousness communes with the artist's personal experiences. 「Unknown Circulation」 is a drawing organically structured by entangled pipes where nameless trees, grass and small creatures are detailed by dots, lines and sides. The artist connects each drawing like puzzles. As the artist has expressed the underlying meaning of 'dreamy' as 'transience of all creatures of the world', it is hard to analogize concretely the nature of the artist's memories within the artwork. The media art installation piece 'Hide & Seek' projecting on the bilateral mirror layered afterimages of the objects installed on the copper pipes amplifies also viewers' imagination through its dreamy touch. ● While Soonyoung Kwon and Buhm Hong's artworks create 'imago' of anxious unconsciousness by reaching once lost memories of early childhood, Sodam Lim and Yongsik Park reveal another version of 'the far side of the moon' by projecting themselves into nature, daily life or animals. ● Sodam Lim captures fragments of existing landscapes and bleach them by dry colors. During such work process, associated emotional landscape images are denied. The process of drawing daily life images after capturing them by camera shows the artist as an observer who contemplates all kinds of phenomena in her surroundings rather than just being a simple stroller. Simultaneously facing their own realities, the viewers discover a landscape of the invisible but present reality among rough brush strokes of the painting. In other words, we are brought to observe ourselves at somewhere of the reality hidden by the artist. ● In comparison with Sodam Lim, Yongsik Parks' recent work 「What you see is not everything」 depicting a dog with veiled eyes and a bluish red heart hanging in the air reveals the ironic invisible reality through tactile sensation. According to the artist's quote who has been projecting his own stories through animal features, the heart belongs to the dog himself. The dog keeps trying to look at the heart, but it can not see through the cloth. His work conveys a certain tragedy with the serial effect of the paradoxal relation that resides between the subject who can not see its own heart, the other who can see the pulled out heart and the other who is also the subject who can not see its own heart either. ●「The Far Side of the Moon」 is filled up by the four artists' mixed memories and fantasies. The viewers become the victim of strange chaos and anxiety by facing ironic fantasy residing within the reality that has been invisible (or denied). The encountered memories of 'the Far side of the Moon' remain as a kind of phenomena as fragmented images transcending the boundary between reality and fantasy. ■

Vol.20111125j | 달의 뒷면-갤러리 스케이프 기획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