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1116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김용재_박도윤_박원철_박유미 이기보_이인아_장보현_장윤
주최 / 한빛미디어갤러리 후원 / 서울시_GL Associates_streetworks_한성대학교
관람시간 / 10:00am~08:00pm / 월요일 휴관
한빛미디어갤러리 HANBIT MEDIA GALLERY 서울 중구 장교동 1-5번지 Tel. +82.2.720.1440 www.hanbitstreet.net
21세기의 인간은 생성적이고 창발적이다. 그래서 끝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되어 무한히 새로운 것을 생성하고 진화하고자 한다. 이러한 막연한 방향성 추구는 인간이 자신의 방식과 형태를 자유자재로 바꾸어 나감을 의미한다. 이것은 바로 애니메이션의 예술적 실험이 제3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민첩하게 시각을 바꾸면서 탐구해야 할 기회와 극복해야 할 장애의 영역을 점검하는 부분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예술적 생산도구인 애니메이션 예술이 새로운 존재론을 만들어냄으로써 인간과 세계의 변화하는 관계 속에서 인간의 적응을 돕고, 둘 사이를 조정하고 화해시키는 도구로 활용되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연속적 움직임을 표현해내는 '애니메이션(Animation)'은 영혼, 정신, 생명을 뜻하는 라틴어 'anima'란 단어에서 유래되어 생명이 없는 사물이나 형태에 생명을 불어넣고 정신을 부여하는 행위를 뜻한다. 실상이 아닌 하나의 프레임마다 사람 손으로 직접 생명감 있는 동작을 만들어가는 방식은 애니메이션이란 매체를 아방가르드 또는 전위적인 형식의 실험성에서부터 시작하여 삶의 새로운 형태를 보여주려는 초기 예술가들의 맥락으로 해석하기 보다는 현실의 실재와는 전적으로 다른 비사실적인 시공간의 세계를 창조하여 우리가 세계를 상상하는 방식을 바꿔놓는 예술적 가치에 주목하게 한다.
이번 전시의 화두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우리의 고정된 관념과 인식을 확실하게 해체하거나 파괴할 수 있는 위력을 가진 애니메이션의 미적 가치를 고찰해보고자 생명을 부여하는 작가의 사유하는 손에 집중하는 것이다. 예술적이고 지적인 고유한 작업 방식, 표현에서 독특한 개성, 의미 형식을 통해 발현되는 내적 의미와 심미적 감동이라는 기준에 따른 2D, 3D, Clay Animation으로 구성되어 예술로서의 애니메이션의 존재를 확인시키고, 그들의 작품이 예술적 독창성과 상상력에서 어떻게 비롯되는지에 몰두한다.
전시에서 보여지는 애니메이션 이미지는 현실에 있는 존재가 아닌 현실에 없는 허구의 존재로 상상력과 추상을 잘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이미지는 매체환경의 변화로 과거 회화의 '그려지는' 아우라적 지각을 심화시켜 현실과는 다른 새로운 공간, 인물 또는 분위기를 창출할 수 있어 어떤 장르보다 상상력이 더욱 깊이 반영될 수 있다. 이는 플라즈마적 원형질 같은 성격으로, 즉 자유자재로 모습을 변형할 수 있는 이미지의 무한한 가능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 또한 애니메이션 영상의 색채는 재현적인 경향의 사실주의 공간 구성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밝은 색은 가깝게 느껴지고 어두운 색은 멀게 느껴지는 리얼리즘이 아닌, 색 그 자체로서 자율적인 형식을 보이며 비재현적인 범주 안에서 완전히 '무제약적인', '무한한' 공간을 성립시켜 하나의 세계를 만든다. 애니메이션의 이러한 색채 이용은 평면과 입체의 혼합, 가상과 현실의 조화를 시도하면서 무규정적인 공간을 생성하는 운동을 통해 사람들의 정서를 환기시키고 그만의 독특한 숭고미학을 구축한다. 여기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모든 것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애니메이션의 진지한 리듬과 활력이 발휘된다. ● 이렇게 대상의 움직임 자체, 즉 애니메이션 자체는 시각적인 혼란과 역동성, 속도, 긴장 등의 인상을 불러일으키며, 이는 생각의 전환, 새로운 사유의 완성으로 세상과 이어지는 지점과 통한다. 창조적인 운동감을 중심으로 삼아 빈 공간조차도 하나의 세계를 이루어내어 이를 통해 인간의 유한한 생명과 존재의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본 전시는 애니메이션이 담고 있는 유쾌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나의 예술적 혁명을 보여준다. 생명력을 가진 움직이는 가공의 영상 이미지는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예술임에 분명하며, 공간과 시간이 뒤바뀌는 미래의 시대에는 다름아닌 상상력이 미학의 한 영역임을 상기시킨다. 애니메이션의 살아있는 상상은 기술을 거쳐 현실로 진화하는 새로운 시대에 생산력이 되어 삶에 무한한 생명력을 더하고,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오는 값진 사유의 단초를 제공해줄 것이다. 이는 현실을 구부리고, 세상을 움직이는 힘으로써 애니메이션의 존재론적인 특성을 밝히고자 함에 있다. ■ 조희승
Vol.20111125h | Animate beings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