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1122_화요일_05:00pm
후원 /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형연구소
관람시간 / 10:30am~06:00pm / 목요일 휴관
서울대학교 우석홀 WOOSUK HALL 서울 관악구 신림동 산 56-1번지 서울대학교 종합교육연구단지(220동) 1층 Tel. +82.2.880.7480
93.1과 93.9 사이 그 어딘가 ● 두 작가는 라디오를 매일 놓치지 않고 듣거나 한 코너에 심취하여 사연을 보내는 종류의 사람들은 아니다. 길을 지나가다가, 차 안에서, 별다른 의식없이 듣는 채널들. 어쩌다 보니 신지원은 93.1을 즐겨듣게 되었다. 어쩌다 보니 잭키쿠는 93.9를 즐겨듣게 되었다. 어쩌다 신지원이 채널을 잘못 돌렸을 때 알고보면 93.9다. 그 사이 공백, 어쩌면 우연이라 말할 수 있는 인연. 어쩌면 필사적으로 짜맞춘 인연. ● 신지원은 특유의 은밀한 시니컬함으로 일상 속의 사소해 보일 수도 있는 경험의 조각들을 모아 무심하게 드러낸다. 매일 입는 옷자락의 보풀처럼 작가의 의식 어딘가 껄끄러운 사실들을 수집하여 놓는다든지, 이리저리 눈치를 살피며 관찰한 것들을 우리의 보편적 의식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것 그 어딘가, 언저리에 살짝 얹어놓기도 한다. ● 잭키 쿠는 특유의 소녀적 감성으로 싸구려스러운 물질을 통해 행복, 미래같은 비물질을 표현한다. 말은 그렇고, 단순하고 직접적으로, 아이러니 자체의 풍경. 현실과 허구성 그 사이의 풍경을 어찌됐든 발랄하게 표현하지만 공허한 공간, 여운 또한 삶이라고 이미 소녀가 아닌 소녀가 그렇게 중얼거린다. ● 두 작가는 삶의 사소하고 평범한 일들 속에서 작지만 우리가 아는 세상을 움직이는 에너지, 이면의 보이지 않는 것들을 찾아서 자신만의 방식대로 삶을 디스플레이한다. ● 신지원은 망설이며 쓰고 잭키 쿠는 웅얼거리며 심는다. 그리고 당신은 헷갈려 하며 다시 아무렇지 않은 듯 길을 걸을 것이다. ● 무엇과 무엇 그 사이 어딘가를. ● 장소의 의미는 계속 변화하고 즐거움을 강요하는 특정 세대의 감정은 불편한 기분을 만들어낸다. 연인과 데이트하던 곳, 커피를 마시기 좋은 곳이라는 건 사실 내가 만들어낸 편한 의미이다. 좋아하는 장소, 상황이 제어할 수 없는 요소에 의해 바뀌어버리는 순간, 플라뇌르flâneur가 되어 배회하게 되었다.
잡초는 어디서 온지 모를 잡스러운 풀이지만 흔히들 생명력이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잡초를 보면 왠지 짠한 기분이 드는 게 사실이다. 철지난 유행가 가사처럼 이름 모를 방랑자의 느낌, 익숙하면서도 어색하게 만들어진 풍경, 살아남기 위해 강한 잡초, 텅 빈 풍경,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지나갈 일들. ■ 잭키 쿠_신지원
Vol.20111125e | 93.1과 93.9 사이-신지원_잭키 쿠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