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otional landscape

감성적 풍경展   2011_1122 ▶ 2011_1127

초대일시 / 2011_1122_화요일_05:00pm

워크샵 / 2011_1022_토요일_11:00am~02:00pm_아트스페이스 펄

참여작가 / 김규형_신정룡_이우찬_정성태

기획 / 정지연

후원 / 대구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0:00am~07:00pm

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 77 2층 3전시실 Tel. +82.53.661.3081~2 www.bongsanart.org

사진의 위상을 미술의 한 부문 혹은 조그만 장르로 취급 하는 근시안적인 예술계에 1990년 중반이후, 현대 미술의 선두적인 역할을 해 온 사진의 힘을 빌려 사진 비엔날레도시라는 이미지를 제고해 보고자 한다. 요즘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사진의 이미지 재현에도 많은 질적 양적 소재 적 변화가 있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본래 사진의 기본 속성이라 함은 실재를 재현하는 것과 동시에 작가의 고유한 시각과 언어로 작품의 의미를 부여하고 찾아가는 것이다. 150년 전 기록의 매체로 발명되었던 사진. 그것이 예술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 그 본연의 의미와 그것을 찾기 위한 사진의 힘 이라는 기획의도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번 전시는 현재 대구 지역에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현대미술의 맥락 속에서 사진의 위상과 대구 지역 사진 계의 명맥을 이어갈 동력을 찾아가고자 하는 노정에서 기획 된 것이다. 『감성적 풍경』展에 참여하는 젊은 작가들은 꾸준한 작업을 하며 창작의욕을 불태우는 젊은 작가들- 김규형, 이우찬, 정성태, 신정룡으로 구성 되었다. 4명의 작가들은 지극히 일상적인 것들에서 소재를 찾고 그것에 대해 의미를 재해석하고 부여하는, 순수사진의 정체서 찾기에 중점을 둔 기획이다. 풍경, 그것도 일상 속에서 낯익은 풍경 에 대한 , 사진작가의 감성적 편린이 녹아 있는 풍경속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주변 풍경속에서 새로운 시각을 일깨워 본다. 일상을 이미지로 해석하는 사진 속 풍경과 만나 타인의 감성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져 보기를 바란다. ■ 정지연

김규형_푸른 정물 - 積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84×118.8cm_2009

감성적 경험을 지각하는 시선 ● 사진이 기록하는 이미지는 확실히 자신의 경험을 포착하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이다. 디지털 카메라의 발달로 이제 일상을 이미지로 채집하는 것은 누구나 경험하는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이처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풍경이나 그 어떤 장소나 시간이 갖는 특정한 사건을 수시로 담아가는 현대인에게 있어 사진의 의미는 무엇이고, 사진작가에게 있어서 그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사진이 포착한 이미지가 다른 실제적 경험을 통한 이미지의 기억과 그것을 그림으로 그린 것과 어떻게 다른가. 현대의 이미지홍수 속에서 사진예술의 효용성과 가치가 과연 무엇인지 우리 모두 다양한 시각에서 자문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어쩌면 이런 질문 자체가 이미 시대착오적이거나 진부한 물음일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인쇄술의 발달로 책이 넘치는 사회에도 책의 내용과 의미에 따라 가치가 달라져 왔고, 또 디지털북 시대에도 여전히 인쇄된 책과 디지털 텍스트가 함께 읽혀지거나 그 나름의 서로 다른 가치를 가지고 발전해 왔거나 갈 것이기 때문이다. 책이 그렇듯이 사진 역시 급격한 기술적인 발전이 있다 하더라도 이미지를 담는 주체의 시선이 인간이기에 사진을 통해 담겨지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은 피사체를 담는 인간의 몫일 것이다. 무엇보다 사진이 작품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나와 카메라 그리고 피사체의 관계에서 자신의 미감을 대상에 투영하는 미적이거나 기술적인 과정을 통해 '나'와 '피사체' 사이에서 발생하는 시·공간의 경험(기록)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 경험(기록)의 순간이 주는 밀도와 의미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사진을 빛으로 그린 그림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바로 이런 의미에서 정지연이 기획한 '감성적 풍경'은 네 명의 사진작가들이 일상의 풍경을 빛으로 그려놓은 그림일 것이다. 잔잔한 삶의 편린들에 그 자신의 감성을 투사시켜 놓은 '나' 혹은 '너'가 놓인 장소 혹은 시간의 풍경이야말로 감성적 경험을 지각하는 시선이 그린 그림일 것이기 때문이다. 일상적 풍경에 대한 각자의 경험은 개인의 정서가 투영되는 방식에 따라 자연의 아름다움이나 삶의 흔적이 스민 도시의 편린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포착된다. 그래서 '감성적 풍경'은 도시나 자연을 바라보는 작가적 시선, 즉 개인의 내적 감수성이 피사체와 만나는 순간, 하나의 경험이 되어 '감성적 풍경'으로 탄생한다. ● 이번 사진전이 주는 의미는 개인의 감성적 경험이 지각한 풍경을 따라 일상 속에서도 일상의 아름다움이 주는 의미를 포착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메마른 영혼에 봄 햇살과도 같은 한 줄이 빛으로 깊이 잠든 감성을 일깨우는 자리가 될 것이다.

김규형_푸른 정물 - 積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84×118.8cm_2011

김규형의 「두껍고 푸른 정물」에서 보여 지는 '감성적 풍경'은 그의 말처럼, '골목길 담벼락을 바람이 쓰다듬고 지나가듯 자연의 흐름과 세월의 흔적들이 쌓여서 만들어진 풍경' 같다. 그래서 그의 풍경에는 빛과 그늘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사물의 질감이 주는 무게와 깊이가 담겨있다. 풍경을 담는 그의 시선은 빛의 그림자가 깊게 드리우는 시간의 여운 속에서 켜켜이 쌓인 삶의 무게를 반추해 낸다. 그것은 해가 뜨고 지는 그리고 여름이 가고 또 가을이 오듯이 일상의 반복이 늘 같지만 다른, 세월의 두께만큼이나 깊게 드리운 빛과 그림자로 피고 지는 심연의 뜰이다. ● 카메라를 들고 산책길에서 만난 심연의 뜰과도 같은 흰 그림자의 방랑은 삶의 흔적이 투사된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시간에 대한 응시일 것이다. 그는 "나의 사진은 비늘이며, 그림자이며, 햇살이며, 버려진 혹은 잊어버린 기억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바닷물 속에서 보았던 푸른 정물이기도 하다. 지금은 비늘이 되어 버린 두껍고 푸른 정물." 이라고 한 것처럼, 확실히 김규형의 「두껍고 푸른 정물」은 집과 골목 그리고 이제는 저편으로 사라진 기억을 비추는 잔잔한 빛처럼, 아이들이 놀던 소란스런 흔적을 품고 빛과 그림자 사이를, 꿈과 현실 사이를 목마를 탄 아이처럼 흔들리듯 돌아가는 목련꽃 그림자 드리운 풍경 같다.

신정룡_한남동_디지털 프린트_50×60cm_2010
신정룡_아현 1동_디지털 프린트_50×60cm_2010

신정룡은 재개발로 점차 사라져 가는 애환이 담겨있는 「골목길」풍경에 대한 그리움을 담는다. 도시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골목길, 어린 시절 놀이 공간이기도 했던 골목길은 마음 깊숙이 자리한 마음의 고향이다. "달동네의 골목길 들은 뉴타운 정책과 재개발로 인해 당연한 듯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들의 기억 속에서도 점차 잊혀져가는 골목길 풍경을 담아보고 싶었다."고 하는 작가는 도시의 고층빌딩이나 넓게 뻗은 도로로 점점 사라져 가는 골목길에 대한 안타까운 시선이 자리한다. 그렇기에 이 작가가 보는 골목길은 오랜 세월 켜켜이 쌓인 삶의 흔적을 통해 시·공간적 깊이를 발견하는 풍경이 된다. ● 신정룡의 「골목길」에서 발견하는 작가적 시선은 삶의 흔적이 주는 골목길의 공간적 깊이에 대한 자기성찰일 것이다. 그는 일상에서 길들여지는 습관적인 태도를 벗어나 현재의 시간을 벗겨내고, 과거의 시간과 공간을 찾아 떠나는 여행자처럼 단순히 질서정연한 공간이나 형상이 주는 도시의 풍경보다, 인간의 숨결이 스며있는 무르익은 감성의 풍경을 끌어내고 있다. 따라서 「골목길」에 대한 그의 시선은 도시 속에서 점점 메말라가는 인간에 대한 탄식이 시간의 침묵을 깨트리고, 과거에 대한 향수가 마치 숲속 맑은 공기가 되어 깊은 호흡을 끌어내듯 애틋한 시각의 향기가 골목마다 흐른다.

이우찬_untitled1- 찰라1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20×24inch_1999
이우찬_untitled2- 찰라2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20×24inch_1999

이우찬의 「찰나」는 사진적인 효과가 강하게 부각되는 순간에 포착되어 마치 시간에 갇힌 듯, 흑백의 대비가 강한 풍경을 보여준다. 그는 찰나를 통해 '닫힌 시간 속의 풍경'을 채집하듯 시간을 수집하는 시선으로 도시의 풍경을 먼빛으로 응시한다. 이 같은 그의 풍경에는 한순간 포획된 시간처럼, 우연과 필연이라는 질곡 속에 놓인 고독한 자아가 있다. 그의 고독은 사진에 담긴 찰나의 시간처럼, 우연과 필연의 연속적인 흐름으로 빛과 어둠, 이곳과 저곳,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이중의 구조로 찰나의 시간 속에 깊게 새겨져 있다. ● 그는 찰나에 대해 "순간의 시간과 어제의 시간이 겹쳐진 채 내 앞으로 강처럼 흐르고 있다. 두 개의 시간이 겹쳐진 채 혹은 포개어진 채 또는 마주선 채로 또 흐르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그는 "영원일 것만 같던 찰나의 순간도 덧없는 인생의 한 부분이고, 찰나가 끝나는 순간에 영원한 찰나의 순간이 열리리라."는 언급에는 한 순간의 시·공간을 잘라내는 사진의 속성에 깊이 심취해 고독한 자아로 연결해 가고 있음을 본다. 이 순간과도 같은 부질없는 것을 잡기 위해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하는 작가는 미래의 문을 통해 과거로 가는 경계를 넘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것은 대상을 포착하는 찰나의 순간에 과거와 미래가 겹쳐지기 때문이다. 이우찬이 찰나를 통해 포착하는 풍경은 시간이 겹쳐지는 경계에 바로 자기 자신을 투영해 놓고 있다는 점이다. 이 작가는 도시의 풍경과 고독한 자아를 연결해 깊고 창백한 도시를 그려낸다. 이렇게 그의 사진은 내면의 깊이를 들여다보는 거울이 된다.

정성태_그림자110419162711_캔버스에 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50×50cm_2011
정성태_그림자110419162754_캔버스에 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50×50cm_2011

정성태의 「자기 찾기」는 '그림자'에서 출발한다. 그가 포착하는 그림자는 '낮 그림자'이다. 그것은 평면적이고 단일한 색을 가진 그림자가 단순히 환영이 아닌, 실재가 전제된 이미지라는 의미에서 그의 사진을 설명하는 의미 있는 표현이다. 그는 "빛으로부터 사유된 그림자는 실상과 허상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존재로부터 떨어져 나왔지만 존재가 환영이 아니라, 실체라는 사실을 입증해 준다."고 말한다. 이렇듯 그의 그림자는 존재, 즉 자아를 대상화한 실재가 전제된 이미지인 것이다. 그래서 그의 사진은 그림자가 시간을 따라 포착된 기록인 「sequence」로 이루어진다. 마치 영화에서 하나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끝나는 독립적인 구성단위처럼, 시간의 연속성을 통해 몇 개의 장면과 구체적인 시간으로 기록하는 사진을 보여준다. ● 이렇게 기록된 정성태의 「자기 찾기」는 페르소나(persona)인 그림자이다. 의사이자 정신심리학자인 융(Carl Gustav Jung)이 언급한 '무의식'의 그림자인 페르소나는 자아의 어두운 면이다. 정성태의 '그림자'는 '자아'를 시각적으로 객관화한 페르소나다. 그래서 그는 "나의 페르소나는 무의식의 심연에 자리 잡은 나 자신의 초상이며 덧없음의 자국"이 된다. 이처럼 정성태의 사진은 그림자를 통해 사진의 요소와 인간의 삶에 대한 덧없는 비유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사진은 빛이 없으면 사라지는 덧없는 그림자가 아니라, 그의 그림자는 객관적 대상화를 통해 자아와 화해하는 대상이 되고 있다. 그래서 자아인 즉 그림자인 것이다. 이처럼 그의 사진은 그림자에 자아를 투영해 시각적 관계를 관조하게 하는 이미지의 시학이다. ● 예술은 캄캄한 어둠을 뚫어내는 영혼의 빛이고, 바닷가에서 밀려오는 파도처럼 바람에 실려 잔잔하게 때로는 거칠게 몰아치는 생명의 다채로운 아우성이 아닐까. 이 다채로운 생명을 담은 감성적 풍경들이 깊은 사색을 끌어내 빛의 마술로 우리의 고단한 일상을 씻어낼 수 있기를 바래본다. ■ 김옥렬

감성적 풍경展 워크샵_아트 스페이스 펄 세미나실_2011
감성적 풍경展 워크샵_아트 스페이스 펄 세미나실_2011

work shop 감성적 풍경展 워크샵 일시 / 2011.10.22 (토) 11:00am-02:00pm 장소 / 아트 스페이스 펄 세미나실 전시 참가자 / 김규형_신정룡_이우찬_정성태 평론가, 큐레이터 / 김옥렬_정명주 기획 / 정지연 2011년 10월 22일 오전 11시, 토요일 아침부터 분주하게 서둘러 온 네 명의 작가들은 달콤한 주말의 유혹을 뿌리치고 오전부터 전시 워크샵을 위해 아트 스페이스 펄 세미나실로 모였다. 이들은 젊은 감성과 풍부한 시각을 가진 작가들로 꾸준한 작업을 하며 창작의욕을 불태우는 순수 사진작가들이다. 이날 진행된 워크샵은 김옥렬 평론가와 정명주 큐레이터의 참여로 작가들의 프레젠테이션 에 다양한 토론을 끌어내는 시간이 되었다. 이번 전시의 큰 주제인 감성적 풍경은 일상적 삶이 스민 도시의 풍경과 사진작가의 감성이 만나는 지점에 대한 사진 적 시각을 새롭게 발견해 가기 위한 시도 였다. 이를 위해 참여 작가와의 개별 인터뷰 그리고 워크숍을 통해 단순히 사진적 프레임에 갇힌 풍경이 아니라 도시의 풍경과 작가의 개별적 감성이 만나는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사진비엔날레가 이루어지는 대구의 사진 작가들이 보다 창의적인 전시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 정지연

Vol.20111124g | Emotional landscape 감성적 풍경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