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FICIAL LANDSCAPE

김종숙展 / KIMJONGSOOK / 金宗淑 / painting   2011_1130 ▶ 2011_1213

김종숙_ARTIFICIAL LANDSCAPE- Transparent Rose_캔버스에 혼합재료_ MADE WITH SWAROVSKI® ELEMENTS_90.9×116.8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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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1130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관훈갤러리 KWANHOON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5번지 본관 1,2,3층 Tel. +82.2.733.6469 www.kwanhoongallery.com

명멸(明滅)하는 유토피아 - 미혹(迷惑) 속에 깨달음을 얻다 ● 반짝이는 크리스털이 산수의 절경을 뒤덮었다. 돋을새김된 보석 알갱이들이 은은한 색빛의 너울을 출렁이는 광휘의 스펙터클이다. 화가 김종숙이 2005년 이래 꾸준히 천착해 온 「인공풍경」은 일차적으로 빛의 스펙터클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스와로브스키 엘리먼츠와 조선시대의 산수화를 접합시킨 매혹적인 표층이다. 그러나 그 유혹의 표면은 완결된 물신주의가 안으로 내파(內波)된 분리의 스펙터클이라기보다는, 시간을 횡단하고 이미지를 교차시켜 상(像)을 영사하는 연속적인 스크린에 가깝다. 스크린은 부단히 명멸함으로써 연속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무수히 상이한 텍스트를 중첩함으로써 하나의 서사를 이어나가는 빛의 매재(媒財)이다. 단절과 연속, 교차와 중첩을 통해 작동하는 스크린처럼 「인공풍경」은 미혹의 장막을 드리우고 그 안에 각성의 통로를 열어보인다.

김종숙_ARTIFICIAL LANDSCAPE- Transparent Mint_캔버스에 혼합재료_ MADE WITH SWAROVSKI® ELEMENTS_90.9×116.8cm_2011

주해와 비평 - 시간의 층위 ● 「인공풍경」의 시간은 뫼비우스 띠처럼 꼬여있다. 작가는 빛의 선묘화가가 되어 산수경물(山水景物)의 골격과 기운이 담긴 필선을 따라 한알한알 크리스털을 안착시켰다. 그러나 광점(光點)으로 수놓은 선은 점도 선도 평면도 아닌 공간으로 빛을 쏟아내니 결코 범상한 선이 아니다. 마치 기암괴석의 깊은 골에 굽이굽이 접혀있던 과거의 시간이 여기 이곳의 빛으로 펼쳐 나오는 듯하다. 정지한 과거의 시간이 빛의 속도로 돌진해오는 선묘라 할까. 그 빛의 선묘가 그려내는 것은 다름아닌 유토피아다. 사실, 빛이 아닌 그 무엇으로 유토피아를 그려낼 수 있겠는가. 유토피아는 역사의 그 어느 시점에서도 실현된 적이 없으며 언제나 미래형의 시제로만 존재해 왔다. 그것은 미완의 상태로 회귀하며 신화와 혁명 속에서 끊임없이 출몰한다. 작가 김종숙은 과거로부터 도래하는 미래의 유토피아를 복제와 서사의 구조로 풀어내되, 이를 매혹의 표면이라는 현재의 언어로 구사하는 고도의 책략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구속과 해방, 욕망과 법열을 교차시키는 그 책략의 목표는 이상향의 꿈 자체가 아니라 오히려 그 꿈으로부터 현실로 깨어나는 순간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꿈과 깨어남이 공존하는 「인공풍경」의 독특한 이중구조는 매혹의 대상에 가하는 주해와 비평에서 기인한다. 주해(Kommentar)와 비평(Kritik)은 발터 벤야민이 과거를 현재로 불러오는 구제비평(rettende Kritik)의 핵심적인 요소로 설명한 두 국면이다. 이 둘은 변증법적 인식의 양극처럼 서로에게 의존하고 동시에 서로를 지양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데, 주해가 전승된 텍스트의 근저에 놓인 역사적 사실내용을 드러내는 것이라면 비평은 그 텍스트에 구현된 철학적 진리내용을 밝히는 작업이다. 즉 전자가 텍스트의 과거 속으로 침잠하며 영원한 동일성을 꿈꾼다면, 후자는 화석화된 동일성의 신화를 깨고 현재의 진리를 찾고자 한다. 그러나 텍스트에 담긴 진리내용을 인식하지 않은 채로 그 텍스트에 주해를 달 수 없고 마찬가지로 역사적인 사실내용에 무지한 상태로 텍스트의 내재적 진리를 밝힐 수 없으므로, 전승된 텍스트의 현재적인 의미는 오직 주해와 비평이 하나로 수렴될 때 온전히 밝혀진다. 말하자면 주해와 비평은 과거를 복구하고 현재를 일깨우는 구제비평에서 역사적 인식과 현실의 자각을 성취하는 도구이자 그 과정인 셈이다. 작가 김종숙은 주해자이자 비평가로서 과거에 주석을 달면서 현재에 비평을 가한다. 「인공풍경」에 중첩된 시간의 두 층위는 주해의 대상이 되는 조선의 산수화와 비평적 각성을 일깨우는 유사보석의 집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주해와 비평은 각각의 영역을 넘어 상호침투적으로 서로를 구축한다. 인공적인 색채의 실크스크린으로 전사된 산수절경은 동일성의 신화를 파괴하며 현재로 도약하고, 용필(用筆)과 묵법(墨法)을 대신한 크리스털은 역사의 결을 따라 강약과 농담을 조절한다. 과거의 주해는 현재에 귀속되고 현재적인 비평은 과거로 수렴하여, 파괴하면서 복구하고 단절시키면서 이어나간다. 이로 인해 「인공풍경」의 번안과 전승은 낯설면서 낯이 익다. 우리의 집단적인 무의식에 자리잡은 낯익은 이상향이 상품물신의 아우라를 발산하며 파라독스의 스펙터클을 펼치니 낯설고 생소하다. 무릇 지나간 어떤 것이 지금 이 순간과 만날 때 그 지나간 과거는 섬광처럼 스치는 이미지로 떠오르게 마련이다. 지나간 것과 지금의 것이 함께 떠오르며 빛나는 순간을 벤야민은 '메시아적 시간의 파편들이 박혀있는 거대한 성좌(星座)'라 불렀다. 「인공풍경」의 금강산이나 도원(桃園)의 꿈이 거대한 성좌처럼 드러나는 것도 연대기적인 역사를 격파하며 광속(光速)으로 회귀하는 메시아적인 이상향의 본성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 성좌를 이루고 있는 수 만 개의 별들은 지속적인 결핍과 끝없는 갈망을 증명하는 화려한 물신(物神)이다. 우리는 꿈에서 디스토피아로 깨어난다. 낯익은 것은 물신이고 낯선 것은 이상향이었다. 「인공풍경」이 현재의 풍경인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

김종숙_ARTIFICIAL LANDSCAPE- Pink Variation_캔버스에 혼합재료_ MADE WITH SWAROVSKI® ELEMENTS_140×140cm_2011

빛과 응시 - 욕망의 층위 ● 「인공풍경」은 치밀하고 집요하게 욕망의 질서를 따른다. 대상의 빛이 화면을 관통하여 주체에게 발사되는 「인공풍경」은 매혹의 표면을 유지한 채로 화면을 교란시킨다. 표면(surface)을 보존하면서 화면(screen)을 해체하는 과정은 물리적인 차원과 심층의 차원에서 동시에 이루어진다. 실크스크린으로 전사되거나 선택적으로 드로잉된 산수절경은 회화의 물리적인 표면에서 그림이 드러날 수 있는 일차적인 바탕을 구성한다. 다음으로 그 위에 다시 한번 선택적으로 부착된 크리스털 알갱이들이 그림의 표면 위에 빛의 화면을 겹쳐놓는데 이 빛의 화면은 그림의 표면을 뚫고 나와 양각으로 솟아있다. 기존의 풍경화가 그림의 표면으로부터 안으로 들어가는 방식으로 안정된 화면을 제공했다면, 풍경의 이미지가 밖으로 돌출한 「인공풍경」은 빛의 진동으로 화면을 흔들면서 스크린을 교란시킨다. 그러나 물리적인 차원에서 지각되는 화면의 진동은 심층의 영역에서 작동하는 스크린의 탈안정화로 도입하는 서곡에 불과하다. 빛을 방사하는 「인공풍경」의 스크린은 주체를 사로잡아 그 안으로 뒤엉키게 한다. 그림이 주체를 사로잡고 유혹할 때, 그것은 물리적인 그림(tableau)이 아닌 다른 어떤 것으로 변한다. 그것은 이미 시각의 장이 아니라 욕망의 장에서 작동하기 때문이다. 황홀경의 주체는 공격 없이 점령하는 불공함락(不攻陷落)의 스크린에 함몰된다. 문득 주체의 허구적인 안정성을 해체하기 위해 일련의 작가들이 사용하였던 아브젝시옹의 전략이 떠오르는 것은 대상과 타자로부터 주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보호막-화면을 파괴하는 유사성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인공풍경」은 혐오 대신 매혹으로 주체를 탈안정화하니, 오히려 저항할 수 없는 은근한 힘으로 주체를 무장해체시키는 측면에서 보자면 혐오의 방식을 넘어서는 한 수 위의 전략이다. 시간의 층위가 뫼비우스 띠처럼 꼬여있는 「인공풍경」에서는 그 욕망의 국면도 미로처럼 얽혀 있다. 빛은 그것을 발산하는 대상이 주인이 되게 하고 그 빛에 비추인 주체를 대상의 자리에 위치시키는 응시(gaze)의 작인이자 원천이다. 빛을 발산하는 대상은 주체가 되어 나를 응시하지만, 동시에 대상은 그 빛에 의해 나의 눈 깊은 곳에 그림으로 새겨지는 대상이 된다. 주체와 대상은 결코 서로를 완전히 점령하지(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라캉은 주체의 시선과 대상의 응시 사이의 관계에서는 오직 미혹(lure)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의 지적대로 빛나지만 불투명하고 명증하지만 침투할 수 없는 '보석의 애매모호함'이야말로 빛의 공간에서 주체를 사로잡는 응시의 지점이 지닌 속성이니 말이다. 「인공풍경」은 통상 화면보다 훨씬 후방에 위치하던 이 응시의 지점을 화면 가까이 끌어와 문자 그대로 그 화면이 주체를 응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작가는 매혹의 스크린에 욕망의 단단한 매듭을 묶어놓았다. '크리스털 문라이트'나 '사파이어 새틴'처럼 매혹의 성분으로 조합된 인공보석들이 수만 개 욕망의 발원점이 되어 빛을 방사할 때 응시의 대상이 된 주체는 반대로 무엇을 응시하는가. 시뮬라크르의 오로라에서 욕망의 매듭으로 묶인 주체는 빛의 명멸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명멸을, 주체의 나타남과 사라짐을 끊임없이 반복하여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욕망과 기호의 순환계에서 명멸하는 '의미'를 포착하는 일은 대상의 영역이 아니라 주체의 권역이다.

조응(照應)의 지점 ● 무릇 가시적인 영역에 있는 모든 것은 욕망의 덫에 얽혀있다. 욕망의 접합과 탈구로 이루어진 무한한 연속체에서 응시의 발원점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는 주체의 몫이다. 상실된 낙원이 빛의 파노라마로 돌아온 「인공풍경」은 그 발원점을 역사의 보편사가 아니라 일종의 신화적인 원사(原史, Urgeschichte)에서 찾는다. 혹자는 존재한 적도 없는 유토피아를 그리워하는 것은 허망한 꿈이요 미망(迷妄)이라 일갈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거와 현재가, 대상과 주체가 모순을 끌어안은 채로 일체가 되어 있는 빛의 공간에서 꿈의 미혹만을 본다면 그는 그 빛의 진면목을 놓친 것이다. 현실계로 편입되지 못한 유토피아가 욕망의 스크린에서 명멸할 때 우리는 현재의 시간으로 깨어나 장차 실현되어야 할 미래의 모습을 그 욕망의 화면에서 찾을 것이다. 과거에서 점화된 미래의 형상을 볼 때 「인공풍경」은 깨달음의 풍경이 된다. ■ 정은영

1. Walter Benjamin, trans. John Osborne, The Origin of German Tragic Drama, London: NLB, 1977. 2. Walter Benjamin, trans. Howard Eiland and Michael Jennings, "On the Concept of History," Walter Benjamin: Selected Writings, Volume 4, Belknap Press of Harvard University, 2006. 3. Jacques Lacan, trans. Alan Sheridan, "The Line and Light," The Four Fundamental Concepts of Psychoanalysis, New York: W.W. Norton & Company, 1978. "In short, the point of gaze always participates in the ambiguity of the jewel." See p. 96. 4. '크리스털 문라이트'와 '사파이어 새틴' 등은 「인공풍경」에 사용된 재료로 스와로브스키 엘리먼츠(Swarovski Elements)에서 명명한 보석의 이름이다.

김종숙_ARTIFICIAL LANDSCAPE- Sapphired Sapphire_캔버스에 혼합재료_ MADE WITH SWAROVSKI® ELEMENTS_130×130cm_2011

김종숙, 점경(點景) 아래 구축된 두 시층(時層)의 세계1. 촘촘하게 크리스털(crystal)로 수놓아진 작가 김종숙의 「인공풍경」 연작(連作)은 구상성이 강하기에 쉽게 인식되는 경향을 띠지만 기실 그 내부엔 무의식적 수동(手動)에 따라 흐르는 비정형적인 피안(彼岸)의 세계가 집약(集約)되어있다. 그 집약은 행위적 측면에서 볼 때 마치 문인화의 정신적 본연(本然)이랄 수 있는 인본수양의 예(禮)와 절도의 예(藝)를 연상케 하며, 이는 자연스럽게 동시대미술에서의 '한국화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자문, 전통과 현대 사이에 놓인 해석의 분동(分銅)이 어떠한지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접할 때 우선적으로 우리네 감관(感官)은 시각이라는 촉수를 세우기 마련이며, 시각은 또 다른 감관(監觀)을 이끌어 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스와로브스키 엘리먼츠(SWAROVSKI ELEMENTS)라는 독특한 소재로 인해 김종숙의 작업들은 하나같이 영롱한 색과 빛을 내뿜고, 그로부터 비롯된 휘황함이 공간을 감싸는 양태를 내보인다. 이어 각각의 크리스털로 낙점(落點)된 점점(點占)의 선(線)은 후면에 드리워진 실경 안팎을 오가며 이곳엔 사유(思惟)의 여백(餘白)이 터를 잡는다. 또한 특유의 장인적인 작업 프로세스(process)는 더딘 완성을 예상케 할 만큼 언제나 남다른 공력을 요하지만 그렇게 해서 드러나는 간결하면서도 진중한 아우라(aura)는 작가만의 진득한 화법(畵法)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하는 나침반이 된다. 여기까지가 그의 작업을 처음 대하는 순간의 보편적 인상(印象)이자 김종숙 작업이 지닌 외적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집중력과 치밀함이 요구되는 그의 작업의 경우 고전작품에서 차용한 배경과 소재의 이질감이 되레 세련된 고귀성(高貴性)을 허용한다는 사실이다. 우선 앞서도 언급한 시각적인 화려함을 지닌 스와로브스키 엘리먼츠는 공판(孔版)으로 얹힌 「금강전도」나 「몽유도원도」에 흡수되어 희미하던 형상을 명징하게 나타내는 요소로 뒷받침되고, 형상은 다시 재료와 맞물리며 화제(畵題)를 확산시킨다. 이때 전통 산수에서 빌려온 외형은 크리스털로 인해 작가의 의중을 대리하는 기호로 치환되며, 그것은 형식적으론 지고(至高)의 효과를 지정함과 동시에 전통과 현대라는 혼성을 포괄하는 기표로 규정된다. 이를 옛 산수화의 필법과 비교하자면, 마치 운필(運筆)의 운용을 보는 냥 완급(緩急)·지속(遲速)·촉압(觸壓) 등이 고려된 전개와 맞닿는다. 특히 크리스털을 하나씩 밀착해 나가는 작업과정은 붓의 강약처럼 점으로 연결된 선(線)을 이끌어 하나의 드로잉을 완성하는 구조를 엿보게 하고, 크리스털을 하나의 점으로 간주할 때 그 변주(變奏)는 착시까지 불러오는 신비로운 점경(點景)을 낳는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점의 운용으로써, 이것은 화면의 대담함 속에서 본래의 상(像)을 잉태시키는 선이 되며, 좌우-상하, 밀착과 간극의 유속 아래 이뤄지는 낙점과 조선 화공들의 시선과 감정을 자신의 인공선(人工線: 작가는 이를 인공선(artificial line)이라 칭한다.)으로 중첩시키는 방식이 절묘하고 무쌍한 변화를 생성하는 원인이 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옛 작품의 풍미와 기조를 동시대 가장 화려한 상징물(보석류 등)을 통해 새로운 차원에서 가공하는 행위와 갈음되는 것으로 이해해도 무리가 없을 뿐만 아니라, 과거의 그림을 모방하거나 재현하는 것이 아닌, 전혀 다름을 갈구해온 작가 자신의 세계를 구현하는 그만의 스타일이자, 특정한 소재와 화제를 통해 이상적인 아페르토(aperto)를 완성하는 단초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여운은 궁극적으로 그의 작품을 보다 가치 있게 만드는 알고리즘(algorithm)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종숙_ARTIFICIAL LANDSCAPE- Erinited Emerald_캔버스에 혼합재료_ MADE WITH SWAROVSKI® ELEMENTS_130×130cm_2011

2. 적게는 수만 개에서부터 수십만 개의 크리스털과 보석들이 한껏 빛을 머금다 내뱉는 과정 아래 생성되는 영롱한 「인공풍경」 시리즈는 관람객들에게 재현된 대상이 갖는 의미에 대해 생각하도록 한다. 그렇지만 정작 작가는 현대미술에 있어 종종 화두가 되곤 하는 재현은 물론 자기 동일성이 없는 복제를 가리키는 시뮬라크르(simulacre)로써의 개념에는 별다른 흥미를 두고 있지 않다. 본질적으로 원본의 성격과는 관계없다는 점에서 이론적으로 혹은 논리적으로 합당하지 않는데다가 아무리 뛰어난 미사어구를 들이댄다 해도 원자화된 현대미술의 다양한 파편 중 하나로서만 가치를 지닐 뿐, 어떤 형식으로 구현(具現)되어지는 가에는 깊은 관심을 보이지 않음이다. 대신 작가는 누구나 인지할 만한 옛 산수화를 우리시대의 풍경화로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발현되는 지각(知覺)의 수용에 방점을 둔다. 또한 작디작은 크리스털을 이용, 찰나로 명멸하는 빛을 회화 속으로 끌어 들이고 이를 다시 분산시켜 이미 존재하고 있던 복고예술의 이미지를 새로운 현대적 이미지로 탈바꿈시키는 것, 나아가 감관(感官)을 통해 올라온 지각이 시각의 목도를 넘어 객체의 입장에서 체감되는 과정을 중시한다. 그런 관점에서 김종숙의 작품을 표피적인 것에 국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보편적으론 그것에 의식화되고 공고히 각인(刻印)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가 그린 작품들의 이면(裏面)을 보면 매우 조밀한 크기로 구축된 리얼리티(reality) 너머 화려함에 가려진 은폐된 이상(理想)을 가리키고 있으며, 외형에만 치우쳐 내형이 존재하지 않는 그림에 대한 숙고(熟考)와 모순적인 이접을 통한 한국화의 현대적 번안이라는 수사(修辭)가 배어 있다. 즉, 과거와 현재라는 두 개의 다른 시층을 하나의 화면에서 환영(illusion)적 시각언어로 드러냄으로써 그 연접으로 야기되는 시공간적 특성 자체를 거론하고, 동시에 질량을 달리하는 동시대미술의 조타를 생성하기 위한 초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실재와 가상, 과거와 현재, 순수와 물질자체라는 이원론이 부유하지만, 실재이면서 가상이고 가상이면서 실재라는 점에서 다차원 시간세계를 아우른다. 그건 적어도 공간을 지정하는 것은 아니다. 차라리 시간의 층위에 관한 개념이다."는 평론가 김복영의 해석은 유호하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김종숙의 그림들을 단번에 알 수 있을 만큼 뚜렷한 성격을 부여하는 근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김종숙의 근작들은 일정한 도식에 따라 정돈된 형태들 속에서 화면의 일부로 들어서 있는 집적된 점들과 만난 순수조형으로서의 가치(價値)가 작가 자신의 표현적인 가치보다 우세하지 않음을 말하고 있다. 그것을 대변하는 것이 다채로운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 작금의 작품들이다. 물론 때로 지나치게 장식적이다 싶은 부분이 없진 않지만 캔버스의 한 귀퉁이를 훑고 지나는 선과 면, 도상들 사이에 부유하는 시간의 지층을 따라가다 보면 사유의 흔적들과 조우할 수 있고, 그렇게 소재와 형상의 조화에서 비롯된 회화성은 형상 너머의 세계마저 궁금케 하는데 아쉬움이 없다. 어쨌든 오늘날 김종숙의 「인공풍경」 연작은 크리스털과 인내가 빚은 빛의 농담(濃淡)이자 그 결정체로부터 비롯된 시각적 울림이지만 어떤 의미에 있어 신구의 개별적 단락이요, 통합의 운율(韻律)이며 장인적 기질 아래 가치 있는 회화를 만들려는 낯선 조타의 분출(噴出)이라 해도 그르지 않다. 더불어 누군가의 말처럼 그의 작업은 전통에 있어서의 '실재적(實在的)가치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를 깊이 분석하면서 자신만의 표출방식에 무리 없는 재량을 둔 채 독창적인 세계로 나아가기 위함을 알리는 자발적 전명(傳命)이라 해도 틀린 해석은 아니다. 다만 하나의 모뉴먼트를 세우기 위한 복잡다단한 담금질에 있어 반드시 왜 이것이어야만 하는지에 대한 자문은 유효하다 할 수 있다. 때문에 가끔은 스스로 순간의 지연을 염두에 두는 것도 고려해봐야 할 문제임에 틀림없다. ■ 홍경한

김종숙_ARTIFICIAL LANDSCAPE- Hyacinth Ruby_캔버스에 혼합재료_ MADE WITH SWAROVSKI® ELEMENTS_130×130cm_2011

Between Enticement and Enlightenment: Shimmering Utopia in Artificial Landscape ● Thousands of crystals are shimmering on the peaks and valleys in traditional landscape painting sansu-hwa (山水畵; painting of mountain and river) of eighteenth-century Chosŏn Dynasty to create a spectacle of luminosity. Artificial Landscape, a series of paintings Jongsook Kim has explored since 2005, is a panorama of illuminated landscape. The surface encrusted with SWAROVSKI ELEMENTS first strikes the viewer as dazzling spectacle, but as it unfolds in time, it is more a iridescent screen than a reified surface - a reflective screen on which projected pictures are animated due to successive overlaps of still images in a fraction of a second. Ruptured yet continuous, lapsed yet generative, Artificial Landscape operates as a alluring screen which awakens the enchanted.

Commentary and Critique - Layers of Time ● Time in Artificial Landscape is warped like a Mobius strip, beginning and ending at the same moment in time. The energy-filled brush strokes of sansu-hwa are embossed with crystals in radiant bas-relief. Yet crystalline dots do not remain in points, lines, or even on the planes, but radiate into the space-time of here and now. High cliffs and deep valleys, strange rocks and bizarre stones fluctuate in light, the long-lost past returning in the speed of light. It is a utopia that the brushwork of light re-calls. Indeed, what other medium than passing light could be used to represent the utopia? Always in the future tense, the utopia has never been realized in the history of mankind; permanently incomplete, it returns to haunt our dreams and myths. Kim unravels the time of utopia entangled in our memory by means of re-telling and re-calling, while strategically narrating it in the language of enticement and seduction. The objective of this mesmerizing scheme, however, does not lie in the dream of the lost paradise but the moment of awaking to the present. The exquisite coexistence of dream and awakening drives from the dual structure of commentary and critique immanent in the work. Commentary (Kommentar) and critique (Kritik) are the two major components of what Walter Benjamin called 'redemptive criticism (rettende Kritik).' Constituting and sublating each other in a dialectical way, commentary reveals the material facts underlying the work of the past whereas critique explores its truth content. The one aspires to ascertain the eternal identity of the text while the other attempts to bring forth its present truth. But since the critique of truth should be founded upon the material content and, likewise, the commentary on historical facts is only possible with the awareness of the present meaning, the two should be converged in redemptive criticism. As such, commentary and critique constitute for the critic the very methodological process in which the knowledge of historical meaning and the critical consciousness of present reality converge to redeem the true meaning of the text from the past. In Artificial Landscape Kim makes commentary on the past as she critiques the present. The two layers of time in the series consist of the re-production of landscape painting from the remote past and the obsessed accumulation of jewels from present consumer culture. But the temporal levels converge in the fleeting moment of unique critical awareness; the mountains and rivers leap to the present breaking the myth of eternal identity whereas thousands of crystals trace strokes brushing the history against the grain. The past is subordinate to the present which, in turn, is conditioned by the past. The transcription and succession in Artificial Landscape are at once familiar and strange. The utopia deeply embedded in our collective unconsciousness casts the auratic light of fetishistic commodity, transforming itself into a paradise of paradox. The fleeting moment of truth about the dream and reality seems to be grasped in what Benjamin called 'the constellation' - the 'time of the now' which is shot through with chips of Messianic time. It is no accident that Artificial Landscape appears in a shimmering constellation in which the utopia returns in the fleeting moment of truth. Yet the stars of constellation are made up of the very materials that attest to the perpetual lack and insatiable desire; all of a sudden the unfamiliar paradise turns into the very familiar face of desire. Artificial Landscape is, after all, the landscape of the present.

Light and Gaze - Layers of Desire ● Artificial Landscape strictly follows the order of desire. The light of the picture penetrates the screen to illuminate the viewer. The surface is preserved only to penetrate the screen; the preservation and penetration occur on physical and psychological levels. Images of mountains and rivers selectively silkscreened or drawn from sansu-hwa provide the ground to which Swarovski crystals are affixed to form the encrusted surface of the landscape. The physical surface of the painting both preserves and penetrates the transferred images; the psychological screen of the image is quiescently contained in luminosity yet constantly fluctuates in pulsating light. As the subject is captivated by the image, the picture does not operate in the field of optics but of desire. The pulsating screen totally absorbs the viewer in an ecstatic loss of the self to destabilize boundaries between subject and object. The interest in destabilizing the fictive identity of subject is reminiscent of the project by a group of artists who used the strategy of abjection to de-differentiate between the object and the subject. Unlike abjection, however, Artificial Landscape sustains the screen-surface of lure and seduction which conquers the subject with invasion. The field of desire in Artificial Landscape is warped like its sphere of time. It is the light - the agent and source of gaze - which constantly reverses the position of subject and object; light makes the viewer become the object of the picture's gaze, while it simultaneously enables the viewer to register the picture as the object of his or her desire. Never reaching or satisfying the desire of each other, the subject and the object are permanently entangled in the lure. Transparent and opaque, near yet far, the "ambiguity of the jewel" is the property of gaze which captivates the eye in the field of light. Artificial Landscape makes the point of gaze closer to the screen so that the picture can gaze the viewer as the object. Desire ties the viewer and the picture into a tight knot. Artificial gems such as 'Crystal Moonlight' or 'Sapphire Satin' radiate in a simulacral aurora wherein the viewer sees his or her own appearing and disappearing in the constant glimmer of desire. But it belongs to the jurisdiction of the subject, not the authority of the object, to locate the 'meaning' in the perpetual circulation of desire and sign.

The Point of Resonance ● All is entrapped by desire in the visible world, and it is the role of the subject to locate the origin of gaze and meaning in the infinite series of desire. Returning as the panorama of light, the utopia in Artificial Landscape suggests to find its origin not in a certain genesis of the linear history but in a mythic Urgeschichte which should be re-called and re-turn. Some may say that such aspiration to a utopia which never existed is a mere illusion. But if we merely see a vain dream in the field of light where the past dream and the present urge converge as one in a fleeting moment, we would miss the real merit of illumination. The eternal charm of a utopia lies in its demand to be realized in reality. Only when we see the image of the future sparked by the past becomes Artificial Landscape the constellation of here and now, in which each particular present reaches out a redemptive hand to each particular past. It consists of particles of hope. ■ Eun Young Jung

1. Walter Benjamin, trans. John Osborne, The Origin of German Tragic Drama, London: NLB, 1977. 2. Walter Benjamin, trans. Howard Eiland and Michael Jennings, "On the Concept of History," Walter 3. Jacques Lacan, trans. Alan Sheridan, "The Line and Light," The Four Fundamental Concepts of Psychoanalysis, New York: W.W. Norto & Company, 1978. "In short, the point of gaze always participates in the ambiguity of the jewel." See p. 96. 4. 'Crystal Moonlight' and 'Sapphire Satin' are names of crystals of Swarovski Elements Kim used in Artificial Landscape.

김종숙_ARTIFICIAL LANDSCAPE- Geometric Purple_캔버스에 혼합재료_ MADE WITH SWAROVSKI® ELEMENTS_70×70cm_2011

Kim Jong-sook, The Two Tiers of Time under Dot Landscape1. Artist Kim Jong-sook's series Artificial Landscape, embroidered with crystal, features clear forms, and is thus easily perceived, but with an atypical integrated world flowing inside. This integration recalls the value of cultivation and discipline of literati painting, asking "What is Korean painting in contemporary art?" and, "What's the standard of interpreting Korean painting between the traditional and modern?" However, her work first stimulates our sense of sight, which derives another appreciation. Each work by Kim radiates brilliant color and light through SWAROVSKI ELEMENTS, the brilliance of which fills the space. Lines made with crystal dots show a real view, leaving blank space for contemplation. The work of distinctive craftsmanship demanded extraordinary labor, and her painting presents a terse, serious aura. This is the common impression and external feature of Kim's work. Interestingly, difference between the background appropriated from a classical work, and subject matter, reinforces refinement and nobility in her work, demanding concentration and elaborateness. The element represented by her SWAROVSKI ELEMENTS brilliant light is absorbed into Geumgang jeondo (General View of Mt. Geumgang) and Mongyu dowondo (Dream Journey to the Peach Blossom Land) represented in stencil enabling vague form to appear clear. The form in collaboration with material expands its pictorial theme. The appearance of her work, appropriated from traditional landscape, becomes a symbol representing her intention, provoking a sublime effect in a mixture of traditional and modern. Comparing her use of crystal to the brush technique in ancient landscape painting, it features slowness and fastness, touch and pressure. Her use of crystal produces brush stroke-like lines creating a mystic landscape featuring crystal dots. The dots turn to lines forming an audacious image. A Joseon painter's gaze and emotion are represented in her exquisite overlap and variations of dots and artificial lines, according to the artist. Kim's practice is an act of processing old flavor and taste by using a luxurious material (like jewelry) in a new dimension. This practice is neither an imitation nor reproduction of old paintings. Kim presents her own style to embody her own world, attaining an ideal world through subject matter and theme. This process can be said as the algorithm that makes her work more valuable ultimately.

2. The brilliant Artificial Landscape series resulted from a myriad of crystals radiating light is thought-provoking on the meaning of reproduced objects. However, the artist is not interested in representation or simulacra - representation of an image without the substance or qualities of the original. She also shows no concern for how the original is reproduced. Instead, the artist underlines how ancient paintings are perceived and reinterpreted as the works with a contemporary feel. She also puts importance on transforming traditional images into modern ones, by using crystallized light in painting, and on the process of perception beyond sight. We are usually conditioned by the superficial, but Kim's work hints at an ideal behind reality. Her work presents a modern translation of traditional Korean painting through consideration of painting without inner form and a contradictory combination of the two elements, past and present. Kim combines the two tiers of time, past and present in illusory visual language, thereby alluding to the features of space and time, and interpreting this as a basis for contemporary art. According to art critic Kim Bok-young "Kim's work is dichotomous between reality and imagination, past and present, purity and matter, but encompasses the world of multi-layered time as her work is reality and imagination, imagination and reality simultaneously. Her work is not designating space but alludes to temporal layers." This statement is an apparent clarification of Kim's work. Kim's recent work shows the value of her images as pure form is less significant than the value of her work as expression. Her recent work shows this aspect in diverse changes. This work appears too decorative, but we can see some traces of contemplation in the tiers of time floating between line and image. Her work's pictorial quality, of harmony between subject matter and form, is enough to stimulate our curiosity about a world beyond form. Kim's Artificial Landscape series is the light and shade of light and visual resonance from crystal. It is also a harmony between old and new, a combination of rhythms, and outgrowth of craftsmanship. As someone stated, her work is a profound analysis of how to accept substantial value in tradition, and personal progress into an ingenious world. However, why must Kim depend on strenuous labor and a complex practice to set up her monument? So, it is obvious she at times needs to consider a temporary repose for further progress in the future. ■ Hong Kyoung-han

Vol.20111123l | 김종숙展 / KIMJONGSOOK / 金宗淑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