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작품은 모노크롬회화에서 출발한다. 모노크롬회화가 추상화에 속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본인의 화면은 일정한 방향을 유도하는 점과 획으로 구성되어 단색조의 형상성을 보여준다. 이는 추상화에 형상성을 첨가하는 것이 아니라 색의 형태를 집중과 퍼짐으로 읽어내는 유기적인 방식이다. 이 유기성은 서구의 점과 동양의 획이 상호간 모노크롬화면에서 소통하면서 추상화란 무엇인가를 되묻는다. 서구에서 점이 문장의 종식이자 부호라는 기능에서 이탈하여 추상화의 탄생을 가능하게 했다면, 동양에서의 일획론은 화론에 자리한 것으로 동양화의 기본적인 요소로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점과 획이 화면에서 겹겹이 쌓여 회화란 무엇인가라는 원천적인 질문을 움직임으로 이끈다. 색의 형태는 미술에서 추상 그자체로서 일점과 일획을 반복하면서 움직이는 생명력을 획득한다.

허진권_Untitled_혼합재료_140×137cm_2011

허진권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40×137cm_2011

허진권_Untitled1, 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91cm_2011

허진권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0×30cm, 가변설치_2011

허진권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20×220cm_2011

허진권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20×280cm_2011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작품들 중 두드러진 특징은 세례받는 비너스, 세례받는 모나리자 등으로 일견 한 화면안에서 서로 대칭되는 도형들이다. 그러나 점과 획을 자세히 분석하면 어떠한 방법으로도 합동이 되지안는 구조를 보이고있다는 점이다. 이는 창조와 진화, 신성과 인성, 실상과 허상, 영혼과 육체 등 인간과 우주의 근원에대한 사유가 아닐까. ■

Vol.20111120k | 허진권展 / HURJINKWON / 許鎭權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