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홍직展 / SHINHONGJIK / 申洪直 / painting   2011_1116 ▶ 2011_1121

신홍직_크롬로프의 봄_캔버스에 유채_61.5×116cm

초대일시 / 2011_1116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제3전시실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격정적인 터치와 순색의 절묘한 조화 ● 유채화, 즉 오일물감을 사용하는 그림은 특유의 색감 및 질감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진득한 색채이미지에서는 농염하고 중후하며 깊이가 느껴진다. 어쩌면 인상파 시절의 그림들은 유채가 가지고 있는 색채의 아름다움, 그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고흐의 작품을 보면 지금도 반짝이는 보석처럼 맑고 선명한 유채의 아름다움에 찬탄을 금할 수 없다. 순색의 조합을 통해 인상파 그림처럼 유채화의 아름다움을 극명히 보여준 예가 일찍이 있었던가?

신홍직_크롬로프의사람들_캔버스에 유채_61.5×116cm

신홍직의 최근 작업은 인상파가 구현했던 순색의 아름다움을 재현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만큼 순색의 아름다움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최근 작업은 마치 순색의 물감에 홀린 듯 어느 작품이나 빛나는 보석처럼 현란한 원색일색이다. 다채로운 색상의 조합이어서 짐짓 화려하지만 왠지 결코 난하지 않다. 다만 유채 물감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거듭 일깨워줄 따름이다. ● 이렇듯이 순색을 사용하는 그의 그림은 생동하는 기운을 발산한다. 생동하는 기운이란 생명의 빛과 파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기에 현란한 원색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강렬한 시각적인 자극은 감정의 비등을 유인한다. 물감의 순색은 그처럼 강한 생명의 에너지를 내포한다. 그의 작품에서 발산하는 생동감은 단지 순색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다채로운 색채들이 상충하지 않고 조화를 이룸으로써 시선을 자극하고 환희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신홍직_조춘_캔버스에 유채_72×116cm

생명의 빛이 발산하는 파동은 이렇듯이 강렬한 원색적인 색채이미지에 의해 일깨워진다. 그의 그림이 발산하는 생동감은 발랄하면서도 경쾌하며 맑다. 색채는 밝고 맑은 빛에 의해 그 진가를 발휘하기 마련이다. 순색의 그림은 밝은 빛을 받았을 때 더욱 강렬한 기운을 뿜어낸다. 미적 감수성은 시각적인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까닭이다. 특히 색채에 의한 시각적인 자극은 곧바로 감정의 반응으로 나타난다. ● 순색의 물감을 사용하는 그림이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인위적인 물감은 자연의 색깔보다도 선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가 순색의 물감을 거침없이 사용하는 것도 선도 높은 색채이미지를 통해 그 자신의 표현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자 하는 욕구에 기인한다. 그 표현감정은 높은 회화적인 이상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 자신이 꿈꾸는 회화적인 아름다움을 보다 적극적이고 솔직하게 표현하는데 원색적인 색채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신홍직_노란벽_캔버스에 유채_72×91cm

실제로 그의 작품에는 무언가 억제되어 있던 잠재적인 욕망을 해소시키는 미적인 쾌감이 자리하고 있다. 다시 말해 억제된 감정의 후련한 배출을 유도한다. 이러한 느낌은 순색이야말로 직설적인 감정표현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선도 높은 물감 그 자체에서 발산하는 에너지는 감정의 고양을 부추긴다. 감정의 고양이야말로 그림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최상의 선물이 아닐까. 단지 보고 있는 것만으로 즐겁고 에너지가 샘솟고 행복해지는 그런 감정의 상승을 유도하는 까닭이다. ● 더구나 그 원색들은 요동치듯 강렬한 동적인 이미지를 지닌다. 마치 폭풍이 몰아치듯 거침없이 내닫는 붓과 속도감을 수반한 나이프 터치가 한데 어우러져 현란한 시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순색과 숨 가쁘게 전개되는 속도감 넘치는 붓의 제스처가 한데 어우러져 강렬한 시각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는 것이다. 그림과 마주하는 순간 현란한 색채 및 역동적인 붓의 제스처가 만들어내는 기운이 그대로 전해져오는 듯싶은 시각적인 압박감에 사로잡힌다. 그만큼 강렬한 시각적인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 선이 요동치고 원색적인 색채가 그에 화답하는 형태로 전개되는 그의 최근 작업은 열정의 산물이다.

신홍직_꽃가게_캔버스에 유채_44×84cm

속도감이 실린 필치는 오랜 기간 단련된 치밀한 형태묘사를 통해 나오는 것이다. 치밀한 형태묘사 및 정확한 비례감각을 터득하지 않고서는 속도감이 실린 필치를 구사할 수 없다. 견고한 형태미를 보여주는 인물화는 그의 능숙한 소묘 솜씨를 뒷받침한다. 정확한 비례를 기반으로 하는 인물화는 능숙한 인체소묘에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그렇다. 이렇듯이 인체소묘를 통해 단련된 형태묘사력이 속도감과 만났을 때 그 능력은 배가된다. 그의 작업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한달음에 끝낸 듯싶으리만치 일관된 속도감을 유지하는 터치는 오로지 숙련된 조형감각의 소산일 따름이다. ● 속도감 넘치는 필치는 이전의 작업 연장선상에 있다. 이전에도 격정적으로 반응하는 필치를 구사해왔었다. 다만 최근 작업에서는 그 필치가 한층 발랄하고 경쾌하게 그리고 속도감 넘치게 느껴지는 것은 원색과의 만남과 무관하지 않다. 뿐만 아니라, 붓보다는 나이프를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하는데도 연유한다.

신홍직_동진강변의 오후_캔버스에 유채_73×145cm

이렇듯이 원색과 나이프의 표현에 매력을 느끼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렇다. 화가의 작업이 변화하는 과정에는 반드시 어떤 동기가 있게 마련인데, 그의 경우에는 유럽 여행이 결정적인 동기가 됐다. 풍광이 전혀 다른 유럽의 고풍스러운 고도와 그 곳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에서 낙천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도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옛 건축물은 물론이려니와 일반 거주용 아파트에서 직선과 평면적인 구조가 지닌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 그처럼 색다른 풍광을 표현하는 데는 강렬한 원색과 함께 나이프가 보다 효과적임을 깨닫게 되었다. 나이프를 사용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튜브에서 나오는 물감 그 자체, 즉 순색을 쓰게 되었고 낭만적인 이국정서를 표현하는 데는 원색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원색적인 이미지는 고색으로 점철하는 유럽의 고도와는 사뭇 다르지만 회화적인 표현이라는 점에서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실제로 그의 그림을 보면 눈으로 보는 유럽의 이미지와는 엄연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낭만적인 유럽의 이미지에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신홍직_융프라우 오흐_캔버스에 유채_91×116.7cm

그의 최근 작업은 화가로서 뿐만 아니라, 한 자연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새로운 경이로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세상에 대한 긍정의 시각이 그처럼 화려한 원색과 명쾌하고 경쾌한 터치를 수반하게 된 것이 아닐까. 순색의 두터운 질감은 내면세계에서 우러나오는 환희의 감정을 여과 없이 온전히 드러낸다. 특히 거칠고 투박하면서도 힘차고 명료한 나이프 터치는 다름 아닌 생명의 아름다움에 대한 직설적인 표현이다. 애매하거나 모호한 이미지가 존재하지 않는 그의 작품은 그만큼 시각적인 호소력이 강하다. 그의 그림에서 삶의 에너지를 감지, 감득하게 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 신항섭

Vol.20111117g | 신홍직展 / SHINHONGJIK / 申洪直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