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1110_목요일_06:00pm
지원 / UNSANGDONG architects cooperation_auditorium 후원 / Art Council Korea_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관람시간 / 11:00am~07:3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정미소 GALLERY JUNGMISO 서울 종로구 동숭동 199-17번지 객석빌딩 2층 Tel. +82.2.743.5378
단일 사물과 공간의 관계에서 파생되는 의미를 넘어 사물과 사물, 사물과 자신의 관계를 메우고 있는 특정 장소의 세부적인 상황마저 자신이 작업에 개입시키는 그의 고민은 『The White Field』에서 더욱 구체화되어 드러나게 된다. 스포츠에서 경기를 할 때 사람들은 경기를 위해 특정 규칙을 만들어 내는데, 이때 텅 빈 공간에 선을 그음으로써 공공적으로 합의된 영역을 설정한다. 이때 경기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은 이 영역의 경계 밖으로 벗어나 사고할 수 없으며, 그 틀 안에서 서로간의 약속들을 채우고 만들어나간다. 작업의 출발선상에 서 있는 이러한 경기규칙은 넓은 의미에서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규정짓고 또 그 안에서 새로운 사회적 법률들을 만들어가는 삶의 측면을 드러낸다. 하지만 이원호가 궁극적으로 『The White Field』에서 흰색 라인을 순차적으로 제거해 가면서 드러내고 싶은 지점은 규정되어 있는 상황들을 덮고 지워냄으로 전혀 다른 차원의 공간과 상황을 제시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테니스 코트의 화이트 필드 경계에서 채취한 가루로 테니스 코트의 면적 비율과 동일한 형태의 영역을 만들어낸다. 그리하여 기존에 특정 목적과 기능을 수행했던 흰색 라인의 역할은 사라지고 그것을 구성하는 상황자체가 드러나게 된다. 이때 관객은 눈에 보이지 않는 특정 규율이 사라졌음을 인식하고 더 나아가 특정 경계가 사라졌기에 느낄 수 있는 불편함과 편안함을 동시에 유발시키는 예술적 정황 속에서 유희적 체험을 경험한다. 『The White Field』시리즈인 탁구대를 이용한 작업에서도 위와 동일한 경험과 해석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테니스 코트의 화이트 필드와 같이 탁구대에도 존재하는 흰색라인을 통해 새로운 규칙의 틀을 다시 재 조합시키는 이원호가 두 작업을 통해서 드러내는 점은 스포츠에서의 야기될 수 있는 이데올로기적 비판적인 접근도 아니며, 또한 스포츠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규율을 단순히 무질서한 상황으로 연출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는 하얀색 가루를 채취하여 또 다른 의미와 형태를 지닌 화이트 필드를 제작해 내는 과정의 행위에서 세상에 정형화, 법규화 되어 있는 다양한 상황들을 되돌아 보게 하며, 이를 위해 그는 꾸준하고 진득하게 예술의 유희적 코드를 상정하여 틀에 얽매여 있지 않은 상황을 이끌어 낸다. ■ 이은주
About the 「wall」 of 「The White Field」 ● 이번에 정미소 공간에서 진행시켰던 「Wall」은 이원호가 그간 진행시켰던 「White field」와 「Time exposure」에서 보여져 왔던 시간과 장소의 개념을 유희적으로 풀어내는 사고의 과정들을 중첩적으로 완성하였다. ● 기존의 「The White field」시리즈는 테니스장, 축구장, 농구장 등의 하얀색 선을 통해 생성된 규칙을 가지고 있는 스포츠 게임의 규칙을 지워내는 행위에서부터 출발한다. 이는 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이데올로기적 비판도 아니고, 또한 기본적인 규칙을 뒤엎는 행위도 아니다. 그가 경기장 바닥에 있는 하얀색의 선을 지워내고, 그 가루들을 모아 내어 새로운 화이트 필드를 생산해 내는데, 여기에는 기존에 거대한 규칙과 규율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는 상황이 내재되어있다. 자신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사소한 사물 하나라도 낯설게 보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예술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풀어내가는 그의 작업방식, 즉 하나의 사물을 낯설게 보게 하는 그의 작업의 테제가 화이트 필드에서도 더욱 구체적으로 실행되어 왔다.
공간적 개념의 규칙과 규율을 지워내고 새롭게 생성한 과정을 보여주는 작업이 화이트 필드라면 「Time exposure」는 공간이 가지고 있는 그 만의 색을 드러내기도 하면서 그 공간이 가지고 있는 시간의 축척과 흐름을 고스란히 드러내는데 집중한다. ● 본 작업이 처음 행해진 곳은 슈튜트가르트의 쿤스트페어라인이며, 이때 그 공간이 원래 가지고 있는 벽지를 전부 떼어내었다. 그 벽지를 떼어낸 벽에 다시금 전시공간의 기능을 최적화시키기 위해 화이트 벽을 제작한다. 이렇게 새롭게 단장한 전시공간의 벽을 제작한 이후, 이원호는 자신의 작품의 본격적인 설치를 시작한다. 벽 공사이전에 기존에 그 공간이 지니고 있는 벽지를 채취한 재료로 그는 전시장벽을 채워나가기 시작한다. 이 순간부터 전시장벽에 설치되는 기존의 벽지들은 그 공간이 과거에 가지고 있던 공간의 흔적과 시간의 축척들을 담아내기 위한 기능이 수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과거의 것을 채취하고 새로운 벽에 다시금 설치했던 「Time expoure」의 맥락이 정미소 공간에서는 더욱 확장된 개념으로 진행, 설치되었다. 그가 이번에 정미소에서 제시한 상황은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시간과 공간의 개념으로 그간 진행시켰던 사고가 집중적으로 조명되었다고 할 수 있다. 기존에 정미소라는 벽을 통해 이 공간이 가지고 있는 흔적과 기능, 목적을 비롯해 다양한 공간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기능적 해석들을 모두 제거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때 기존의 벽을 이루고 있는 화이트보드가 떼어지면서 그의 개념이 차츰 구체적으로 수행되기 시작했다. 나무와 석고보드로 구성된 정미소의 기존의 벽을 다 제거함으로 정미소의 과거의 기능적 담론과 시간의 충첩성과 과거의 흔적을 테니스장에서의 하얀색 선을 채취하듯이 제거해 나갔다. ● 기존의 벽이 다 제거되고 난 후, 정미소의 벽의 속 구조가 들여다보이기 시작했으며, 이때부터 그는 새로운 구조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한다. 이는 새로운 벽을 세우기 위해 나무와 석고보드라는 재료를 구하게 되면서 그는 그만의 새로운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준비단계를 거친다. 이러한 준비단계 이후, 새로운 벽을 구축하기 시작하는데 이는 기존 정미소의 벽을 이루고 있던 똑같은 재료와 소재로 시작된다. 이를 통해 정미소 전시장벽은 새롭게 꾸며지고 이와 더불어 새롭게 구축된 이 벽은 정미소 전시장의 새로운 의미를 구축하기 위한 장치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 이렇게 새롭게 구축된 벽은 작품을 걸기 위한 전시장의 최적화된 상황이 연출되고, 이러한 과정이 이후 이원호는 정미소 기존의 벽에서 채취한 나무 석고 보드 벽을 자르고 갈아서 설치한다. 따라서 시간과 공간의 흔적이 새로운 벽에 설치됨으로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부딪히고, 과거의 기억과 흔적이 현재의 전시장 공간의 개념과 중첩, 상충되어 그 의미를 발현하고 있다. ■ 이은주
The 「Wall」 exhibition at Gallery Jungmiso is an amalgamation of multiple layers of entertaining thoughts on the notion of time and place as expressed in 「The White Field」 and 「Time Exposure」 series. 「The White Field」 series start with the action of removing rules of sports defined by the white lines in spaces such as tennis courts, soccer fields and basketball courts. This act is not meant to cast ideological criticism on sports nor an act to disrespect the basic rules of the game. Rather, the artist intended to remove the white lines on the floor, gather the white power from the removed lines, and ultimately create a new white field. The entire process makes us reflect on the rules and regulations that we have taken for granted. The artist urges us to take a look at familiar objects around us from a new perspective. In other words, the underlying theme of his artistic endeavors is to apply a lens of unfamiliarity on each object in our surroundings. This theme is concretely expressed in 「The White Field」. ● While 「The White Field」 illustrated the process of eliminating rules and regulations about the space and creating a new space, 「Time Exposure」 reveals the original color of the space as well as the traces of the past accumulated in the space. This project was first carried out at Kunstverein in Stuttgart, Germany. ● There, the artist removed all the original wall paper and created a white wall as an optimal exhibition space. After the new wall was completed, the artist began his installations by using the wall paper materials that he obtained from the old wall. From this moment on, the old wall paper became representative of the traces and memories of the space and time. ● The idea of gathering materials from the past and displaying them on the new wall was extended in the space of Gallery Jungmiso as part of 「Time Exposure」 series. As mentioned in the above, the situation that the artist created at Gallery Jungmiso is a clear representation of his thought process on the notion of time and space. First, he started out by eliminating the utilitarian interpretations of the space in terms of its traces, functions, and purposes. Specifically, the construction materials used for the wall were brought down to put the artist's thoughts into specific action. By removing the wood and drywall panels from the old wall, the artist eliminated the layers of time, functional discourse of the gallery space, and traces of the past much in the same way as the traces of the past were removed from the tennis court by erasing the white lines. After the existing wall panels were removed, the inner structure of the gallery wall was exposed. From this point on, the artist started to build a new structure. He prepared wood and drywall to put up a new wall for his unique space. After the preparation, he took steps to build a new wall using the same materials as before. This way, the exhibition wall of Gallery Jungmiso was newly created to serve as a device to build a new meaning of the exhibition space. As a result of this creative process, the optimal exhibition space became available for art display. ■ Lee Eun Joo
Vol.20111114d | 이원호展 / LEEWONHO / 李杬浩 / video.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