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1111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주말,공휴일_11:00am~06:00pm
바움아트갤러리 BAUMART GALLERY 서울 종로구 원서동 228번지 볼재빌딩 1층 Tel. +82.2.742.0480 www.baumartgallery.co.kr
무념(無念) - 원형을 찾아서 ● 2000년 4회 개인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아날로그적 웰딩 기법에 의존한 작업을 하였다. 1980년대부터 익혀온 이러한 도제적인 작업과정은 나이 오십이 넘어서도 여전히 작품의 표현수단이 될 만큼 몸 속 깊이 박힌듯하다. ● 웰딩 작업은 동선과 동선을 끈기 있게 이어붙이고 변형시키는 작업으로 결집을 이룬 덩어리에 수평과 수직을 개입시켜 하나의 구조를 이루기도 한다. 이런 작업 과정들은 건축적인 체험을 느끼게 한다. 이는 공간의 개념이나 시각적 균형을 넘어 건축적 사유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작업은 의식 속에 남아 있는 형상과 선택된 오브제를 캐스팅하여 서로 유기적으로 융합시켰다. 오브제로는 지난 역사의 지평을 회고시킨 여인과 전통 항아리, 나무, 원시 토기, 맷돌, 목어 등을 상징적으로 내세웠으며, 둔탁하고 거친 표면, 어둡고 무거운 구리빛깔의 질감을 이용하였다. 웰딩 작업에서 나타난 흔적들은 이어짐과 끊김, 그 사이를 메워가며 이어가려는 노력은 지난 역사와 현재와의 복원의 표현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복원 과정으로 형성된 두 개 이상의 오브제를 하나로 겹쳐서 과거와 현재의 중첩된 모습으로 나타내고 있다.
원시 토기의 이미지와 나무의 만남은 고대 생활사의 한 부분을 나타내고 있다. 예로부터 항아리는 보관용기 및 운송수단이라는 인간 필요에 의해 제작된 물건으로 마치 인간 삶의 한 부분을 대변하는 느낌을 준다. 이 항아리라는 존재는 여인들의 독점물로 인식될 정도로 그 관계가 매우 밀접해 서로 연상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항아리에 비친 여인의 수줍은 듯 다소곳한 모습은 옛 우리사회의 문화를 엿보게 하는 한 장면이기도 하다. 또한 이를 감싸고 있는 굵직한 나뭇가지는 강인한 남성의 팔뚝을 상징한다. 항아리에 비친 연약한 여인의 모습은 바로 이 강인한 남성의 힘과 상호보완적 관계를 가진다.
왕이 머무는 궁궐에만 매달려 그 권위와 화려함을 더해주고 있는 사래 끝에 놓인 물고기 모양이나 사찰의 처마 끝에서 매달려 흔들리며 청량한 소리를 내는 풍경의 물고기, 중생의 깨워 있음을 상징하는 목어 등 전통의 조형적 재해석이라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더듬어 본다. ● 시대를 초월한 인류의 시작, 원초적인 구원에 대한 믿음 역시 작품의 소재가 되었다. 에덴동산의 열매는 아담과 이브로 하여금 선과 악을 구분 짓게 만들고 결국 그들을 낙원에서 쫓겨나게 한다. 독배의 잔이나 에덴동산의 선악과나무에 얽힌 이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는 작품 속에서 역시 선과 악을 나눈다. 심판하는 존재로서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지난 과거든 오늘날이든 신이 정해 놓은 운명에 반항하고 도전하는 인간의 모습 속에는 자신들 스스로 선과 악의 경계를 긋는 무엇인가가 있다. 작품에서는 왕이 스스로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인간에게 내민 독배의 잔과 신의 권위를 위해 역시 인간에게 내밀어진 저주가 하나의 열매로 응결되었다.
그동안 추구해 오던 종교적이고 원초적인 개념의 소재나 이야기들을 원초적 생활상에서 맷돌이나 항아리, 종교적 의미에서의 독배의 잔과 열매 그리고 목어 등 '선택된 오브제'들을 소재로 택하여 중첩과 설치라는 개념으로 나만의 새로운 조형적 시도를 보여주고자 한다. ● 제8회 조각전을 준비하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조각에 대한 많은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의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건축적 조형에 대한 관심은 조각의 정체성에 대한 갈등을 가져왔다. 수학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는 건축과 감성과 직관에 많은 배려가 필요한 예술적 사고와의 조율은 그리 쉽지 않다. 그러나 지금은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자 한다. 이는 일련의 과정들이 많은 작업과정들 속에 녹아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를 더 발전된 조형적 표현의 수단으로 남기고자 한다. ■ 김상일
Vol.20111111k | 김상일展 / KIMSANGIL / 金尙逸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