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n Odyssey

오영재展 / OHYOUNGJAE / mixed media   2011_1103 ▶ 2011_1112 / 월요일 휴관

오영재_the Ancients, Episode Ⅰ_4채널 비디오_2011

초대일시 / 2011_1103_목요일_06:00pm

주최 / 한빛미디어갤러리 후원 / 서울시_GL Associates_streetworks

관람시간 / 10:00am~09:00pm / 월요일 휴관

한빛미디어갤러리 HANBIT MEDIA GALLERY 서울 중구 장교동 1-5번지 Tel. +82.2.720.1440 www.hanbitstreet.net

인간은 자신의 부적(符籍)을 갖고자 욕망하는 존재이다. 부적은 일종의 자기 희망을 위한 긍정적인 신표로, 자기 최면이자 자기중심의 세계를 만들어 가려는 의지이다. 그 부적의 매체는 다양하다. 부적이라는 것이 고대에 실천했던 종교적, 주술적 관점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항상 자신의 보다 나은 행복과 번영을 위해 문제해결 방식의 하나로 부적을 요구하고 있다. 어쩌면 인간이 만든 모든 기호와 사물은 부적의 한 양상일 수도 있다. 부적에는 희망이 있으며, 절망을 극복할 힘을 주는 심오한 마력이 있다. 부적은 종합적인 삶을 위한 생성-생존의 철학인 것이다.

오영재_the Ancients, Episode Ⅰ_4채널 비디오_2011

고대의 인간은 현실에 대한 마음 속 이미지를 모방해 현실의 이미지로 바꾸고, 그것과의 교감을 통해 현실을 바꾸기 위해 부적을 만들었다. 이 때의 부적은 이미지를 현실로 바꿔놓는 매개장치로서의 예술이라 할 수 있다. 이 비공식적인 예술기호는 오늘날 현대예술에서도 발견할 수 있듯 인간이 세계와 맺고 있는 관계 속에서 이미지를 얻고 형상화한다. 이는 인간이 본래의 형상을 본떠 재현된 형상을 원형과 동일시하며, 그 재현된 이미지가 축성의 과정을 통해 다수의 힘을 받고 다수의 내적인 의도와 욕구를 대변한다는 것에서 비롯된다. 현실로부터 받은 내적인 이미지를 외부적인 기호로 표현하면서 인간은 현실과 화해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자신하고도 마찬가지이며, 부적을 그린다는 것은 형상을 통해 바로 소통하는 일이다.

오영재_the Ancients, Episode Ⅰ_4채널 비디오_2011

작가는 고유의 역사를 인식하면서 모든 종교와 사상을 포용한 기호의 예술로서의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여 예술적 기호, 즉 자신의 부적을 만들어낸다. 국제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현대적인 시각언어를 체득해온 작가는 자신이 개성적으로 추구하는 바와 자신의 문화적 원천에 입각하여 디지털 테크놀로지 기반의 다양한 도구들을 활용, 부적의 다양한 기호나 그림, 원형문자를 해체하고 구성하는 작업을 통해 복합기호적인 예술로 전개시켜 나간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호는 한국적 지혜와 신화를 담은 원형의 부적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지만 그것에 부적이 가진 의도적인 개념이라는 짐을 지우진 않는다. 부적은 문화적으로 매우 동질적이어서 때때로 한 단어로도 많은 것을 주고 받을 수 있을 정도의 경제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지만, 작가의 부적은 시각적 이미지와 언어를 연결했을 때 그 관계가 일의적 메시지보다 중의적 표현을 선호하는 '포스트모던'의 철학적 분위기와 맞닿아 있다. ● 작가의 기호에는 '공(空)'이라는 개념이 있다. '비어 있음'속에 어떤 의미가 존재하게 된다. 기호는 문자에 의존하지 않는 선(線)의 예술로서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그것에 대한 이해와 행동으로 정신적인 의미들을 드러내며, 직관적인 지력 위에서 활성화된다. 이는 작가가 자신을 표현하는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자아중심적인 것들을 포기하여 자신을 지워버린 경지에서 본 세계를 그려내고 있는 것으로, 특정한 인지작용을 일으키는 기호의 예술적 가치가 생성되는 지점이자 예술적 특성을 지닌 기호가 물질적인 다른 모든 기호들보다 우월함을 설명한다. ● 예술의 기호는 비물질적이다. 예술이 인간 앞에 등장할 때는 물질적인 옷을 입고 나타나지만 사실 이 기호는 궁극적으로 비물질적인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물질이 가지는 한계성을 초월하고 정신적인 차원의 미래를 생산하게 되며 우리가 보지 못한 가능한 세계를 열어 보여주게 된다.

오영재_A Treasure Island-1_금속판에 디지털 프린트_50×50cm_2008
오영재_A Treasure Island-2_금속판에 디지털 프린트_50×50cm_2008

전시는 부적이 지닌 형태적 물성의 시각 이미지에 대한 재인식과 그 가능성에 대한 모색으로 고정된 틀을 벗어난 표현 영역의 확장 가능성을 살펴봄으로써 역사적인 것으로 특권화되는 기호 자체가 아니라 더 진전된 기호를 만들어내고, 그로 인해 마음 속에 일어나는 심리적인 사건이 인간 경험의 존재론적 심오함과 그 경험과 세계와의 관계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작동시킨다. 전시를 통해 부적 이미지의 기호학적 분석에서 중요한 것은 의미의 역사적 맥락을 재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해석 가능성을 재구축함을 다시 한번 밝힌다. ■ 조희승

Vol.20111108b | 오영재展 / OHYOUNGJAE / mixed media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