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채집 : 잃고 잊고 있고

한석경展 / HANSEOKKYUNG / 韓碩暻 / mixed media   2011_1013 ▶ 2011_1030

한석경_김병주 #091219_혼합재료_73×170×92cm_2009~11

초대일시 / 2011_1007_금요일_05:00pm

후원 / (주)메타로그 아트서비스 주최,기획 / 통의동 보안여관

24시간 관람가능

통의동 보안여관 창문전시 BOAN1942 Window Gallery 서울 종로구 통의동 2-1번지 Tel. +82.2.720.8409 cafe.naver.com/boaninn

시간채집 : 잃고 잊고 있고 ● 사람들은 많은 것을 쉽게 버리고 잊는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여러 가지의 것을 끌어안고 사는 나로서는, 그러한 상황을 맞닿을 때마다 기묘한 슬픔을 느끼곤 한다.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다닐 당시, 숙제 때문에 시작한 그림일기는 현재까지 매일 글을 쓰게 하였고, 때문에 지금까지도 소소한 것 모두를 기억하며 살게 되었다. 어렸을 때 놀이터에서 주었던 나사, 고무줄 등과 같은 버려진 것들과 1원짜리 동전, 8살 때 사용했던 지우개, 삐삐머리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었던 이미 늘어져버린 머리끈, 13년 전 정동진역의 300원짜리 기차티켓까지. 내게는 모든 것이 고귀하다. 하물며 다른 이들과 추억에 관한 대화를 나눌 때는 더욱 큰 아쉬움에 사로잡힌다. 지난 시간들이 부재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의 쓸쓸함을 빈번하게 느끼게 되니까 말이다. 낡고 오래 되었다는 이유로 쉽게 버려지는 모든 사물들, 그 안에 담겨 있는 사소하고도 소중한 이야기를 왜 아무도 기억하려 하지 않을까?

한석경_한승열 #091219_혼합재료_73×170×92cm_2009~11

2009년 12월 29일, 눈발이 흩날리던 어느 겨울밤. 통의동 보안여관에서 예술포차가 열렸다. '통의동 예술포차'는 예술가들의 상상으로 맛이 그려지고, 메뉴를 구상하는 작가협업프로젝트였고, 그 안에서는 예술적으로 먹기를 위한 메뉴와 예술적으로 놀기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각기 다른 신분의 사람들이 모여 마시고 노래하고 이야기와 웃음을 나누며 뼛속까지 시린 추위를 예술적 낭만으로 승화시켰다. 그렇게 2009년이 저물어갔다.

「시간채집」프로젝트 이행 방법 ⅰ. 채집하고 싶은 것을 호일에 싸서 지퍼백에 넣는다.      (침, 가래, 콧물 등 신체 분비물 금지. 개념 있게 투입할 수 있도록.) ⅱ. 봉투 안에 넣은 유기물의 종류를 적는다. ⅲ. 종이에 본인의 이름(+함께한 사람들), e-mail, 현재의 시간을 적는다. ⅳ. 함께했던 이들과의 대화, 오늘의 일과, 현재의 느낌 등, 자신에 관한 내용을 자유롭 게 적는다. ⅴ. 대략 1년 후, 메일을 확인한다.      다시 통의동 예술포차에 방문하여 자신을 위해 채집 된 2009년의 시간을 돌려받는다.

홍승혜_김병주 #091219_혼합재료_73×170×92cm_2009~11

그로부터 654일이 지났다. 차명혜, 한성열, 김태원, 선지, 김병주, Hans, 홍승혜, 이미미, 성지은, 이종훈, 안수진, 심소미, 정은영, 이미향, 문무왕, 정지필, 하유미, 미라, 남궁진아, 김용주, 박지은, 김하영, 이정자, 김영숙, 임선아, 배고은, 이름 없는 일인까지 총 27명이 참여했던 「시간채집」 프로젝트. 2011년이 돼서야 빛을 발한다. 채집된 기억을 시각적으로 드러내어, 그 때의 시간이 실재하고 있음을, 2009년의 시간을 보안여관에서 다시 돌려주려 한다. ■ 한석경

통의동 보안여관의 '창문전시 (Window Gallery)' ● '통의동보안여관'은 1930년대 서정주, 김동리, 오장환, 김달진 등의 시인들이 머물면서 『시인부락』이라는 문학동인지를 만든 곳입니다. 2004년까지 실제 숙박업소로써의 여관으로 기능을 하다, 현재 그 역사적 정체성과 시대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문화예술 숙박업'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예술 복합공간으로 그 맥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통의동보안여관'의 건물전면에 위치한 '창문전시(Window Gallery)'는 2011년 한 해 동안 '재생'과 '보안여관의 정체성'이라는 주제로 연속적인 전시가 진행됩니다. ■ 통의동 보안여관

Vol.20111025b | 한석경展 / HANSEOKKYUNG / 韓碩暻 / mixed media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