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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1022_토요일_03:00pm
갤러리노리 기획초대展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수요일 휴관
갤러리노리 제주 제주시 한림읍 월림리 115-72번지 Tel. +82.(0)64.772.1600
'코르고다크'라는 동사는 몽골어로 '계속해서 한 장소에 거주하다'라는 의미를 지녔는데, 가장 경멸적인 표현에 속한다. (「호모 노마드-유목하는 인간」중에서)
나는 한 장소에 머무르는 것을 경멸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경계는 하는 것 같다. 익숙해진 삶은 결국 변화를 두려워 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기회만 있다면 짐을 꾸려 어디든 새로운 곳으로 달려가곤 했다. 짐을 싸고 풀기를 반복하면서 한 가지 터득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 떠날 수 있기 위해서는 가진 것이 적어야 한다는 것이다. 값나가는 것이 있다면 내가 없는 동안 누가 훔쳐가지나 않을까, 상하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워 쉽게 떠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들을 모두 짐 속에 담을 수도 없다. 여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만 담더라도 금새 짐은 나의 어깨가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가 되니 말이다. 그러니 가진 것이 적어야 언제든 홀가분히 떠날 수 있다.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유목인의 삶은 참으로 간소하다. 이동의 편리를 위해 집은 조립식이며 가구들도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의 크기와 무게이다. 가축에게 먹일 풀을 찾아서 끊임없이 이동하는 그들에게 탐욕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삶에 필요한 대부분의 것들은 자연에서 빌려온다. 필요한 만큼만 가져오며 그 이상을 비축하지 않는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그들은 자연을 존중하고 그에 의지한다. 그래서 일까. 풍족하지도 않은 그들은 삶이 무언가로 가득 차 있다. 반면 거대 도시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은 우리 어깨 위에 모두 올려 놓을 수도 없을 만큼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무언가 더 가지기 위해 안달하고 그러면서도 가슴은 이상하게 뻥 뚫려있다. 탐욕이라는 것은 채워도 채워도 배가 부르지 않는 괴물 이다.
나는 꿈꾼다. 뿌연 사막의 모래 바람 속에서 혹은 휘몰아치는 툰드라의 눈바람 속에서 무던히 이동하며 살아가는 유목인의 삶을. 가진 것이 적어서 홀가분하고 그리하여 더 자유롭고 겸손해지는, 바람이 인도하는 그런 소박한 삶을 꿈꾼다. ■ 오숙진
Vol.20111024h | 오숙진展 / OHSUKCHIN / 吳淑眞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