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made

오숙진展 / OHSUKCHIN / 吳淑眞 / painting   2011_1022 ▶ 2011_1121 / 수요일 휴관

오숙진_nomade_캔버스에 유채_130.3×97cm×2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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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숙진 인스타그램_@sukchin_oh

초대일시 / 2011_1022_토요일_03:00pm

갤러리노리 기획초대展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수요일 휴관

갤러리노리 제주 제주시 한림읍 월림리 115-72번지 Tel. +82.(0)64.772.1600

'코르고다크'라는 동사는 몽골어로 '계속해서 한 장소에 거주하다'라는 의미를 지녔는데, 가장 경멸적인 표현에 속한다. (「호모 노마드-유목하는 인간」중에서)

오숙진_nomade on the sea_캔버스에 유채_97×130.3cm×2_2011
오숙진_nomade-circus 01_캔버스에 유채_100×80.3cm_2011

나는 한 장소에 머무르는 것을 경멸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경계는 하는 것 같다. 익숙해진 삶은 결국 변화를 두려워 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기회만 있다면 짐을 꾸려 어디든 새로운 곳으로 달려가곤 했다. 짐을 싸고 풀기를 반복하면서 한 가지 터득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 떠날 수 있기 위해서는 가진 것이 적어야 한다는 것이다. 값나가는 것이 있다면 내가 없는 동안 누가 훔쳐가지나 않을까, 상하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워 쉽게 떠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들을 모두 짐 속에 담을 수도 없다. 여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만 담더라도 금새 짐은 나의 어깨가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가 되니 말이다. 그러니 가진 것이 적어야 언제든 홀가분히 떠날 수 있다.

오숙진_nomade-journey 01,02_캔버스에 유채_116.7×91cm×2_2011
오숙진_nomade-family of 7_캔버스에 유채_116.7×91cm×2_2011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유목인의 삶은 참으로 간소하다. 이동의 편리를 위해 집은 조립식이며 가구들도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의 크기와 무게이다. 가축에게 먹일 풀을 찾아서 끊임없이 이동하는 그들에게 탐욕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삶에 필요한 대부분의 것들은 자연에서 빌려온다. 필요한 만큼만 가져오며 그 이상을 비축하지 않는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그들은 자연을 존중하고 그에 의지한다. 그래서 일까. 풍족하지도 않은 그들은 삶이 무언가로 가득 차 있다. 반면 거대 도시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은 우리 어깨 위에 모두 올려 놓을 수도 없을 만큼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무언가 더 가지기 위해 안달하고 그러면서도 가슴은 이상하게 뻥 뚫려있다. 탐욕이라는 것은 채워도 채워도 배가 부르지 않는 괴물 이다.

오숙진_nomade-family of 7_캔버스에 유채_130.3×80.3cm×6_2011
오숙진_nomade-man_캔버스에 유채_72.7×60.6cm_2011

나는 꿈꾼다. 뿌연 사막의 모래 바람 속에서 혹은 휘몰아치는 툰드라의 눈바람 속에서 무던히 이동하며 살아가는 유목인의 삶을. 가진 것이 적어서 홀가분하고 그리하여 더 자유롭고 겸손해지는, 바람이 인도하는 그런 소박한 삶을 꿈꾼다. ■ 오숙진

Vol.20111024h | 오숙진展 / OHSUKCHIN / 吳淑眞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