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1013_목요일_06:00pm
참여작가 게릭 크루즈 Geric CRUZ_박형지 Hyungji PARK 김진희 Jinhui KIM_장종완 Jongwan JANG 메이로 고이즈미 Meiro KOIZUMI 아울 시티 Owl City_유키 오흐로 Yuki OHRO
주최, 주관 / 대안공간 루프
관람시간 / 11:00am~08:00pm
대안공간 루프 ALTERNATIVE SPACE LOOP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5-11번지 Tel. +82.2.3141.1377 www.altspaceloop.com
식물과 동물이 탄생하던 진화의 거대한 들판, 나라는 것을 결정하던 의지는 어디에 있었던가. (허수경의 시) 이 세상에 하나의 생명으로 던져진 모든 자들은 하나의 생 동안 난민으로 떠돌다 찰나의 순간에 고요히 스러진다. 모든 자에게 유사한 운명이 주어졌음에도 그들 중 일부는 법과 규칙을 만들었고, 존귀하게 여겨야 할 대상과 그렇지 않은 대상을 구분하기 시작하였으며, 눈 앞에서 정확한 결과가 도출되는 수학과 과학에 의존하게 되었다. 그리고 한때는 집단무의식이 강하게 작용하여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신이라는 거대한 존재를 의심 없이 수용하였고, 그 위대한 이가 창조한 세계를 숭고라는 미학적 용어를 적용하며 일방적으로 사랑해왔다. 하지만 마치 태어날 때부터 머무르던 암흑의 동굴을 탈출이라도 하듯 언제부터인가 스스로 가치를 발견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으며,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신만큼이나 놀라운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터득하게 되었다. ● '첫 번째 휴머니즘'이 탄생하게 된 배경은 이와 같다. 우리는 이번 전시에서 '두 번째 휴머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과거의 휴머니즘은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사상의 전환이 이뤄지는 것을 의미했다. 이는 수동적이고 객체적인 인간이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인간으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하였으며, 인간 중심의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하지만 이처럼 도래한 휴머니즘은 새로운 폐해를 낳았는데, 새로운 계급을 만들면서 인권을 유린했으며, 인간을 배제한 산업의 발전을 추구했다는 것이다. ● 따라서 과학기술이 현저히 발달한 21세기에 새롭게 요청된 이념 중 하나가 '포스트 휴머니즘'이다. '휴머니즘 이후'를 말하는 각각의 사상 안에는 서로 다른 의도와 목적이 포함되는데, 거기에는 과학기술문명의 발달로 야기된 인격 유린 현상 앞에서 반성적 태도를 요구하는 '반-휴머니즘적 포스트 휴머니즘과 '과학 기술의 도움으로 우월한 능력을 지니게 된 인간을 새롭게 만물의 중심에 올려놓고자 하는 '트랜스 휴머니즘'이 있다.
우리가 이 전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전자에 가깝다. 즉 '비인간적 요소 안에서 인간을 사유'하며, '인간 이외의 존재들과 공존하는 새로운 윤리적 지평'을 열어놓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이는 과거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전환된 사건을 기계 중심에서 인간 중심과 생명 중심으로 되돌려놓는 것으로, 그 표현 방식은 서정적이고 영적인 것이 될 것이다. ● 하지만 이러한 표현이 과거로 회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전시에 포함되는 작품들은 누구나 가슴에 품고 있는 아련하고 촉촉한 감성과 비-현실적이고 초-자연적인 존재에 대한 근원적 갈망을 담게 될 것이다. ■ 김지혜
Vol.20111020d | After Humanism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