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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1015_토요일_6:00pm
스페이스함은 렉서스프라임社가 지원하는 미술전시공간입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스페이스 함 space HaaM 서울 서초구 서초동 1537-2번지 렉서스빌딩 3층 Tel. +82.2.3475.9126 www.lexusprime.com
『빵』 스페이스함에서 갖는 박귀현의 세 번째 개인전은 작가가 그 동안 주목해온 '나눔'에 대한 전시이다. 박귀현은 이 '나눔'을 식(食)의 가장 근원이 되는 빵에서 찾는다. 박귀현의 세 번째 『빵』전은 밀밭에서 시작된다. 가을이 되어 농부는 한여름 건강한 햇빛을 머금은 밀을 추수하고, 밀은 제분과정을 거쳐 빵의 기본 재료가 된다. 전시장 전면에 작가가 직접 찍은 유월의 밀밭이 펼쳐진다. 그 앞 긴 작업대 위에 자연과 농부의 건강한 노동의 산물인 순백한 밀가루가 소복히 쌓여있다. 그리고 작업대에 투사된 영상에서는 빵을 만드는 노동의손들이 등장한다. 세 사람의 손이 빵을 만들기 위해서 정갈하게 밀가루 반죽을 하는 장면을 위에서 촬영한 17분가량의 영상작업과 빵을 만드는 과정을 정면에서 촬영한 영상작업이 전시된다. 그리고 전시장벽에는 일렬로 나열된 순백한 물들이 있다. 누군가의 노동에 의해 만들어진 이 빵들은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나누어진다. 산업사회의 발전으로 우리는 다양하고 풍요로운 환경속에 살고 있다. 이 다양해진 사회속에서 수많은 '나'들은 스스로를 여러 언어로 규정하고, 또 타인에 의해서 규정되어진다. 우리는 복잡한 사회구조 속에서 여러 얼굴과 입장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물질의 풍요로움은 먹음(食)에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의 식탁에는 너무도 많고 화려한 음식들이 준비된다. 이렇게 화려하게 차려진 풍성한 식탁에 '나'와 타인이 마주한다. 나와 타인과의 사이에 자리한 잘 차려진 식탁에서, 우리가 규정하고 규정지어진 수많은 관계들을 발견하게 된다. 밀가루와 물, 소금만으로 만들어진 거친 빵으로도 허기가 채워지듯, 박귀현의 '빵'은 이 의식적인 관계들에 내민 정직한 손과 같다. 그 정직한 손의 노동이 '나눔'이라는 미덕을 우리에게 전해주는 것이다. ■ 이경림
5월28일(토) 오전7시 구례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타다. ● 태고의 자태를 지닌 지리산과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 여름이 영글어가는 소중한 우리밀밭 구례를 방문하는 일정을 잡았다. 끝이 보이지 않은 밀밭이 예술로 다가오기는 아마도 고흐의 「까마귀가 나는 밀밭」 이 아닐까싶다. 사실 이 무렵 학생들과 고흐의 생애와 작업, 본인의 작업과 삶에 대하여 1인칭과 3인칭 관점에서 바라보는 작업을 진행하는 수업을 하고 있었던 때라 더욱 밀밭의 전경은 평화롭기보다 나에도 작업과 삶의 고뇌를 나눌 수 있는 장소라는 믿음이 굳건하였다.
넓은 들판에 자라고 있는 밀은 오랜 시간 따가운 햇살을 먹으며 자라고 있다. 태양을 먹은 밀은 사람들의 손에 의하여 수확되어지고 수확되어진 밀은 노동을 통하여 가루로 만들어진다. 가루로 만들어진 밀가루로 빵을 만드는 과정 역시 사람, 즉 노동이다. 즉, 오랜 시간 태양을 먹은 밀은 노동을 통하여 수확, 가루, 그리고 빵을 만든다. 나누어먹는다. 나의 전시행위는 사람들에게 태양을 나누어 준다 . 즉 「빵을 나누어 주는 행위는 빛을 나누어주는 것이다」 라는 정의 하에 작업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5시간정도 버스를 타고 굽이굽이 굽은 길을 따라 버스는 달렸다. 아, 드디어 끝이 보이지 않는 밀밭이 눈에 들어왔다. 작업은 이미 요동치고 있었다. 구례밀밭에서 배낭, 카메라, 삼각대 엄청만 양의 햇빛을 온 몸으로 받으며 밀밭의 빛을 카메라에 담는다. 고흐처럼 삶의 고뇌를 느끼기는 나에겐 사치였고. 오직 작업의 정의에 따라 빛을 담는데 몰두하였다.
빵의 본질, 나누어먹는다. 이 두 가지 이야기로 이번 전시의 작업방향이 잡히고, 태양, 밀, 노동, 나누다 라는 키워드에서 도출한 다양한 드라마를 드로잉하였다. ● 밀밭, 빵만드는 작업실 (창문과 문으로 설정) ,반죽테이블, 오븐 등이 설치되어있는 전시장내에 오프닝에서는 사람들과 빵을 나누어 먹는 행위를 실험한다. 밀밭이 펼쳐진 전경을 바라보게하고, 빵을 크게 구워 나누어 먹기 좋게 자르고 테이블 위에 한 덩어리씩 올려놓는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한 공간과 선택한 빵을 먹으며 우리들의 삶을 이야기하고자한다. ■ 박귀현
Vol.20111015k | 박귀현展 / PARKKWIHYUN / 朴貴鉉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