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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1004_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팔레 드 서울 gallery palais de seoul 서울 종로구 통의동 6번지 Tel. +82.2.730.5162 www.palaisdeseoul.net
마리오네트, 그 두 번째 이야기 _ Circulation ● 신화 속의 시지프스(Sisyphus)는 산 꼭대기로 커다란 바위를 밀어올리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산 아래에서 바위를 밀어올리기 시작하는 순간, 그는 이것이 또다시 굴러떨어질 것을 알고 있다. 반복과 순환. 시지프스야 신을 기만한것에 대한 죗값을 받는다고 치자. 인간생활의 반복, 순환, 그리고 그 속에서 발생하는 부조리.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안에서 답을 찾는 것이 인간의 숙명은 아닐까. 긴 우주의 역사 가운데 아주 짧은 찰나를 존재하지만, 기억되어지는 값진 순간을 위하여.
가느다란 몇 가닥 실에 의지한 채, 희미한 생명력으로 무대를 연극하고 그로테스크한 포즈를 취하며 무기력한 메시지를 전하던 마리오네트가 이번에는 생명의 태동을 안고 또 다른 무대를 선보인다. 지난 마리오네트에 비해 좀 더 긍정적인 셈이다. 인형에 실을 매달아 조종하며 한편의 극을 펼치는 형식의 마리오네트를 소재로 차용한 것은 같으나, 'Circulation'에서의 마리오네트는 자연의 생명력을 연극한다. 마리오네트는 그 스스로 설 수 없는 불완전한 존재다. 이러한 존재가 '품어짐으로서' 얻게 되는 생(生)의 기운은 그 실제와의 간극이 더해지며 더욱 커다란 생명력으로 다가온다.
새로 등장한 재료는 '흙'이다. ● 모든 것이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사라져 버린다는 말에 공감하게 되면서 이를 통해 자연을 더욱 직접적으로 느끼고 싶었다. 모든 생물체는 흙이 되어 버리고 또 흙 위에 존재 한다. 마리오네트가 위치한 흙 속, 땅 속은 생명체의 삶과 죽음 그 모든 것을 포함한다. 흙이라는 것은 발을 딛게 해주는 땅이고 꽃을 피우게 해주는 양분이다. 심지어 물조차도 흙이 존재하기 때문에 눈앞에 드러난다. 세상의 모든 것은 죽어 버리는 동시에 원 위치, 즉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 흙이 되어버리는 것은 흩어지고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되돌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흙은 '순환'이라는 진리의 단적인 예다.
연극의 4대 요소는 희곡, 배우, 관객, 극장이다. 각색되지 않은 현실반영의 희곡과, 마리오네트라는 배우, 관조자들이 갖는 관객의 역할, 마지막으로 극장으로서의 화면. 본인의 마리오네트 시리즈는 이 모든 것을 정지한 화면으로 갖추고 있다. 실제 무대를 위한 연극의 희곡과는 다른 본인의 희곡은 차별화된 네러티브를 발생시키는데, 정지된 화면은 그 다음 장면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점이 그것이다. 그래서 나의 작업은 현실의 고발도, 참여도 그 무엇도 아닌 그저 '들여다보기'다. ■ 류예린
Vol.20111006h | 류예린展 / RUYERIN / 柳叡隣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