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작가 5인의 발견

2011_1001 ▶ 2011_1023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1_0930_금요일_04:00pm_리앤박갤러리

참여작가 신양호(논밭갤러리)_조기주(리앤박갤러리)_조용원(리오갤러리) 박종국(아트스페이스 With Artist)_류용문(아트팩토리)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논밭예술학교_논밭갤러리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118번지 예술마을 헤이리 Tel. +82.31.945.2720 www.논밭예술학교.kr

리앤박 갤러리 Lee&Park gallery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 522번지 Tel. +82.31.957.7521 www.leenparkgallery.com

리오갤러리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헤이리 486번지 Tel. +82.31.957.3934 blog.heyri.net/winner

아트스페이스 With Artist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 81 Tel. +82.31.944.2237 blog.naver.com/withartists

아트팩토리 ART FACTORY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헤이리 134 Tel. +82.31.957.1054 www.artfactory4u.com www.heyri.net

신양호작가의 작업실 '화실아래넝쿨덩쿨'은 입구부터 실내까지 종잡을 수 없는 물건들로 빼곡하다. 그의 수중에, 혹은 그의 작업실로 들어간 온갖 '잡동사니'들은 좀체 바깥으로 나올 수 없다. 오직 그의 작품 안에 한 자리를 차지할 때에야 다시 빛을 본다. ● 쌓아놓고, 늘어놓고, 찡겨놓고, 더러는 쳐 박아 놓은 것들은 죄다 '남이 쓰다 버린, 낡고 오래됨' 이외엔 도무지 닮은 점을 찾을 수 없다. ● 나무쪼가리, 판자, 콘크리트파편, 막대기, 몽당연필, 철사, 끈, 주먹 칼, CD, 컴퓨터부품들, 나사, 볼트, 너트, 호미, 북어껍질, 쪼개진 화분, 담뱃갑, 녹슨 쇠자, 물감 통, 빗자루 몽댕이, 부서진 핸드폰··· , 한나절을 꼬박 둘러보며 열거해도 숨이 찰 지경이다. 심지어 소 장수들이 쓰던 긴 저울대와 미닫이문의 바닥 틀, 시골 어느 농가에서 수십 년은 족히 쓰다 버렸을 쟁기 틀도 있다. 어느 술꾼이 흘리고 간 모자도 걸려 있고, 참치잡이 고깃배가 쓴다는 와이어도 친친 감겨져 있다. ● 내과의사인 그의 아버지가 지난 날 병원에서 기록했다는 손때 묻은 환자 차트지도 차곡차곡 쟁여져 곱게 빛바래가고 있다. 세상 어디에선가 저마다 쓰임으로 세월을 묵혔던 물건들은 그의 작업실에 한데 모여 작지만 거대한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 "일종의 '스크랩 아트'다. 사물들을 모아놓고 필요한 곳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역사적으론 2차 대전 이후 다다이즘에서 비롯되었고, 최근엔 폐기물을 창조적으로 재생산해내는 정크아트로 발전했다. 나는 90년대 중반 평면적 회화에서 입체적 작업으로 넘어오면서 작품 안에 사물들을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 지난 95년 중흥동 골목 일대를 돌며 주워 모은 물건들로 작업한 오브제 작품 '무제'가 비구상이라면 지난해 대인시장에 입주한 뒤 새롭게 선보인 '갈치' 연작들은 구상 작품들이다. 추상적인 작업이 대중과의 소통에 장애가 되고 공감이 약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오래된 물건들을 활용한 그의 작품이 시장이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새로운 경향으로 발전한 셈이다. 작업실에 쌓인 오래된 물건들을 둘러보면 저건 여기에 끼워 넣으면 좋겠다는 감이 온다. 그럴 때마다 하나씩 집어 적용해본다. 갈치를 소재로 한 오브제작업은 늘 그렇게 이어진다. 누가 봐도 알기 쉬운 모양이어서 작업 자체도 재미있고 감상하는 사람들도 편하게 느낄 수 있다." ● 뭔가의 부속이었던 물건들은 분해되어 버려지고, 와해된 채 '유폐' 되었지만 그의 작품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얻고 미적 감흥을 준다. 낱낱의 물성(物性)이 그대로 살아있으면서도 또 다른 전체로서 조화를 이뤄낸다는 점이 그의 탁월한 작품세계다. 갈치 하나를 감상하면서 그 갈치를 이루는 오래된 사물들의 파편과 그것에 담긴 살아있는 물성을 발견하는 의외성! 그것이 신양호의 오브제 작품이 주목받는 이유다. 보통사람의 눈에는 그저 허접한 쓰레기 같은 물건들이지만 그의 방에선 저마다의 존재감이 살아있다. 그리고 그의 눈과 마주쳐 서로 감응할 때 창작과 예술의 영역으로 들어와 천지만물의 위대한 본성을 다시금 드러낸다. 아무렇게나 쓰다 버리고 처분해버리는 세상을 향해 그의 작품들은 '세상에 태어난 그 어떤 것도 함부로 폐기될 순 없다' 고 웅변한다. ■ 신양호

신양호_덕자03_혼합재료_334×472×80mm_2011

30년 동안 줄곧 무한의 우주, 생명의 순환, 탄생의 의미를 지닌 알, 혹은 자궁을 연상시키는 원이 상징하는 생명성을 형상화하며 이원성과의 합일을 추구해왔다. 또한 2006년에는 작업의 연장선상으로 단편영화 "Continued but Discontinued"를 제작, 감독하여 표현영역을 확장하기도 했다. ● 이번 전시에서는 2008년부터 삶의 흔적/The Stains of Life이라는 타이틀로 보여 왔던 원형 회화작품 시리즈와 더불어 2009년부터 2년간 제작해온 미발표 판화 작업을 선보이려한다. 특히 판화는 본인이 만들어낸 수십 점의 회화 중에서 의도치 않은 흔적이 제시하는 상징적 이미지를 지닌 몇 작품들을 실크스크린으로 옮긴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이미지들 중, 동물이나 식물 또는 사물 등으로 인식 되어지는 작품들을 재탐구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제작된 판화 중 100 여장을 갤러리 벽면에 가득 채워 공간과의 조화를 꾀함과 동시에 마치 새로운 공간을 창조한 듯한 느낌을 자아낼 것이다. ● 또한 원형판 위에 여러 차례의 붓질을 하여 발생된 요소들과 그 과정 동안 존재하는 주변의 환경들이 자연스럽게 배어나와 삶의 흔적이 엿보게 하는 회화 작품들도 전시할 것이다. 이러한 30여개의 작은 원형 작업은 함께 마치 소우주와 같은 형상을 보여 줄 것이 다. 마음의 평정을 기초로 사심을 비우며 제작한 이번 전시가 보는 이에게 회화, 판화 그리고 공간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에 대한 아련한 흔적을 느끼게 해주기를 바란다. ■ 조기주

조기주_The Stains-silkscreen-0895-09_종이에 아크릴채색_75×56cm_2009

예전에 그렸던, 그러나 없어져버려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작품을 '다시' 그렸다. 막연한 불안과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았던 그때의 기분이 반영된 것인지, 무겁고 칙칙하고 거친 감각을 표출했었던 것들이다. 사진이라는 작은 흔적으로만 남아있는 그 그림들을 어떻게 재연해 낼 것인가 고민스러웠다. 잘 보이지 않는 세세한 부분들을 보완하기 위해 디지털 프로세스를 이용하였다. 스캔을 통해 색을 밝게 하고 전체 이미지를 확대하여 빠른 붓질과 거친 질감에 주목해 보았다. ● 물감을 뿌리고, 번지거나 흘러내리게 하고, 긁고, 파내고, 긋고, 문지르고, 비비고, 지우고, 다시 그려진, 자유로운 행위들을 재연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난감했다. 얼룩진 흔적들로 남겨진 무의식들을 하나하나 찾아간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눈이나 머리로는 거스를 수 없는 것들을 몸의 기억만으로 더듬어 본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얽매임 없는 그때의 감각을 얽매이는 것이 많아진 지금의 감각으로 되살린다는 것이 어찌 보면 무모했는지도 모르겠다. 리플렛에는 네 가지 종류 각 세 개씩, 모두 열두 개의 작품에 관한 이미지가 있다. ● 사진을 스캔한 이미지, 종이위에 먹지와 연필, 볼펜으로 직선의 교차시켜 그린 드로잉, 액자에 끼워진 그림처럼 그려진 회화, 그리고 붓질이 강조된 회화가 그것이다. 기나긴 장마, 여름 같지 않은 여름 한철을 보냈다. ● 어두운 지하실의 침침한 형광등 아래에서 쿰쿰한 곰팡이 냄새에 시달리며 죽음의 슬픔을 곱씹으며 우중충한 그림들을 그리던 20년 전, 그때도 지금처럼 눅눅한 습기와 대면했던 것 같다. '감각은 진화하지 않는다, 변하고 적응할 뿐'이라고 누군가의 말을 기억한다. 감각을 재구성한다는 것, 감각을 기억하고 그것을 재연한다는 것은 어쩌면 몸의 기억을 재현하는 것일 것이다. 회화는 참과 거짓 사이,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오간다. 나는 그 문턱에 서있다. ■ 류용문

류용문_몸의 기억-1-1_캔버스에 유채_145.5×97cm_2011
조용원_Table-wave_oak_700×2170×730cm_2008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바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내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내 작품에 항상 자연스러운 맛이 배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스럽다는 것이 포괄적이고 정제되지 않았다는 뜻도 있겠지만 자기 과시적 표현이나 기계적 완벽성 같은 것에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스러움이란 자연에의 순응과 예술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물성의 본질을 거스르지 않는 순리적 구조와 과욕을 부리지 않는 중도적인 표현으로서 생기는 것이다. 사실 나무는 다루기 쉽거나 무엇을 표현하기에 좋은 미술적 재료는 아니다. 살아 있는 것이기 때문에 때로는 자기가 원하는 데로 변화하기도 한다. 금속이나 유리, 흙처럼 인위적인 열이나 힘을 가해 가공할 수 있는 재료가 아니기 때문에 임하는 자세가 소극적이 될 수 도 있는 재료이다. 이러한 나무를 다루기 위해서는 나무 자체가 가지는 특성, 즉 저마다 다른 나무의 성질을 잘 활용하는 것이다. 저마다 다르고 다양한 이러한 나무의 특성을 잘 활용하는 것이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하다. 즉 나무 자체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 목공예의 가장 기본 요소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간결한 장식과 단순한 형태를 차용 하였고, 최소한의 의도된 패턴과 나뭇결을 따라 흐르는 자연의 패턴의 화음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하였다. 여기에 각기 다른 패턴이 빛을 받았을 때 그것의 음영효과로 시선의 방향이나 각도에 따라 변화하는 색감을 표현하려 하였다. ■ 조용원

박종국_파괴된 초상-Destroyed Portrait_우레탄에 채색_27×11×12cm_2011

보이는 것 즉, 객관의 본질을 진실로 포착하려는데 중점을 둔 것이 현상학이라면 내가 보고 경험한 모든 것들을 현상학적인 평면, 몸체, 공간으로 표현한다. 사유에 대한 새로운 기억(반가 사유상) -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쉽게 흥분하는 것을 자주 본다. 쭉 뻗은 도로나 치솟은 빌딩들만큼이나 직선적이다. '사유는 없다.' 그리고 사람들은 다른 시간 다른 공간속에서 새로운 인격채로 다시 태어난다. 어떤 이들은 클럽의 댄스플로어에서는 광인이 되고 다른 이들은 병원에서 인공적인 아름다움을 산다. "자아는 타자의 인질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에마뉴엘 레비나스의 말이 떠오른다. 이 작품에서 나는 현상학적인 관점에서 사회적인 가치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객관적으로 보이는 절대적 사실만이 가치의 기준이 되는 사람들의 시각에 대한 반문이다. 형이상학적인 사유의 상징으로서 미륵사지 반가사유상을 제시하고 그의 머리에 씌워진 왕관을 현대인들의 다양한 군상으로 대체하여 장식함으로써 문화적 혼성에서 빚어지는 사상적 가치의 충돌에 관한 물음이다. 나는 실제로 보거나 경험한 장면들을 화면속이나 혹은 공간에서 적절히 배치해 연상 고리의 역할을 하게 한다. 거기에는 내가 살아가는 사회의 풍경이 녹아있고 복잡하게 얽혀있다. 여러 가지 문화가 혼성되는 현대사회에서 느끼는 개인적감성들을 현상학적인 평면들, 몸체 그리고 공간을 가지고 다양한 레파토리로 표출한다. ■ 박종국

Vol.20111002e | 중견작가 5인의 발견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