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예술로! 오늘은 내가 쏜다!

통인시장 상인들의 삶, 그 특별한 가치를 펼쳐 보이는 꿈의 전시장展   2011_0930 ▶ 2011_1216

7탄 초대일시 / 2011_1202_금요일_06:00pm

1탄_우리농산물유통 서정숙 2탄_옥인정육점 김형옥 3탄_광주상회 최경섭 4탄_반찬하우스 이경자 5탄_용인야채가게 소영례 6탄_삼화식당 홍경순_홍경자 7탄_엄마손반찬집 신재옥

주관 / 통인시장의 발견 프로젝트 팀(aec비빗펌) 주최 / 서울시_종로구 기획 / 정원철 후원 / 통인시장 상인회 진행 / 정원철_강민채_김남웅_노희진

관람시간 / 10:00am~08:00pm / 토요일_03:00pm~09:00pm

꿈보다 해몽 공작소 서울 종로구 통인동 46-41번지 통인시장 내 Tel. 070.4400.4571 cafe.naver.com/tonginmarketproject

한 사람이 오랫동안 해온 일, 재미있어한 일, 만났던 사람들, 겪어 온 여러 가지 상황과 특별한 경험 등을 거치며 그 사람의 삶은 다른 이의 삶과 구별되는 고유한 결을 갖게 됩니다. 한 사람의 삶의 결 사이사이에 스며있는 고유함은 그 자체로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지만 다른 이의 삶의 빛깔을 선명해 보이도록 도울 때 더욱 특별해집니다. 그러기에 그 누구의 삶이건 널리 펼쳐 보일만한 가치와 이유는 충분합니다. 마침 통인시장에는 서로의 삶을 펼쳐 보이기에 딱 적당한 공간이 하나 있습니다. 상품이 진열되어 있지 않은, 시장 내의 유일한 여유 공간인 '꿈해소'(보다 몽 공작)가 그곳 입니다. 숨을 내쉬고 들이쉬는 호흡을 통해 생명체가 살아있듯, '꿈해소'가 나를 알리고 남을 이해하는 숨통 같은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시장에 활기가 넘쳐나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를테면 '여성시대와 같은 인기 라디오프로그램처럼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개인의 삶이 '꿈해소'를 통해 소개됨으로써 통인시장 사람들 사이에 가슴 깊은 공감이 일어나길 희망하는 것입니다. 잘 알고 있는 것, 잘 할 수 있는 것, 삶의 소중한 계기, 잊히는 게 안타까운 추억, 혼자 보고 누리기에 아까운 무엇 등이 이제 '꿈을 예술로! 오늘은 내가 쏜다!'라는 이름으로 펼쳐집니다.

1탄 / 서정숙_생각의 방_텐트, 지푸라기소파_가변설치_2011

'생각의 방'의 작가 서정숙 씨는 경북 평해 출신으로 통인시장에서 우리농산물유통을 남편 정순화 씨와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통인시장에 젊은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을 늘 안타까워하며 상인들 스스로의 변화 노력이 자신의 삶과 시장에 활기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서 서정숙 씨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10년 입시생 아들을 위한 기도로 시작된 조계사와의 인연을 정기적인 봉사활동으로 이어오고 있고 올해부터는 불교대학에 입학하여 행복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서정숙 씨 삶의 고유한 색을 잘 표현해내는 말은 '변화'입니다. 우리의 삶을 고달프게 하는 것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외부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많은 부분이 나의 생각으로부터 비롯됩니다. 오랫동안 고정된 생각과 삶을 대하는 태도를 '변화'시킴으로써 우리는 새롭게 태어나는 듯한 환희에 빠져볼 수도 있습니다. 서정숙 씨의 경우는 바로 그걸 증명합니다. '생각의 방'에서 문득 드는 생각이 삶을 변화시키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 서정숙 씨의 마음입니다.

2탄 / 김형옥_부드러운 칼_화선지에 먹_가변설치_2011

「부드러운 칼」의 작가 김형옥 씨는 전북 부안 출신으로 통인시장에서 옥인정육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통인시장 상인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화기애애한 관계로 지내게 되기를 늘 꿈꿉니다. 옥인정육점을 지나며 창문 너머로 보게 되는 김형옥 씨의 모습은 두 가지입니다. 고기를 썰거나 붓글씨를 쓰거나. 하도 오랫동안 정말 많이 써서 이제는 완전히 몸에 배어버린 붓글씨쓰기는 취미의 차원을 훌쩍 넘어서는 의미를 지닙니다. 붓으로 고사성어를 반복해서 쓰며 마음으로 뜻을 되새기고 일상에서 그 깨달음을 실천해 가는, 아름다운 삶으로 이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결같은 태도로 자기성찰을 게을리 하지 않는 김형옥 씨의 삶의 특질은 붓과 칼의 성질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유연함'과 '단호함'이 그것입니다. '부드러운 칼'이라는 전시 주제는 삶의 도구인 붓과 칼을 상징하는 동시에 그 두 가지 삶의 태도를 함축한 것입니다. 선인들의 가르침을 통해 얻게 된 세상사에 대한 폭넓은 인식은 이기적이고 편협한 시각이 아니라 부드럽고 유연한 인간관계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반면에 삶의 가치에 대한 뚜렷한 소신은 "절대 도둑질한 돈으로 자식교육 시키지 않겠다."는 다짐과 같은 단호함으로 표출됩니다. 부드러운 칼로는 아무것도 벨 수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칼은 상대가 스스로 베어지게끔 하는 마법의 힘을 지닌 칼입니다. 김형옥 씨가 그간 수많은 글씨를 써오면서 가장 좋아하게 된 글귀는 '일체유심조'입니다. 삶의 희노애락을 포함한 세상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뜻입니다. 이런 깨달음이 부드러움으로도 무엇이건 벨 수 있는 힘의 근원인 것입니다.

3탄 / 최경섭_땅의 노래_흙, 산사나무열매, 카세트테이프_가변설치_2011

「땅의 노래」의 작가 최경섭 씨는 전남 광주 출신으로 통인시장에서 광주상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변을 두루 살피는 넉넉한 인품으로 정평이 난 그는 통인시장 상인들의 단합된 모습을 늘 꿈꿉니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 땅의 '정직함'을 최경섭 씨는 특별히 좋아합니다. 그래서인지 그는 땅과 많이 닮았습니다. 땅은 세상 만물을 떠받치고 있을 만큼 굳고 깊습니다. 반면에 실처럼 가는 식물의 뿌리에 뻗어갈 틈을 내 줄만큼 너그럽기도 합니다. 바로 최경섭 씨의 모습입니다. 땅을 닮은 또 다른 그의 모습은 '근면함'입니다. 땅만큼 쉬지 않고 꾸준하게 변화를 일궈내는 게 또 있을까요? 봄에 뿌린 씨앗이 싹을 틔워 가을에 열매를 맺기까지 땅의 온갖 역할은 보이지 않을 뿐 쉴 새 없이 작동됩니다.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말고 살라.'는 묵묵한 가르침과 함께 2남1녀의 자식들을 훌륭히 성장시킨 그는 이제 불우한 노인들에게 도움을 줄 궁리를 합니다. 이렇게 땅의 '정직함'과 '근면함'을 그대로 빼어 닮은 삶을 가능하게 해주는 힘은 노래로부터 나옵니다. 삶이 기쁘거나 노여움이 일거나 애달프거나 즐거울 때나 노래는 최경섭 씨 곁에 항상 함께 해왔습니다. 땅속에 잠재되어 있는 힘은 해와 비에 의해 비로소 쓸 수 있는 에너지가 되어 밖으로 드러납니다. 최경섭 씨에게 있어서도 노래는 그냥 노래가 아니라 삶의 활기를 만들어 내는 햇빛이나 빗줄기와도 같은 것입니다. 때론 흠뻑 취해 듣고, 또 때론 구성지게 부르는 그의 노래는 바로 그의 삶입니다. 그것은 그가 겪은 삶의 흔적이기도 하고 그가 꿈꾸는 이상이기도 합니다. 최경섭 씨가 부르는 「땅의 노래」는 목이 내는 소리가 아니라 소신껏 자기 삶을 사는 이의 몸으로부터 전해지는 '묵묵한 울림'입니다.

4탄 / 이경자_바다빛 글씨_책, 나무계단_가변설치_2011

「바다빛 글씨」의 작가 이경자 씨는 전남 완도군 금일도 출신으로 통인시장에서 반찬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녹녹치 않은 삶을 힘차게 일궈 나가고 있는 희망의 터전인 통인시장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경자 씨의 삶의 여정에서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책읽기'였습니다. "학교를 다니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짜 공부는 책을 많이 읽는 것이다."라는 막내고모부의 말씀이 계기가 되어 열심히 책을 읽다보니 어느새 책 세상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경자 씨는 자신에게 특별한 감동을 새겨준 책으로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꼽습니다.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살아있음을 확인하기 위해 청새치와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노인의 태도로부터 이경자 씨의 삶의 빛깔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행복은 남을 이기고 손에 쥘 수 있는 무엇을 쟁취해냄으로써 획득되는 게 아니라 세상에 당당하게 맞서는 용기와 자기 극복을 통해 온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습니다. 이제 이경자 씨는 책을 통해서만 가르침을 읽어 내지 않습니다. 그녀의 사랑하는 가족들, 그녀가 해야 할 일거리, 그녀가 만나는 사람들, 예기치 않게 맞닥뜨리게 되는 사건들...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이 그녀에게는 또렷하게 읽혀지는 글씨입니다. '힘들다'는 표현이 적격인 상황에서도 늘 '많이 배웠다'는 말을 하는 그녀는 일상 모든 것을 가르침으로 읽어내는 읽기의 달인입니다. 일상의 터전이 학교이고 삶 자체가 공부인 셈입니다.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며 그 안에서 계속 배움을 키워가는 그녀는 두발을 땅에 디디고 있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실제 키보다 두세 뼘 높은 곳에 있는 듯합니다. 일상의 높이에서 한단 올라서 바라본다면 우리도 그녀처럼 일상사가 건네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을까요? 그녀의 몸에 배인 겸손한 태도와 사유의 깊이는 엄청난 포용력을 함축한 채 의연하게 일렁이는 바다를 보는 듯합니다.

5탄 / 소영례_속 깊은 나무_낙엽송, 흙, 상장_가변설치_2011

「속 깊은 나무」의 작가 소영례 씨는 경기도 용인 출신으로 통인시장에서 용인야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30년 넘는 세월을 통인시장에서 살아 온 그녀는 장사하기 편하게 바뀌는 시장의 변화는 반갑지만 사람 사이의 정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소영례 씨의 좌우명은 "손해를 보더라도 베풀며 살자!"입니다. 시부모와 시동생, 그리고 자식들 부양의 막중한 책임자로 살면서 자연스럽게 몸과 맘에 새겨진 삶의 태도일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소영례 씨는 시원한 그늘로부터, 열매, 가지 그리고 나중엔 그루터기까지 아낌없이 내어주는 큰 나무를 닮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더욱 가치 있게 느껴지는 것은 가족들을 위한 일방적인 희생에 머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그루 나무가 있습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땅위의 나무입니다. 보이지 않는 또 한 그루의 나무가 땅 속에 있습니다. 땅 위 나무가 곧고 크게 자라기 위해서는 땅 속 나무가 그만큼 깊거나 넓게 자리 잡아야 합니다. 그래야 쓰러지지 않습니다. 자식이 커나갈 때 부모 또한 일방적인 희생이나 헌신을 넘어 스스로도 함께 커나가(야 하)는 이치를 나무는 일러줍니다. 때론 깊이 있게 때론 폭 넓게 자식의 성장과 함께 자라(야 하)는 것이 바로 어버이의 삶입니다. 땅위 나무가 하늘을 향해 자유롭게 가지를 뻗어가는 동안 땅 속 나무는 단단한 땅의 저항을 뚫고 나가며 세상을 대하는 이해의 폭과 자신의 삶에 대한 소신의 깊이를 만들어 갑니다. "나와서 다닐 수 있는 노인들을 보면 항상 고맙다"는 소영례 씨의 말은 평소 그녀의 깊은 속내를 드러냅니다. 만족스럽게 성장해준 2남2녀의 자식들 한편에서 넉넉한 웃음을 짓고 있는 소영례 씨는 자신의 삶 또한 잘 가꿔온 큰 나무입니다.

6탄 / 홍경순_자매미인_사진,영상_가변설치_2011

「자매미인」의 작가 홍경순, 홍경자 씨는 전라북도 정읍 출신으로 통인시장에서 삼화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8남매 중 셋째, 넷째 자매사이인 이들은 통인시장에서 사는 것이 즐겁습니다. 많이 닮기도, 또 많이 다르기도 한 두 사람은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도 자신들의 고유한 삶의 색깔을 잘 가꿔가고 있습니다. 새벽마다 유쾌하게 배드민턴을 치고, 햇빛 한 점 들지 않는 실내에서도 꽃을 가꾸고, 홀로 언덕에 올라 하모니카를 부는 '여유 있는 일탈'로부터 이들의 삶이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를 발견합니다. '아름다움'이란 뭘까요? 특히 사람을 두고 얘기할 때 '아름답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어디에서건 성형광고를 맞닥뜨리게 된 세상은 '미'의 기준을 일방적으로 정해 받아들일 것을 강요합니다. '미'에 대한 편견에 아무런 저항 없이 따르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날수록 세상은 아름다워지는 것이 아니라 시시해집니다. 네 생김이나 내 생김이 크게 다르지 않고 내 생각이나 네 생각이나 별 다를 것 없는 사람들끼리 모여 사는 세상에 무슨 재미와 활기가 있을까요. 홍경순, 홍경자 씨는 세상의 관례, 편견, 고정관념 따위에 별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세상의 시선과 관계없이 자신들의 생각에 충실하게 살기 위해 애를 씁니다. 그래서 그들의 삶의 얘기는 유쾌, 상쾌, 통쾌합니다. 두 자매의 주변에 언제나 사람들이 모이는 까닭입니다. 자기 방식대로 사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삶의 모습입니다. ■ 정원철

Vol.20110930l | 꿈을 예술로! 오늘은 내가 쏜다!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