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숙展 / KIMHYOSOOK / 金孝淑 / sculpture   2011_0930 ▶ 2011_1013

김효숙_동그라미 2009-함께-1_테라코타_34×44×34cm_2009

초대일시 / 2011_0930_금요일_06:00pm

롯데갤러리 대전점 창작지원 3부展

관람시간 / 10:30am~08:00pm / 백화점 영업 시간과 동일

롯데갤러리 대전점 LOTTE GALLERY DAEJEON STORE 대전시 서구 괴정동 423-1번지 롯데백화점 8층 Tel. +82.42.601.2827~8 www.lotteshopping.com

『롯데갤러리의 2011 창작지원 3부』전은 자유롭고도 생명감 넘치는 인체와 얼굴의 형상화를 통해 '동그라미 미학'을 견지해온 조각가 김효숙의 개인전이다. 내가 작가와 만난 것은 햇수로 불과 1, 2년 남짓이지만, 작고 가느다란 체구와 차분하고 단아해 보이는 그 표정 이면에서 대상을 파악하는 날카롭고 예민한 감성과 그것을 자신의 조형언어로 재구성하는 조각가의 원숙한 힘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김효숙_동그라미 2005-꽃잎-36_테라코타_34×78×57cm_2005
김효숙_동그라미 2007-불꽃에 담긴 연_테라코타_68×73×32cm_2007
김효숙_동그라미 2011-성령-2_테라코타_45×24×24cm_2011

이번 전시는 작가가 여러 차례 개인전을 통해 깊이 천작해 왔던 '동그라미'라는 주제의 테라코타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고대 서양의 그리스나 로마로부터 신성과 온전함을 의미하였던 '동그라미', 즉 '원'은, 기독교에서는 그리스도, 나아가 완전한 인간을 의미하기도 하였다. 원은 하나의 점이 확장된 것으로서 나눌 수도 없고 시작도 끝도 없는 완전함을 상징하는 개념으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가장 완벽한 형태로서 아름다움과 영원을 상징하였던 원은, 태양과 달, 그리고 우주의 상징이며 완벽한 신성을 뜻하는 종교적 의미, 나아가 가장 충만하고 아름다운 형태이자 미의 속성으로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의 구분 없이 인간의 의식 깊은 곳에 미의 원형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 한편, 테라코타의 재료인 흙은 여성성을 상징하는 대지의 육(肉)이다. 선사시대 예술에서부터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지모신관(地母神觀)에서 보여지듯, 흙은 모든 사물의 모태이며 생명의 근원인 것이다. 그리하여 흙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에게 생명의 탄생과 소생의 상징이 되고 있을 뿐 아니라, 고향이나 조국을 떠올리는 수호신과 같은 대상으로 신성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향을 떠난 방랑객에게 흙이 아늑하고 안전한 어머니의 품을 상징하는 대상인 것처럼. ● 그러한 점에서, 작가의 예술세계를 대변하는 '동그라미'의 미학과 그것을 구체화하는 질료로서 흙을 사용한 작가의 작품들은, '조화롭고 아름다우며 자유롭고 따뜻한'세상에 대한 작가의 염원이 형상화된 것이라 하겠다. 흙으로 빚어낸 얼굴과 꽃잎들은 기하학적으로 환원된, 혹은 전통적인 조각의 매스나 볼륨으로서의 '둥긂'이 아니라, 공간을 채우며 흘러 적시는 곡선이자, 자유롭고 활기 넘치는 생명력의 상징이며, 또한 원만하고 조화와 평화로 넘치는 이상향을 조각으로 구체화하는 작가의 오랜 여정의 결실인 것이다.

김효숙_동그라미 2011-고난 상-1_테라코타_36×22×20cm_2011
김효숙_동그라미 2007-물고기_테라코타_42×59×18cm_2011
김효숙_동그라미 2010-십자가-3_테라코타_14×6×3cm_2010

따라서, 동그라미를 주제로 한 작가의 작품들은 사랑과 용서, 아름다움과 조화로움을 내포하는 여성성의 상징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여성성은 젠더(gender)로서의 그것을 넘어선, 모든 것을 받아들여 싹 틔우고 돌보는 어머니로서의 여성성, 포용하고 감싸며 상처나 아픔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모성으로서의 여성성이다. 풍요의 상징인 대지로서의 모성이며, 갈등과 부조리, 부조화를 잠재우고 상생과 화합을 생성하는 모태인 것이다. 그렇기에 그것은 작가가 그간 수 차례의 개인전을 통해 표현해온 종교적 신념이나 가치관과도 연결되고 있다 할 것이다. ● 섬세하고 원숙한 시각과 손길로 한 덩어리 흙에 원만한 세계와 인간의 형상을 지닌 생명체로서의 숨을 불어 넣고 있는 조각가 김효숙은, 자신의 작품으로 예술이란 것이 세계, 혹은 여성성, 신체 등의 문제에 관하여 굳이 거창한 논의를 하지 않더라도, 그 이치와 원리를 직접적으로 느끼고 바라보게 하는 창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따뜻하고 붉은 불꽃으로 승화된 조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작가의 염원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 해 본다. ■ 손소정

Vol.20110930e | 김효숙展 / KIMHYOSOOK / 金孝淑 / sculpture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