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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930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수요일 휴관
씨드 갤러리 SEED GALLERY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교동 9번지 아주디자인타워 1층 Tel. +82.31.247.3317 blog.daum.net/gallerymine cafe.daum.net/seedgallery
과거의 막연한 상상이 현실이 된 지금, 진화의 진화를 거듭한 디지털 세상이 화려하게 웃고 있다. 그러나, 이 디지털 문명의 편의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우리의 지성은 오히려 점점 더 후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혹은 문명의 주체인 우리가 역으로 지배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과 함께 때로는 상실감과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현실의 이면을 인지한 나의 심장이 이 지능 높은 현대 문명 속에서 점점 소외감을 느끼고, 한 걸음씩 뒤로 물러서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지금의 현대 문명 이전의 세상은 어떠했던가, 조금은 거칠 수도 있지만 푸르른 자연과 함께 했던 시간, 지금보다 훨씬 더 꾸밈없고 거짓 없는 세상, 그 때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지난 옛 시간에 대한 그리움과 현재를 벗어나고픔에 고개를 들어 저 멀리 하늘을 바라다 본다. 문명의 짐을 내려놓고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과 하나되어 저 멀리, 저 너머로 가고만 싶다.
그리움에 젖어 뒤돌아본 과거의 시간 속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자연물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뜨거운 태양을 견디며, 차디찬 눈서리를 맞으며, 가지가 꺾일 듯한 비바람에도 꿋꿋이 버티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 한 그루이다. 푸른 잎이 변하고 말라 비틀어져 낙엽이 되어도 여전히 굳건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 높고 푸른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뻗고 있는 나무, 나는 그 나무의 모습을 재현한다.
전통적인 회화기법이 아닌 현대 문명의 대표적 산물 중 하나인 디지털기기를 이용하여 작업하는 나 또한 지극히 유혹적인 문명의 이기에 매우 깊이 중독되어 있음이 분명하다. 그 곳에 빠져 있기에 헤어나오려 하나, 다시 그 곳을 맴돌고 있는 나 자신 또한 땅 속 깊이 뿌리를 내린 채 저 너머를 향해 두 팔을 뻗어 몸부림치는 또 하나의 나무이리라. ■ 이소
Vol.20110929g | 이소展 / LEESO / 李素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