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NANJI ART SHOW IX

(난)지 ● 항공대 학생들의 훈련용 비행기는 거의 매일 수 십 번씩 난지도 위에서 굉음을 내며 거대한 원을 그린다. 틈틈이 군용헬기도 제 역할이라는 듯 하루에 몇 번씩 더 요란한 굉음을 내며 난지도의 하늘을 가른다. 때를 맞춰 위를 바라보면 비행기의 아래 면에는 각각의 기종이나 번호를 의미하는 듯한 글자가 너무도 뚜렷하다. 비행기가 낮게 나는 건지, 아니면 난지도가 높은 건지. ● 예전에 악취를 풍기던 난지도는 이젠 없다. 그렇다. 그들은 냄새와 함께 이제 땅 속 깊이 묻혔다. 그러나 묻힌 것은 냄새와 쓰레기뿐이었을까? 안정화 사업이라는 이름 아래 쓰레기는 수 많은 가스 포집공을 통해 가스로 환원되고 그 지역 일대에 에너지를 공급하기라도 하지만, 쓰레기와 함께 묻혀 버린, 그리고 이미 곱게 잔디로 포장 되어버린 주목 받지 못한 역사와 이야기들은 어떻게 환원 되어야 할까? 그렇다고 해서 굳이 어렵게 공들여 덮은 잔디와 흙을 파헤치고, 다시 쓰레기를 뒤집어 내어 역사가 미처 간과해 버린 이야기들에 주목하고자 하기에는 썩은 냄새가 너무 지독할 것이다.

이원호_(난)지_단채널 비디오_00:08:41_2011

이원호_wouldn't it be better to use the line like this?_단채널 비디오, 노끈, 핀_2011

2011년 여름 난지도는 달뜬 행락객들과 캠핑장 여기저기서 피워내는 연기, 고기냄새로 자욱했다, 하지만 이미 오랜 전부터 옷에 깊이 배인 케케한 냄새처럼 떨쳐버릴 수 없는 불안감 또한 여전히 난지도의 공간 저 아래 깊숙이 존재한다. 캠핑장의 연기 너머로 지속적으로 지나가는 비행기들의 교차장면은 묘한 감정을 유발한다. 마음 한 구석에 자리한 떨쳐버릴 수 없는 이 찝찝함은 난지도 바깥 세상이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금 난지도 위에서는 모든 것이 과거뿐만 아니라 현실까지 교묘하게 은폐하며, 기꺼이 망각의 공간을 제공하려 하지만, 저 밑 어둠 속에서 풍기는 악취에 대한 낡은 의구심 또한 지속적으로 동반한다. ■ 이원호

유비호_twin peaks_신문아카이브(1977~1992, 270여 신문기사)_2011

유비호_88_a partition wall(plywood, lumber), sound(speaker, amp, CD player)_2011

유비호_tristar_패널에 아크릴채색_60×80cm×3_2011

유비호_Twin Peaks_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난지갤러리_2011

Twin Peaks * Twin Peaks의 세팅된 일상성과 내재된 위협요소. * 근대 설계자의 공간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모색과 처절한 싸움. * 78-93년의 시간의 레이어에서 발견되는 반복패턴과 숨겨진 변수를 상상함. * 근대 과거의 익숙한 기호와 모호한 감각의 중첩을 통한 유연한 식역적 상황전개. * 여전히 지속적인 근대 설계자의 구조와 원리가 만들어내는 가역적 힘이 개인에게 다가오는 무력감과 멜랑꼴리. * 과거를 통해 가까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현재의 준비. ■ 유비호

서울시립미술관의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 5기 입주작가 기획전시 『2011 NANJI ART SHOW』를 개최합니다. 전시는 현재 입주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에 의해 기획되었으며, 입주기간이 끝나는 10월말까지 10회에 걸쳐 지속적으로 진행됩니다. ■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5기입주작가 오픈스튜디오 안내 기간 : 2011. 10. 21(금) ~ 10.23(일) 14:00 ~ 19:00 개막식 : 2011. 10. 21(금) 17:00 *개막당일 셔틀버스 운행(마포구청역 2번출구 앞)

Vol.20110929e | 2011 NANJI ART SHOW IX-난지 또는 난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