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영展 / YUNJINYOUNG / 尹珍英 / painting   2011_0928 ▶ 2011_1003

윤진영_Landscap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세리그래프_85×85cm_2011

초대일시 / 2011_0928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5층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이상한 풍경- 여행 die Reise ● 옥수수 밭을 약탈하러 가기 전에 흰벼슬앵무새들은 먼저 정찰대를 보내 들판 근처에서 제일 높은 나무를 차지한다고 한다. 다른 정찰병들은 들판과 숲 사이의 중간에 있는 나무에 올라 앉아 신호를 전달한다. '괜찮다'라는 신호가 들어오면 수십 마리의 흰벼슬앵무새들이 큰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공중으로 비행을 한 후에 들판에서 가장 가까운 나무를 향해 날아간다. 그리고 한참동안 주변을 세밀히 관찰하고 나서야 전면적인 진격의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그제야 무리 전체가 동시에 출발해서 순식간에 들판을 약탈한다. 이들은 어마어마한 개체 수에 집단 행동이라는 진화의 산물을 이용해 이동과 약탈을 매우 전략적이고 유효하게 진행해 나간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먹이 활동을 위한 수단으로 이동이라는 여행의 방법을 이미 수억만 년 전부터 터득해 왔다. 생태학적 측면에서 보면 지극히 원초적인 먹이 활동인 이들의 이동은 인간들의 「여행」과 구별되어 진다. 초기 인류의 다양한 진화를 도운 결정적인 이유도 동물들의 이동과 별반 다르지 않았으리라. ● 여행은 인간 고유의 진화 결과이다. 인류는 놀라울 정도로 독특한 진화의 과정을 겪었다. 내부의 원시적 가족 공동체에서 외부 혈통의 유입으로 씨족공동체가 위협 받을 즈음 지역적인 개념을 바탕으로 하는 촌락 공통체가 만들어 지기 시작하였다. 이로서 인간들의 생태학적 이동은 사실상 종말을 고하고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유형의 지식 이동이 태동하게 된다. 수억만 년 이라는 시간동안 인류는 지정학적인 이유로 이 지구라는 행성을 떠난 공간으로 이동한다는 것은 어느 전설이나 꿈으로 밖에 이야기 하지 못했었다. 코페르니쿠스에 와서야 겨우 어느 정도 가시적인 우주의 지도가 그려져 사고의 폭이 확대되어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현대 우주 과학은 최근 100여 년 동안 눈부신 발전을 하여 우주에 위성 몇 개를 띄우거나 일부 우주인들이 아주 불편한 옷을 입고 우주를 왕복하는 수준에서 머물러 있다. 인류가 그리도 떠받들던 우주의 행성들인 태양과 수많은 별들은 아직도 우리 가슴속에 여전히 꿈으로만 인식되는 대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윤진영_Landscap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세리그래프_85×85cm_2011
윤진영_Landscap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세리그래프_85×85cm_2011
윤진영_Landscap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세리그래프_85×85cm_2011

작가 윤진영은 이러한 세상에서 여행하는 꿈을 꾸는 작가이다. 「이상한 풍경」이라고 이름을 붙인 윤진영의 그림에는 놀랍게도 미확인 비행물체, 즉 UFO가 등장한다. 우리의 친근한 이름을 빌리자면 비행접시인 이 놀라운 물체는 수 만 년 전부터 기록에 등장하는데 그 실체를 증명할 만한 기체機體를 확보하였다는 믿을만한 이야기는 아직도 없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는 우주인을 비롯하여 여러 물증들이 있다고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나사는 그것들을 전혀 공개하고 있지 않다. 우주에는 몇 십 만개의 은하계가 존재한다고 한다. 현대 우주 물리학 이론에 의하면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우주로의 자유로운 여행은 이미 수 천 년 전부터 있어왔던 일상적인 일인지도 모른다. 우주 생태학적인 가상을 한번 하여보자. 지금이 우주 생명체들의 이동이 초기단계라고 가상한다면 상상도 하기 싫은 결과가 도출된다. 모든 우주인들이 이동하는 이유는 원시적 인류가 그러했듯이 먹이 확보와 안정된 주거 및 정착지 확보의 이유 말고는 없다. ● 하지만 윤진영은 이 단계를 그 이후인 정착 후 안정된 시기로 설정한 듯 보인다. 그녀가 우주 여행의 수단으로 등장시킨 이동수단은 전혀 위협적이거나 생명체가 살고 있는 행성을 공격하여 수많은 먹이를 채집해오는 영화『브이V』에서나오는 거대한 비행물체가 아니라 거의 개인내지는 가족들 정도의 인원이 탑승할 만한 자가용 비행선이다.

윤진영_Landscap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세리그래프_21×21cm_2011
윤진영_Landscap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45.5×336.3cm_2010

윤진영이 [여행], [우주]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독일 유학을 마치고 카셀에서 연 개인전에서 부터다. 『변화하는 꿈』이라 명명된 개인전에서 윤진영은, 우주의 질서 속에서 자연의 순환과 더불어 시간성을 느끼고 자연의 변화를 시각적, 정신적 경험을 통해 사유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렸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우주'는 윤진영에게 있어서 다소 막연하기는 하지만 사유의 방향이 우주로 진행되리라는 단초를 얻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전시에서 윤진영은 일상의 풍경들을 보여주며 역설적이게도 무의식의 상상세계를 접목시킴으로서 무한한 우주의 심연을 연상시키는 작업을 보여주었다. ● 2007년 정 갤러리 선정 작가 전에 출품한 윤진영의 작품들은 일견 우주로의 여행을 이제 막 시작한 듯 경쾌한 이미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View Finder of YAP』라는 전시로 여기에서 윤진영은 모자이크처럼 화려한 이미지 위를 여행하는 열기구를 묘사하고 있는데, 다소 중력의 영향을 고려한 여행으로 보여 진다. 다소 구성적인 선들과 색채로 화면을 구성함으로써 경쾌하고 밝은 느낌을 만들어 바람에 가볍게 떠있는 열기구의 여행을 돕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열기구는 중력이 작용하며, 대기를 가지고 있는 행성에서만 이동 가능한 교통수단이다. 윤진영은 아직까지 지구라는 영역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녀의 여행이 우주로 향하리라는 증거는 이 전시에서도 나타나는데 그녀의 다소 구성적인 구조 안에 들어 있는 색채의 배열은 우주 물리학에서 이야기하는 혼돈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 이번 개인전 『이상한 풍경- 여행』은 윤진영의 여행이 드디어 우주로 향했음을 의미한다. 그림에는 지구상에 없는 새로운 지도가 등장하는데. 작가의 긴 여정을 돕기에는 다소 난해한 지도로 보여 진다. 이 부분이 작가가 이야기하는 이상한 부분인데, 여러 지도를 합친 듯한 지도는 우주에서의 여행이 순탄치 않으리라는 복선으로 읽혀진다. 이 지도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암호와 표식들로 가득 한데 지도는 사뭇 호수와 들판, 사막 등 척박하고 낯선 행성의 대지를 암시하고 있다. 지난 전시에서 화려한 색채의 구조는 이번전시에서 낯선 지도로 대체되어 나타나는데 여행이 구체화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도위에는 예전의 작업에서 나타났던 열기구가 아직도 등장을 한다. 또한 피라밋 등 지구인들의 건축물을 배치함으로서 화면의 긴장감과 동시에 우주와 지구를 연결하는 고리로서 기능하게 만들고 있다. 「time machine」이란 작품은 거대한 열기구가 마치 노아의 방주를 싣고 블랙홀로 빨려들고 있는 듯한 영화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착각이 들게 하는 작품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공상 과학소설 『파피용』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으로 윤진영의 그림에 등장하는 교통수단으로는 제일 거대해 보인다. 작가도 언젠가는 노아의 방주를 우주로 이륙시켜야 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 또한 다른 그림들에는 위에서 언급했던 거대한 피라밋이 묘사되어 나타나는데 그 옆으로 비행하는 비행선이 보이고 있다. 다소 공격적인 자태로 지구에 나타난 듯 보이는 이 그림에서는 윤진영의 서정적 우주여행과 아주 대조적으로 보인다. 과연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단순히 우주에서는 비어있는 곳에서 비어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물질의 위치이동에 불과한 현상일수도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정말 집단적인 우주 약탈이 시작 된 것일까?

윤진영_Landscap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3×65.5cm_2010

작가는 자신을 우주에서 표류하는 우주미아로 표현하고 있다. 표류하는 우주로의 여행은 자유의 여행이고, 비현실적이며 꿈과 낭만이 있는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정서를 내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작가에게 우주는 마음의 고향이며 돌아가고픈 어머니의 자궁과도 같은 장소이다. 척박한 우주를 살아내야 하는 고단한 인류의 희망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절실한 그림으로 읽혀진다. 이제 우주는 경쟁과 약탈, 두려움을 잉태하는 그런 공간이 아닌 자유롭게 상생하는 생명체들을 위한 공간으로서 기능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윤진영의 그림에 보인다. 이제는 찰스 다윈의 적자생존과 생명경쟁의 인류 생태학적 진화가 인간들에게 준 충격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진화의 변이를 보여 주기를 간절히 소원해야 하는 시대를 맞이해야 하지 않을까? 윤진영은 당장이라도 떠날 수 있는 여행을 꿈꾸는 여행가다. 열기구에 약간의 빵과 음료만 실으면 당장이라도 이륙하여 고요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는 꿈을 꾼다. 열기구는 바람의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바람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이동한다고 한다. 그 고요한 곳에서 새로운 모험과 여행지를 꿈꾸며 누워 파란 하늘을 보고 있는 작가의 모습을 그려 본다. ■ 이종호

Vol.20110928i | 윤진영展 / YUNJINYOUNG / 尹珍英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