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택상_서지연_이인현 최상철_천경우 김미란_이진영_유지숙_김승연_유승덕
후원 / 경기대학교 미술경영학과 기획 / 전시기획팀(나혜원_김미환_김민지_김지수_박소영_신지현_양소영_윤수정_허혜린_황지아)
관람시간 / 09:00am~05:00pm / 토요일_09:00am~03:00pm
경기대학교 호연갤러리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산 94-6번지 Tel. +82.31.249.9906 web.kyonggi.ac.kr/artndesign
현존하는 모든 것은 시간아래 존재한다. 시간이 없었다면 역사도 없었을 것이고, 우리의 삶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예술가들은 시간을 어떤 사건들 사이의 간격과 그 지속 기간에 대한 양으로 생각해왔다. 또한 어떤 특정한 사건이나 인물을 기록하는 작업을 통해 시간에 대한 이해를 해왔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흐르는 시간을 그림으로 담아내고 싶어 했다. 이러한 열망은 그림 속에 시간을 담는 것을 시도하는데 이르렀고 그 결과 '인상주의'가 등장하였다. 모네로 대표되는 인상주의는 빛과 함께 시시각각으로 움직이는 색채의 변화 속에서 자연을 묘사하고, 색채나 색조의 순간적 효과를 이용하여 눈에 보이는 세계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기록하려 하였다. 그러나 인상주의 작품들은 다소 표면적이라는 한계점에 부딪쳤다. 시간의 흐름을 단지 색채, 질감 등의 기법을 통해 묘사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상주의는 미술 작품 속에 시간의 흐름을 담아내고자 시도한 첫번째 미술 사조였고, 이후 현대미술에서는 사진과 비디오작업 등을 통해 순간성을 담아내는 등 시간성을 다루는 작업이 본격 시작되었다. ● 이번 전시에서 핵심으로 담아내고자 하는 것은 동시대 미술계에서 존재하는 '시간의 흐름' 이라는 개념이다. 시간이 아닌 시간의 흐름이라 명명한 이유는, 시간을 다루는 작품이 아닌, 작품 내에 시간의 흐름과 과정이 응축되어있는 것들을 선별하였기 때문이다. 오늘날 많은 작가들은 형체가 없는 시간의 흐름을 물질화 시키는 작업을 한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방법으로 시간을 가시화시키지는 않는다. 작가 개인마다 조금씩 다른 시간의 기호를 표현하여 각자의 '시간의 흐름'을 작품에 표현한다. ● Part 1. 응축, Part 2. 포착, Part 3. 과정 이라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 기획된 본 전시는 시간의 흐름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결국 인상주의 이후 대두된 시간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작업 속에 담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삶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시간성을 다시금 되새겨 보는 기회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
■ Part 1. 시간의 응축 김택상 ● 발효란 음식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김택상의 그림은 일명 '발효그림'으로 통한다. 작가의 개입은 최소화한 채 자연이 스스로 만들어낸 그림, 물감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캔버스에 얹히고 스미며 만들어지는 자연스러운 번짐이 바로 그것이다. 작가의 작업 과정에서 '시간'은 하나의 필연적 소스(Sauce)로 사용된다. 캔버스를 물감에 장시간 담갔다가 표면에 색이 살짝 침착하는 순간 꺼내어 말리고 다시 담그길 반복한다. 이 지난한 과정 속에서 2차원 평면은 깊이감을 갖추게 된다. "맑고 투명한 색들이 오랜 시간 동안 서로 스미고 쌓여서 이루어진 그의 회화는 물이 화면 속에 젖어들고 건조되는 과정의 반복을 통해 미묘한 빛깔의 '결'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의 회화는 삶(존재)의 '덧없음'과 아름다움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포착하여 담담히 보여주고 있다."_작가노트中 자연의 숨(담그는 행위)과 시간의 결(말리는 행위)이 조화를 이룸으로써 비로소 작업은 완성된다. 우리는 김택상의 작품을 통해 자연 속에서 배어나온 시간의 지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서지연 ● 소리는 실현되는 순간 과거가 된다. 시간 또한 그러할 것이다. 서지연은 카메라라는 매체를 통해 고정된 실체가 없는, 생성과 동시에 소멸되어버리는 시간의 흐름을 담아내고자 하였다. "사진 속 음악가들의 행위와 소리들은 모두 과거의 시간 속에 존재한다. 그들의 연주를 듣고 있는 순간이나 그들의 연주가 힘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은 현재겠지만 이미지에 담겨진 모습들은 이미 존재했던 시간들이다. 나는 그 시간에서 벗어나 대상의 존재를 층층이 쌓인 시간의 힘을 빌려 보여주고자 하였다. 그리고 그 층층이 사진 속에 쌓여진 시간은 그것만으로도 신비함을 갖춘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_작가노트中 음악가가 연주를 하는 동안 작가는 그 시간을 담아낸다. 그리고 연주가 끝나는 순간 작가의 작품도 완성이 된다. 음악을 연주하고 그것을 기록하는 행위를 통해 음악가와 작가는 단순히 찍고 찍히는 관계를 넘어 예술적 교감을 나눈다. 그리고 반복되는 행위 속에서 얻게 되는 우연적 산물의 종적을 기록함으로써 작가는 음악가와 교감했던 그 시간을 관객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이인현 ● 회화의 본질은 2차원 평면이다. 그러나 회화에는 늘 3차원이 되고자 하는 욕망이 상주한다. 이인현은 이러한 회화 속에서의 깊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오직 붓질을 통해 색 표현을 한다. 여기에 시간과 중력이라는 재료가 더해질 뿐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번져가는 색을 보고 있노라면 흡사 물아일체의 실현을 보고 있는 듯하다. 캔버스의 정면에 얹혀진 물감은 시간의 흐름에 맞물려 옆구리로 번져감으로써 회화에 깊이감을 부여한다. 이 순간 정면성 우위의 시각은 옆면으로 전환된다. 정면에만 주목하는 평면회화가 아닌 옆면도 동등한 위치를 점하는 입체회화가 되는 것이다. 자연(옆면)과 인위(정면)가 균형을 이루며 번져가는 이인현의 작업은, 평면적 본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회화의 욕망이 축척되어 나타난 흔적의 응집체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최상철 ● 인간과 자연의 결합을 재현해 내듯 최상철의 무수히 많은 선들은 그 자취를 드러내고 있다. 어지럽게 엉켜있는 선들, 이 무수한 자취들은 캔버스 안에서의 움직임이 고스란히 기록되고 얹어지는 것이다. 이 움직임이 반복될수록, 시간이 길어지고 선들이 켜켜이 쌓여나갈수록 캔버스는 복잡하고 어지러워진다. 이는 무위로부터 비롯된 시간의 형상이라 할 수 있다. 자연의 힘에 따라 굴러가고 자취를 남기는 돌이 만들어내는 것이니 말이다. 돌은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견고해져서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돌은 영원성이 내재되어있는 소재라 할 수 있다. 영원성을 갈망하며 시간을 기록해 나가는 작업, 이를 통해 우리는 비가시적으로 흐르고 있는 시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천경우 ● 작가의 작품은 장시간 노출의 결과물로 얻어진 시간의 축척물이다. 대상은 가만히 앉아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하지만 순간을 캡처하는 일반적 사진과 다르게 천경우는 대상의 미세한 움직임마저도 놓치지 않고 있다. 사람들에게 있어서 과거가 되어버린 시간은 모호하게 기억된다. 그리고 그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희미해진다. 작가의 작품 역시 디테일을 찾기는 어렵다. 어렴풋한 형상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기록되어 있을 뿐이다. 그의 사진에서는 흐르는 시간이 고스란히 기록되어있지만 모호하게 시각화된다는 점에서 우리네 기억과 유사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Part 2. 시간의 포착 김미란 ● 우리가 일반적으로 느끼는 시간은 물질적인 시간이다. 하지만 작가는 감정적인 시간을 작품에 담아낸다. 마블링 기법을 이용해 파리 유학 시절 환경에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하고 표류하던 자신의 감정과 시간을 얇은 PVC위에 담아냈다. 그리고 마블링 된 얇은 띠를 암모나이트 형상으로 조합하고 있다. 마블링되어 그 순간 감정의 시간을 담고 있는 표면이 과거의 시간을 담고 있는 암모나이트 화석으로 결합되어 정형화 되지 않는 비공식적인 공간이나 순간의 재현을 나타내고자 한다. "물결과 함께 떠다니다가 표면에 안착되기까지 수없는 반복과 겹겹이 쌓여가는 흔적은 지나온 시간의 사건과 이야기들을 기억하는, 내 안에 새겨진 감정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러한 몸 안의 '결이 반복도니 행위의 결과인 마블의 '효과로 나타나고 그것은 나의 시간의 흔적으로 남는다."_작가노트中
이진영 ● 사진은 흐르는 시간의 찰나를 포착하는 예술이다. 작가는 천천히 움직이는 셔터의 느림을 이용하여 자신이 선택한 시간 안에서 벌어지는 '우연'을 '포착'하고 있다. 또한 작품을 일반적인 방법으로 현상하지 않고 암브로 타입(Ambrotype)을 이용하여 현상한 작품에서는 물의 질료적 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젖은 점액질이 마르면서 비로소 투명해지는 콜로디온이라는 화학물의 성질도 작업의 모티브가 되고 있다. "사진이란 매체가 가지고 있는 속성 중 시간의 흐름과 맞물려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촬영도구 자체에 의해 생성되어지는 징후나 증상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한다. (....) 이러한 아날로그의 기술적 한계와 번거로움에서 나온 작업의 프로세스는 장 노출과 현상 등을 거치는 동안 우연과 필연으로 만들어진 미세한 긁힘이나 자국, 먼지가지 내 작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요소이자 창작의 근원이 된다."_작가노트中
유지숙 ● 작가는 일어나자마자 사진을 찍으면서 하염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비디오와는 다르게 시간의 단면만을 기록한다. 하지만 마치 영화필름처럼 단면을 모아 연속성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연속성이 있다할지라도 시간은 일반적으로 느낄 수 있는 일상의 시간과 다르게 한 부분만을 포착하여 압축하고 있다. "「10 Years self-portrait」는 1999년 7월 1일에 시작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사진 한 장을 10년 동안 찍는 것이다. 하루는 길기도 하고 짧게도 느껴지는 시간의 연속성이다. 하루는 단절된 시간의 포착으로 시작한다."_작가노트中
■ Part 3. 시간의 과정 김승연 ● 작가는 사람들이 배제되고 대부분이 자동화된 현대사회에서 수동성을 강조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작가가 직접 매일 뜨개질을 하며 하루치의 분량마다 날짜가 표시되어 있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숙련되어가는 실력을 볼 수 있다.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비디오를 통하여 보여주고 또한 결과물을 같이 설치하여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완성되어가는 작품과 숙련되어지는 인간의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다. "대학교시절부터 시작되어 진행되어 온 작품들은 주로 우리주변에 존재하지만 감사함을 잊고 지냈던 것, 혹은 무심히 지나친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갖기 위한 일련의 행위 속에서 나타난 작업들이었으며, 그것은 자연, 시간의 흐름, 그리고 문화에 관한 것이었다."_작가노트中
유승덕 ● 작품은 관찰을 통해서 자연물이 변화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하지만 작가가 직접 작품 안으로 뛰어들지 않는다. 단지 관찰대상물을 설정하여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차 변화해가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10개의 구덩이를 파고 일주일에 한번씩 30주 동안 관찰, 기록한 작품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대상물이 차이를 보여준다. 짧은 시간이 흘렀을 때는 사진에서 미세한 차이밖에 느낄 수 없다. 하지만 긴 시간이 흐른 사진에서는 처음보다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관찰 할 수 있다. ■ 미술경영학과 전시 기획팀
Vol.20110926k | Deep Talk about Tick Tock-2011 경기대학교 미술경영학과 3학년 기획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