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특정 퍼포먼스 「영혼매춘」

「헤테로토피아」와 「욕망로」에 이은 서현석의 세 번째 장소특정 퍼포먼스 「영혼매춘」 ● 시인은 자신이 되기도 하고 그 누구도 될 수 있는 고유한 특권을 즐긴다. 육체를 찾아 방황하는 유령처럼, 그는 누가 되었든 간에 그가 선택하는 자아에 탐닉하며 드나든다. 그에게 있어서 모든 것은 공허할 뿐이다. 그는 그가 조우하는 모든 직업이나 기쁨과 슬픔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인다. 타인에게 시와 순정을 바치는 이 영혼의 신성한 매춘의 형언할 수 없는 희열에 비한다면, '사랑'이란 것은 지극히 사소하고 조잡하며 나약한 것일 뿐이다. (샤를 보들레르)

당신은 누군가의 자아를 아주 살며시 탐닉한다. 아니 누군가가 당신의 삶속으로 들어와 있다. 아주 얄팍하게. 나에 관한, 혹은 그 누군가에 관한, 가장 피상적이고 작위적인 사실들은 스파이처럼 진중한 경계들을 훼손한다. 나와 타인의 경계. 내부와 외부의 경계. 진실과 허구의 경계. 그 손상은 영화처럼 달콤하다. 영화처럼 허허하다. ● 장소특정 퍼포먼스 「영혼매춘」은 영등포시장의 깊은 무위 상태에 관객의 심성을 투영한다. 가장 식상한 주변의 것들은 영혼을 비추는 권태로운 스크린이 된다. 감각은 차단되고 시간은 엇갈린다. 가짜 기억이 구토처럼 밀려온다. 이들 틈에서 비린내 나도록 차갑게 몰려오는 허구적 파장에 이름이 있다면, 그것은 '실재'이다. ■ 서현석

Vol.20110918a | 서현석展 / SEOHYUNSUK / 徐賢錫 / perform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