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F미술관 기획초대전Ⅱ

박자현_김성철展   2011_0917 ▶ 2011_1127 / 명절 연휴,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1_0917_토요일_05:00pm_야외 조각장

박자현展 『플리즈 릴리스 미』_제1전시장 김성철展 『나, 너_불편한 관계』_제2전시장

기획 / KAF미술관(킴스아트필드미술관)

오픈 부대행사 KAF다원매개예술프로그램 일시 / 2011_0917_토요일_05:00pm 제1부 / 가을의 소리_ocarina 연주 제2부 / 가을 찻자리

전시기간 중 프로그램 전시작품 감상 및 이해 일시 / 2011_1022_토요일_03:00pm 작가 / 김성철_박자현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 -「버릴 수 없는 것들」 기획 / KAF 교육프로그램 연구원 및 전시작가 일시 / 2011_0917 ▶ 2011_1127 대상 / 유아 ~ 성인 / 일반·개인 및 가족 / 단체(화~금, 사전예약) 장소 / KAF 교육장

관람시간 / 10:00am~05:00pm / 명절 연휴,월요일 휴관

KAF킴스아트필드 KIMS ART FIELD 부산 금정구 금성동 285번지 Tel. +82.51.517.6800 www.kafmuseum.org

김성철-주체의 결여 그리고 증상어지럽고 피곤한 감정들은 현대인의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대 사회의 삶의 속도가 급속하게 빨라지면서 그 변화의 템포를 따라가지 못 할 때가 많다. 그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현기증 나게 만들고, 무기력한 증세까지 보이게 한다. 그리고 머리가 복잡해지면서 깊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의 여유까지 빼앗아버리고 만다. 변화의 흐름을 놓쳐버린 인간은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우리가 사는 테두리라는 영역 안에서 타자와의 관계는 그만큼 중요하다. (작업노트) ● 김성철의 작업은 항상 자신으로부터 출발한다. 물론 확대해서 생각해 보면 어떤 작가의 작품이든 당연히 자신으로부터 출발 할 수밖에는 없다. 하지만 굳이 그의 작품에 대해 이 말을 사용하는 것은 작가가 지향하는 작품의 특징이 자신의 몸과 연관된 여러 "증상(symptom)"들에 주목하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그런 면에서 작가는 자신의 몸에 새겨진 징후들을 통해 세상을 번역한다.

김성철_가려움_혼합재료, 드로잉_3m 이내 가변설치_2011

예를 들어 흔하게 생길 수 있는 "가려움"이라는 증상을 작가는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자주 가려움을 느낀다. 작가는 무심하게 지나쳐 버릴 수 있는 이 증상에 대해 촉각을 곤두 세워 그 연원을 따져 묻기 시작한다. 누군가 나에 대해 욕을 하면 귀가 간지럽기도 하고 남을 미워하는 스트레스가 내 몸을 가렵게 만들기도 한다. 겨드랑이 털 사이에 나있는 종기들과 미세한 바이러스들이 나를 가렵게 만들기도 하고 공장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들은 그 증상을 증폭시킨다. 뿐 만 아니라 작가는 종종 현기증을 자주 느낀다고 한다. 태생적으로 내성적인 성격을 타고난 작가는 사람을 만나는 일에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곤 했었다. 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원활하지 못한 대인관계는 현기증을 유발한다. 「현기증」이라는 작품에는 인간의 뇌를 상징하는 화면위에 사람들 외에도 벌레나 세균 등 일상생활에서 작가에게 현기증을 일으키는 다양한 기제들이 모두 망라되어 있다. 「나-너 불편한 관계」라는 작품은 경쟁적이고 파괴적인 인간관계의 속성을 어렸을 적 놀이를 모티브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현대사회의 인간관계는 필연적으로 경쟁적인 관계일수밖에 없으며 이는 결국 스스로를 파괴하는 부메랑이다. 천정에 매달린 인간들은 소모를 기다리는 주체들이다. ● 인간은 몸으로 사유한다. 또한 무의식으로 사유한다. 아무런 연관관계가 없어 보이는 인간의 다양한 "증상"들 속에는 이성적인 사유의 역사보다 더 깊은 몸 혹은 무의식의 사유가 숨어있다. 당연히 이 증상들은 "결여"와 연관이 되어있다. 그리고 이 "결여"는 역설적으로 인간의 주체를 구성한다. 예를 들어 관계사고(ideas of reference)는 편집증(paranoia)의 증상이고 특정한 세균에 대한 감염은 인간에게 비정상적인 고열을 유발한다. 관계사고나 고열은 하나의 증상들로서 그 근원은 편집증과 세균감염이다. 이처럼 병리적 증상들은 비교적 그 연원이 구체적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많지만 심리적이고 개인적인 특별한 증상들은 생활의 불편함을 초래하지 않으면 무심하게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김성철_나-너 불편한 관계_테라코타에 아크릴채색, 세라믹_5m 이내 가변설치_2011

바로 이곳이 김성철의 시선이 머물고 있는 지점이다. 김성철은 자신의 심리적인 미묘한 여러 증상을 살핌으로써 자신을 이야기 하고자한다. 작가의 작품은 인간 주체라는 것이 흔히 말하는 상징계의 질서 속에 있는 자아(ego)라는 사회적 주체가 아니라 더 근원적이고 무의식적인 주체에 대한 탐구를 지향한다. 물론 그것은 어떤 뚜렷한 형식으로 존재하는 주체가 아니라 "결여의 주체" 이거나 혹은 "결여" 그 자체일수도 있지만... ● 김성철은 개인과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필연적으로 파생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상처"에 대해 일관되게 이야기하고 있는 젊은 작가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에서도 작가는 어김없이 자신의 상처를 거울삼아 세상을 이야기한다. 그의 이야기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작가로서의 힘들고 긴 여정을 감내할 충분한 내공을 가진 작가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박자현_나는 내인생이 마음에 들어_종이에 펜_40×25cm_2011

박자현-주체의 상실 그리고 상처전차속 사람들에게서 그녀는 매일 결코 보고 싶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본다. 차표를 가졌거나 안 가졌거나, 탓 거나 막 내리려는 사람들, 또는 자신이 온 곳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했고, 가려는 곳에서도 아무것도 기대할 것이 없는 그런 사람들의 잿빛 대열. 그들은 잘 차려 입은 멋쟁이들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대로 앉기도 전에 내려 버렸다. (작업노트 中 피아노 치는 여자(엘프리데 옐리네크 저) 인용 ● 박자현은 줄곧 자신이나 자신의 주변 인물들을 특유의 점묘로 형상화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시켜오고 있다. 작가의 인물들은 표정 없이 정면을 응시하거나 미소를 머금고 있는 작품도 있지만 그리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다. 심지어 어떤 액체를 뒤집어쓰고 있지만 그것에 저항하거나 화를 내거나 하는 감정의 기복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너무도 사실적으로 묘사된 비일상적인 상황들은 독특한 뉘앙스를 풍기며 해석의 진폭을 폭넓게 만들어 내는데 성공하고 있다. ● 박자현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인용구에서도 드러나듯 "가려는 곳에서도 아무것도 기대 할 것이 없는 그런 사람들의 잿빛 대열"처럼 느껴진다. 공교롭게도 회색 모노톤의 화면과 이 인용구는 묘하게 일치하는 지점이 있다. 그래서 아주 평범한 이 소설의 인용구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는 작가의 진술이 진심으로 와 닿는다. 박자현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세속"의 감정들을 결코 드러내지 않는다. 이는 "가려는 곳에서도 아무것도 기대할 것"이 없음을 태생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욕망"이나 "판타지"가 없는 사람들의 표정, 난 박자현의 작품에서 그런 사람들의 표정을 읽게 된다.

박자현_나는 내인생이 마음에 들어_종이에 펜_77×35cm_2011

박자현의 작품은 분명 일상적인 순간을 묘사하는 것 같지만 그의 작품에서 품어져 나오는 뉘앙스는 전혀 일상적이지 않다. 내 인생이 맘에 든다는 인물들에서 슬픔이 느껴지고 우유와 같은 액체를 뒤집어쓰고 있는 여인은 무기력하기 그지없다.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피부병이나 액체 혹은 초점 없는 눈과 표정 없는 얼굴들은 모두 인간의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 혹은 정신적 "상처"들를 드러내는 기제들이다. 분명 탄탄한 묘사력으로 사실적인 실재감을 극대화하고 있지만 이들 인물들은 마치 유령처럼 느껴진다. 현실의 어느 곳에 존재하는 구체적인 사람이 아니라 심리적 공간을 유영하는 익명의 존재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박자현은 수없이 점을 찍어 나가면서 형태를 구축해나가는 독특한 작업방식을 구사하고 있다. 10만 번 이상의 점-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으로 이루어진 작가의 작업은 인간의 몸을 모래처럼 금방이라도 사라져 버릴 것 같은 독특한 질감으로 구축한다. 개인의 상처와 여기에서 비롯된 사회적 상처를 동시에 함의하는 작가의 작업은 "상실"된 주체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비정규직 노동자", "일상인", "나는 내 인생이 맘에 들어" 등과 같은 제목들은 작가의 작품과 뚜렷한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무의식의 영역에 가까운 개인적인 상처와 인간의 관계에서 파생되는 사회적 상처는 서로 다른 영역이다. 박자현의 작품이 가지는 커다란 미덕은 이 두 영역이 놀랍게 결합되면서 풍부한 알레고리를 형성하고 있다는 데 있다. ● 박자현의 작품은 내밀하면서도 섬세한 어법으로 문학적이고 정서적인 충격을 준다. 작가의 작업은 인간의 얼굴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반추하고 있으며 삶과 욕망의 주체가 되지 못하는 혹은 될 수 없는 인간 존재의 한계를 표현하고 있다. 한국 미술계에서 박자현의 존재는 매우 이채롭다. 그녀의 독특함이 "이색"적인 것을 넘어 더 큰 공감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 이영준

Vol.20110917h | KAF미술관 기획초대전Ⅱ-박자현_김성철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