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최가영 인스타그램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1_0914_수요일_06:00pm
후원 /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형연구소
관람시간 / 09:00am~06:00pm
서울대학교 우석홀 WOOSUK HALL 서울 관악구 신림동 산 56-1번지 서울대학교 종합교육연구단지(220동) B1 Tel. +82.(0)2.880.7480
"멜랑콜리는 실로 두려운 선물이다. 그것이야말로 멀리서 바라본 삶의 진실이 아닐까" (조지 G. 바이런(영국의 낭만파 시인. 1788-1824))
쉽사리 가늠해 보기 힘든 세월 동안 셀 수 없는 계절들을 거치고 만남과 이별들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을 기암괴석들과 동굴들을 본다. 이리저리 뒤틀리고 구멍이 난 이들은 깊은 고독 속에 헤아릴 수 없는 시간들을 품고 단단하게 침묵하고 있다. 이 안쓰러운 이미지들을 사람들은 아름답다고 말하고 이들을 감상한다. 그리고 이러한 점에서 이들은 나를 비롯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들에게서 발견하게 한다. 각자의 상처를 안고서 공감해주지 못하는 시간들을 견뎌내며 묵묵히 살아가는 모습이 투영되어 보인다. 따라서 나에게 기암괴석과 동굴의 이미지는 곁에 두고 감상하고픈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고 그 안타까운 대견함을 위로해주고 싶은 감정을 들게 한다. 나에게 위안을 주는 이미지인 물을 그들과 함께 그려내는 작업을 통해 슬프고 우울하지만 동시에 아름답고 빛나는 감정, 멜랑꼴리에 대해 생각하고 표현해보고 싶었다.
나에게 멜랑꼴리란 내가 세상으로부터 홀로됨을 느끼는 감정이지만 동시에 세상 모두가 가지고 있는 감정이기도 하다. 우리는 같은 이 감정을 가지고 있음에도 서로 공감하여 상쇄시키거나 보듬을 수 없다. 따라서 모두가 함께 느끼는 혼자만의 감정이다.
동시에 나에게 멜랑꼴리란 가장 독립적인 감정이며 끝까지 남아있을 감정이다. 혼자에 힘을 주는 감정이며 혼자 있게 하고, 혼자 있을 수 있게 하는 감정이다. 진실로 독립적인 자아로써 빛이 날 수 있게 해주는 감정이다. ● 또한 나에게 멜랑꼴리는 나 자신이 광활한 우주 속에 속해있다는 것을 실감할 때에 찾아오는 감정이다. 우주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느낄 때 비로소 절대적으로 단일한 존재로서의 나를 깨닫게 되고 동시에 이렇게 온전히 혼자만의 나에게 집중하였을 때 우주의 거대함과 숭고한 아름다움을 마음으로부터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멜랑꼴리는 혼자임을 느끼는 고독감 속에서 우주와 합일되는 느낌을 가지게 하는 아이러니한 감정이다. ■ 최가영
Vol.20110915f | 최가영展 / CHOIGAYOUNG / 崔嘉英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