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ice of the Bamboo

김대수展 / KIMDAESOO / 金大洙 / photography   2011_0915 ▶ 2011_1003

김대수_general guan.bmb2010191_젤라틴 실버 프린트_120×220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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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진행 / 김신애_이수빈

관람시간 / 10:30am~08:00pm

인천신세계갤러리 INCHEON SHINSEGAE GALLERY 인천시 남구 관교동 15번지 신세계백화점 5층 Tel. +82.32.430.1158 department.shinsegae.com

Voice of the Bamboo-김대수 사진展 ● 이번 전시 『Voice of the Bamboo』는 그 제목에서 명시되었듯이 대나무소리, 대나무로 대변되는 선비문화, 혹은 선비의 소리를 일컫는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청초하고 시원한 대나무 사진들이 펼쳐져 마치 대나무 숲길을 산책하듯이, 정신적 안정과 차분함을 느껴볼 수 있다. 단지 보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 그리고 그 사각사각하는 소리까지 전해질 것 같은 잔잔한 인상이 공간에 가득하다. 사진가이자 현재 홍익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인 작가 김대수는 지난 12년간 한국, 중국, 일본에서 앵글에 담은 대나무 숲 사진들을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작가의 성품처럼 이 작품들은 깊은 향과 정취, 조용한 명상의 시간을 전해줄 것이다.

김대수_road to the sky.bmb 1999119_젤라틴 실버 프린트_120×160cm_1999
김대수_mr.sun.bmb 2010145_젤라틴 실버 프린트_41×54.8cm_2010

전시제목에 드러난 'voice'에서 주목할 것은 이 '소리'의 의미가 일반적인 청각적 음향 뿐 아니라 올곧음으로 의인화되는 대나무, 즉 '선비'로 대변되는 동양문화가 들려주는 메시지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조용히 작품을 보고 마음에 귀를 기울여본다면, 동양적인 무언의 메시지를 가슴에 새겨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에게 사진을 찍고 그것을 프린트 하는 작업은 어쩌면 공간과 상황을 연출하는 문제로 보인다. 사진이 찍혀질 시점의 대나무 숲은 찰라의 시간에 존재하는 우연의 상황으로 보이지만 -때로는 심지어 이 대나무들이 스스로 이 화면을 구성하고 조직한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어떤 화면을 선택하고 프린트하는 것은 작가 내면에서 구상된 형태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처럼 셔터를 누르는 시점, 그리고 그 이후의 과정들은 대나무와 작가가 완전히 동화되어가는 단계들로 구성되는 것은 아닐까 한다.

김대수_generous liu.bmb_2010160_젤라틴 실버 프린트_55×120cm_2010

한편 작가는 이 전시를 통해 한국, 중국, 일본의 대나무 숲이 지닌 공간의 기질과 차원을 다루었다. 우리는 그의 사진작품에서 뿌연 안개에 대나무가 청초하게 서 있는 모습, 대나무 몇그루들이 특유의 공간으로 전환되는 모습에 매료되곤 하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삼국이 지닌 미묘한 대기의 흐름차 또한 간파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는 살아있는 생명의 움직임과 향기가 느껴지는 듯 하다. 그리고 여타 생명체가 그러하듯, 이 대나무들도 그 근간의 기질을 만드는 대지의 기운을 받아 각기 다른 감흥을 만들어가고 있는 듯이 보인다. 한국, 중국, 일본 이 세나라의 기질, 나아가 문화를 유형화하여 규정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보여질 수 있지만, 그 기운생동을 느끼면서 작품들을 감상해보는 일은 '대나무 삼국지'로서 이 사진들의 면모를 받아들이는 데에 유효해보인다. 그리고 이 대나무들은 실재에 대한 인식이자 주관과 대상과의 일체화를 추구하는 한폭의 동양 산수화처럼 그 사상적 근원에서 비롯된 평화로움을 선사할 것이다.

김대수_general guan.bmb2010191_젤라틴 실버 프린트_21×21cm_2010

또한 일견 정적으로 보이는 대나무들은 때때로 유머러스하게 의인화되어 표현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일본의 대나무 숲은 무사정신이 연상될만치 철저하고 빈틈없으며, 떨어진 잎사귀조차 가지런하다. 중국의 대나무 숲은 스케일이 크고 대담하며, '죽해(竹海)'라 일컬어질만큼 대나무 숲이 바다처럼 장엄하게 펼쳐진다. 장엄한 깊이감 뿐만 아니라 종자 또한 다양한 중국의 대나무들은 이 전시에서 품위를 갖춘 관우(關羽), 강직한 손권(孫權)으로 빗대어 명명되었다. 이처럼 작가가 대나무들을 의인화하여 제목을 붙인 것은 각 나라의 조형의식 체계를 만들고 또 그것을 해석하는 일이 문화, 역사적 인식에서 비롯된 것임을 상기하게끔 해주는 일일 뿐만 아니라, 보는 이가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사물의 물질적인 형상에 담긴 내용은 다양하게 수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작가의 사진작품들은 각국의 기질과 성향을 넘어서서 대나무 그 자체의 선과 구조, 빛의 명암효과를 독특한 조형성으로 승화시켜 진한 감동을 더해준다.

김대수_colors of the vertical.bmb 2006064_젤라틴 실버 프린트_120×160cm_2006
김대수_leaves and branch.bmb 2010125_젤라틴 실버 프린트_120×160cm_2010

지난 12년간 작가가 삼국의 대나무 숲을 고행하듯이 찾아다니며 담아왔던 사진들은 한국, 중국, 일본의 대기감까지 고스란히 머금은 듯 숲의 정취를 간직하고 있다. 올곧은 선비와 같이 변함없고, 동양적인 조형감을 전해주는 대나무들이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조용하지만 굳건한 선비적 정신의 지표, 선조들의 소리를 전해주는 듯 하다. 동양적 조형의식의 단초는 사진 속에 보이는 올곧은 대나무의 모습 뿐 아니라, 그 여백에서 느껴지는 대나무 숲 속 잔잔한 바람 소리 그 안에도 담겨있을지 모를 일이니, 이 소리에 잠시 귀를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 김신애

Vol.20110915b | 김대수展 / KIMDAESOO / 金大洙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