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0916_금요일_05:00pm
참여작가 이상선_이효연_하이경_한기창_홍인숙
주최 / 장남숙(갤러리 거락 대표) 기획 / 박준헌(Art Director)_김민정(시인)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공휴일 휴관
갤러리 거락 Gallery CoLA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530-4번지 Tel. 070.4235.6483 www.gallerycola.com
화가, 소설을 그리다 ● 어느 문학평론가는 이 시대 문학이 상업화, 세속화 되는 과정에서 해야 할 일을 언급하면서 "문학은 불편한 현실과 직면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두려움을 떨쳐내는 과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문장을 읽으면서 과연 그것이 문학에만 해당되는 것일까? 라는 의문을 가져본다. 모든 훌륭한 예술은 현실을 직시해야 하고 거기서 인간을 만나는 과정일테고, 그 과정에서 사물의 핵심을 투명하게 바라볼 수 있고, 알려지지 않는 단면을 인식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작업들은 서정으로 현실을 숨기거나 덧씌우지도 개인의 고유한 영혼을 강조하지도 않는다. 다만 바람이 있다는 것을 폭풍이 알려주는 것처럼 문학은 글로, 그림은 이미지로, 음악은 소리로 사물의 밝혀지지 않는 본질을 인식하게 해준다.
이런 본질을 가지고 있는 예술 가운데 우리가 문학(언어)에서 배워야 할 것은 존재를 인식하는 언어의 왜곡성이다. 아울러 인간이기에, 언어를 가지고 소통하는 인간이기에 가질 수밖에 없는 추상성과 은유 이 두 가지의 속성이다. 그런 측면에서 모든 예술이 존재의 현현(顯現)을 관통하기란 어렵고 불가피하다. 우린 이 점을 정확하게 인정해야 만이 넓게는 예술을 작게는 현대미술을 말할 수 있다. 어차피 내가 아닌 타자와 소통하자고 한다면 그것은 언어의 본질이고 그런 의미에서 결국 언어를 이해한다는 것은 모든 예술을 이해한다는 첫 걸음일 것이다.
언어를 위해하기 위해 아니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작년 3월 거창하게 '문학과 미술의 크로스오버'란 캐치프레이즈 아래 한 권의 책을 발행하고 전시를 벌였다. 이번 전시 『화가, 소설을 그리다』는 그 첫 번째 프로젝트 『그림에도 불구하고』의 두 번째 프로젝트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림에도 불구하고』에서 시인 이원, 신용목, 김민정, 소설가 김태용 백가흠과 화가 윤종석, 이상선, 변웅필, 이길우, 정재호 바로 이 열 명의 젊은 예술가들이 만나 서로의 세계에 대해 깊이 침잠해져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그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는 서로에게 아름다운 자극이 되었고. 각자 향하는 길에 있어 감성과 직관을 공유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공유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첫 번째 프로젝트와는 성격을 조금 달리해서 서로에게 스미는 방식 보다는 각자의 작업적 역량을 최대한 존중하여 이미 제작되어진 작품을 활용해 소설가들의 책에 표지로 활용되었던 작품들과 그 이후의 작품들을 동시에 전시하는 것을 주요한 골자로 삼았다. 한 번도 교감이 없었던 작가들이지만 놀라우리만치 어떤 접점에서 조우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때 역시 그것은 예술이 가지고 있는 어떤 승화의 한 대목이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동시대를 각자의 방식으로 그려내고 있는 강유일 『황제의 칼데라』 - 한기창 / 공지영 『상처없는 영혼』 - 하이경 / 김언수 『설계자들』 - 이효연 / 김종광 『처음의 아해들』 - 이상선 / 윤영수 『귀가도』 - 홍인숙 등 이 10명의 예술가들의 언어와 이미지는 아주 귀하게 고행을 각오하며 따른다면 거기에 따른 알맞은 보상을 우리하게 부여할 것이다. 전혀 다른 균형이지만 그 균형의 추를 감지하는 순간 우리는 어떤 성소(聖所)에 입소해 있는 황홀한 경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박준헌
Vol.20110904j | 화가-소설을 그리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