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소설을 그리다

2011_0902 ▶ 2011_0930 / 일,공휴일 휴관

초대일시 / 2011_0916_금요일_05:00pm

참여작가 이상선_이효연_하이경_한기창_홍인숙

주최 / 장남숙(갤러리 거락 대표) 기획 / 박준헌(Art Director)_김민정(시인)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공휴일 휴관

갤러리 거락 Gallery CoLA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530-4번지 Tel. 070.4235.6483 www.gallerycola.com

화가, 소설을 그리다 ● 어느 문학평론가는 이 시대 문학이 상업화, 세속화 되는 과정에서 해야 할 일을 언급하면서 "문학은 불편한 현실과 직면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두려움을 떨쳐내는 과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문장을 읽으면서 과연 그것이 문학에만 해당되는 것일까? 라는 의문을 가져본다. 모든 훌륭한 예술은 현실을 직시해야 하고 거기서 인간을 만나는 과정일테고, 그 과정에서 사물의 핵심을 투명하게 바라볼 수 있고, 알려지지 않는 단면을 인식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작업들은 서정으로 현실을 숨기거나 덧씌우지도 개인의 고유한 영혼을 강조하지도 않는다. 다만 바람이 있다는 것을 폭풍이 알려주는 것처럼 문학은 글로, 그림은 이미지로, 음악은 소리로 사물의 밝혀지지 않는 본질을 인식하게 해준다.

이상선_兒孩-날으는 들꽃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50×180cm_2008 Artist 이상선 - Book 김종광著 『처음의 아해들』
이효연_Stairs_캔버스에 유채_116.7×91cm_2007 Artist 이효연 - Book 김언수著 『설계자들』

이런 본질을 가지고 있는 예술 가운데 우리가 문학(언어)에서 배워야 할 것은 존재를 인식하는 언어의 왜곡성이다. 아울러 인간이기에, 언어를 가지고 소통하는 인간이기에 가질 수밖에 없는 추상성과 은유 이 두 가지의 속성이다. 그런 측면에서 모든 예술이 존재의 현현(顯現)을 관통하기란 어렵고 불가피하다. 우린 이 점을 정확하게 인정해야 만이 넓게는 예술을 작게는 현대미술을 말할 수 있다. 어차피 내가 아닌 타자와 소통하자고 한다면 그것은 언어의 본질이고 그런 의미에서 결국 언어를 이해한다는 것은 모든 예술을 이해한다는 첫 걸음일 것이다.

하이경_오후 5시 30분_캔버스에 유채_72.7×91cm_2009 Artist 하이경 - Book 공지영著 『상처없는 영혼』

언어를 위해하기 위해 아니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작년 3월 거창하게 '문학과 미술의 크로스오버'란 캐치프레이즈 아래 한 권의 책을 발행하고 전시를 벌였다. 이번 전시 『화가, 소설을 그리다』는 그 첫 번째 프로젝트 『그림에도 불구하고』의 두 번째 프로젝트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림에도 불구하고』에서 시인 이원, 신용목, 김민정, 소설가 김태용 백가흠과 화가 윤종석, 이상선, 변웅필, 이길우, 정재호 바로 이 열 명의 젊은 예술가들이 만나 서로의 세계에 대해 깊이 침잠해져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그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는 서로에게 아름다운 자극이 되었고. 각자 향하는 길에 있어 감성과 직관을 공유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공유하게 되었다.

한기창_혼성의풍경_캔버스에 아트필름 및 아크릴채색_97×162cm_2008 Artist 한기창 - Book 강유일著 『황제의 칼데라』
홍인숙 _어머나행복한세상-엄마의귀가_먹지로 그리고 종이로 찍음_150×120cm_2007 Artist 홍인숙 - Book 윤영수著 『귀가도』

이번에는 첫 번째 프로젝트와는 성격을 조금 달리해서 서로에게 스미는 방식 보다는 각자의 작업적 역량을 최대한 존중하여 이미 제작되어진 작품을 활용해 소설가들의 책에 표지로 활용되었던 작품들과 그 이후의 작품들을 동시에 전시하는 것을 주요한 골자로 삼았다. 한 번도 교감이 없었던 작가들이지만 놀라우리만치 어떤 접점에서 조우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때 역시 그것은 예술이 가지고 있는 어떤 승화의 한 대목이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동시대를 각자의 방식으로 그려내고 있는 강유일 『황제의 칼데라』 - 한기창 / 공지영 『상처없는 영혼』 - 하이경 / 김언수 『설계자들』 - 이효연 / 김종광 『처음의 아해들』 - 이상선 / 윤영수 『귀가도』 - 홍인숙 등 이 10명의 예술가들의 언어와 이미지는 아주 귀하게 고행을 각오하며 따른다면 거기에 따른 알맞은 보상을 우리하게 부여할 것이다. 전혀 다른 균형이지만 그 균형의 추를 감지하는 순간 우리는 어떤 성소(聖所)에 입소해 있는 황홀한 경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박준헌

Vol.20110904j | 화가-소설을 그리다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