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0827_토요일_05:00pm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 정림리 갤러리 잇다프로젝트 14기 선정작가展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정림리창작스튜디오 갤러리 Jeongnimri gallery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정림리 131-1번지 Tel. +82.33.480.2655 www.parksookeun.or.kr
김효영작가의 그림들을 보면 탐스럽게 익은 사과가 등장한다. 빠알갛게 농익은 사과는 껍질이 윤기를 머금고 있어 반짝인다. 그 사과는 그림 속에 비중 있게 자리하고 있으며 크기와 구도에서 매우 다양한 변화를 취하고 있다. 때론 탁자 위에, 길 위에, 구겨진 종이 위에... 그대로의 모습으로 혹은, 깎여진 대로 사과는 그림 속에 존재한다. 그림만으로는 작가의 의도나 목적을 알아 차리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사과를 중심으로 그림을 읽어나가다 보면 헤매이다 그 곳으로 안착한 듯 보이는 사과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한 사과는 포근해 보이기도 하며, 낯설어 보이기도 하고, 때론 화사함을 안겨주기도 한다. 김효영 작가에게 이러한 사과들은 어떤 의미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사과는 과실의 일종으로 식물이 수정한 후 씨방이 자라서 생기며, 대개는 이 속에 씨가 들어 있다. 그 속의 씨는 다시 열매를 맺는다. 과거의 그림 속에서 유혹이나 성적 상징물로 등장한 사과가 아닌 김효영의 그림 속 사과는 사랑의 결실이자 새 생명을 잉태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자신이 부모의 뱃속에서 태어나 두자녀의 어머니로서 살아가는 것처럼... 그 생명은 끊임없이 이어져오고 이어져가는 이음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열매는 농부의 땀과 노고를 보여주는 결실이기도 하다. 한 해 동안 공 들였을 농부의 땀과 노력이 깃들어 맺은 열매처럼 10여년간 묵묵히 그림을 그려온 자신에 대한 결실을 사과라는 탐스럽고 달콤한 열매로 대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뜻 결실을 맺은 듯 보이나 그러한 사과가 변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공중에 떠 있는 듯이 색을 달리 하기도 하고 껍질이 벗겨진 채 혹은 껍질만으로 화면을 구성하기도 한다. 그 껍질은 이어지기도 하고 끊어지기도 함으로써 다른 변화를 꾀한 것이다. 껍질... 옛 말에, 어머니를 자식의 껍데기로 비유하기도 한다. 어머니의 뱃속에서 부터 아기는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을 받으며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해 간다. 아기는 윤기 있고 단단한 껍질 속에서 그 헌신과 사랑으로 자란다. 그러한 어머니인 작가는 자신보다 자식이 우선이었고, 껍질은 과육이 우선이었다. 그런 껍질이 독립을 부르짓기라도 하듯 자유로이 춤추며 화가로서의 희망을 완연히 작품 속에 드러내고 있다.
김효영 작가는 10여년 넘게 작업 활동을 하다가 뒤늦게 대학원에 입학하여 전문적인 이론과 실기를 안팎으로 겸비하며 화가로서의 내공을 쌓아왔다. 작가도 어느덧 원숙기에 접어든 나이이기도 하다. 그 세월동안 세상과 그리고 자신과 싸우기도 하며, 이내 스스로 지치기도 하고, 다시 용기를 내어 대립하기도 하였다. 그러한 과정 속에 성숙한 한 인간으로서의 결실을 작품으로 만날 수 있게 된 지금 작가는 그동안의 삶과 인생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선택한 소재인 사과는 작가 김효영이 자녀를 낳았을 때 꾼 태몽이었다 한다. 어떤 사과는 어디에도 없을 보물인양 묘사되어 있고, 어떤 사과는 꿈을 꾸듯 하날하날 날고 있다. 그것이 모티브가 되어 사과는 그녀에게 하늘의 인연, 사랑의 결실로 다가왔을지 모른다. 세대를 이어가듯 자신을 그림 속으로 투영하고 있어, 자식의 모습으로, 작가의 모습으로 그 사과는 자만해 보이지도 거만해 보이지도 않는다. 재료 또한 유화로 사물의 객관적 사실적 묘사를 위해 더딘 유화가 제격이었을지도 모르나 작가의 성향과도 유화가 맞은 듯 하다. 흐르는 세월을 서두르지 않고 수용하며 유화물감이 캔버스위에 스미듯 안착해가는 과정은, 그 위에 한 겹 한 겹 올려진 물감층처럼 지난 세월의 반성과 자라고 있는 자녀의 모습과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중첩시켜 가듯 어제 오늘 내일을 붓끝으로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 임경미
Vol.20110827g | 김효영展 / KIMHYOYOUNG / 金孝英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