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목판화 ANNUAL 2005-2011

지은이_나무아트 편집부

지은이_나무아트 편집부 || 국배판_168p || 발행일_2011 || 가격_25,000원 || 도서출판_나무아트

나무아트

문화는 당대와 함께 숨 쉬며 살아 움직인다. 그 문화의 전위에 있는 예술은 장르마다의 독자성(특수성)과 보편적 일상성이 얽혀서 작가의 내면과 동시대를 반영한다. 그 중에서도 시각에 바탕한 미술은 타 장르보다 더 민감하다. 세계와 현상을 보고 느끼고 사유하는 행위들이 하나의 장면으로 압축되어지며 드러나는 핵심이, 눈이라고 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예민한 기관을 통해서 우리 몸과 마음으로 전달되어지기 때문이다. 거기에서 주체인 작가의 감수성과 문제의식은 타자인 시대와 현실로 유기적으로 확장되어 그 가치를 구축하고 소통된다. 그런 시각미술문화의 한편에 목판화가 있다. ● 목판화는 전통적인 매체임과 동시에, 가장 현대적인 장르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전통적 정서와 새로운 감각이 잘 융합되어지는 특성을 갖고 있다. 작가의 내면을 드러내기에도, 실험을 하기에도, 몸의 표현성을 옮기기에도, 개념적인 도상을 서술적으로 구현하기에도 모자람이 없기도 하다. 이는 조선시대의 고판화와 근대기 서적에 구현된 삽화형식이 보여준 직접적 기능성과, 60년대 이후 모더니즘 목판화의 순수미술로서의 현대적 조형성과 물성, 그리고 80, 90년대의 사회적인 표현성과 서사성으로 그 가치가 증명된 바 있다. ● 그러나 2000년대 들면서 목판화는 주춤거리고 있다. 일상과 시각문화 모두가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기반한 대중적 미디어문화로 재편되면서 전통적인 수공장르인 목판화가 대중들의 시선과 관심에서 멀어져서다. 멀티플 아트의 핵심으로 이웃들의 삶으로 파고들던 과거 판화의 '복제성'과 '복수성'이란 장점이 이젠 그리 강력하지 않게 되면서, 한국판화의 구심적 역할을 하던 목판화도 지금 정체된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보면, 이런 목판화의 위기야말로 새로운 활성화의 기회일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전능한 디지털 테크놀로지로도 불가능한 유일한 것이 인간신체의 직접적인 흔적 아닌가. 아날로그 기기와 아이디어와 감각적 기술에만 의존하는 매체들이 디지털에 잠식 당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몸과 육체에 의한 행위의 결과물인 회화나 목판화의 휴먼터치(Human Touch)는 디지털이 이르지 못하는 지점에 있다. 목판화의 장점이다. 인내와 의지, 원초적인 표현성, 제판과 프린팅의 고유한 맛이 빚어내는 독자성은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발달할수록 더 독특한 가치를 획득할 수밖에 없다. ● 그러나 이런 목판화의 장점이 디지털 문화의 상대적인 입장에서 부각되어서는 당연히 안 된다. 목판화가 우리시대의 시각문화에 능동적으로 접근하면서 동시대적인 개념의 확보, 타 장르나 매체와의 넘나듦, 디지털 맥락과 메카니즘의 활용 등으로 능동적인 표현매체로서의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어야 한다. 목판화만의 특수한 문법과 일상적 문화와의 이합異合과 집산集散으로 독자적 기능과 가치와 미감을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가들의 집요한 작업행위 뿐 아니라, 동시대성과 작가의 세계에 대한 고유한 감성과 인식이 목판화라는 장르와 어떻게 통일될 수 있는지에 대한 통찰이 필요하다. 목판화가 대중들의 삶에서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소통방식에 대한 면밀한 접근도 동시에 요구된다. 목판화의 제작주체인 작가의 작업과정만큼이나, 목판화의 향유주체인 관객과의 만남의 장을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도 당연히 중요하다. 문화의 존재가치는 끊임없이 유동하고 남나드는 실천으로 증명이 가능하고, 목판화도 여기에서 예외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먼저 스스로의 궤적과 현재 모습을 기록하고 자료화 할 필요가 있다. 대중과 관객에게 말을 걸 수 있는 첫 단서가 되기에 그렇다. 「한국현대목판화 연감 2005-2011」은 이런 교감을 위한 첫 시도이자, 비록 일부분이긴 하지만 게재된 작품에 호적을 부여하는 공공적 기록의 의미도 있다. ● 연감은 크게 2부로 구성된다. 1부는 2005년부터 2011년에 이르는 기간동안 제작된 53명 목판화가의 작품들 가운데서 각 작가마다 12~24점 정도를 추려 실었다. 대략 700여 작품이 게재된다. 물론 이는 작가들의 작품들 중 극히 일부분이다. 게재되지 못한 더 많은 작품들은 앞으로 발행할 당해년도 중심의 연감에서 좀 더 풍부하고 세밀하게 보완해야 할 사항이라 여겨서 차후로 미루었다. 2부는 같은 기간동안 발표된 목판화에 관계된 글을 모았다. 한국현대목판화를 이해하기에 충분히 많은 양은 아니지만 그 내용이 한국현대목판화사, 목판화 매체론, 목판화에 관계된 제도적 측면 등 다양해서 연구자료로 부족함이 없다는 판단에서 수록했다. 목판화에 관계된 담론이 귀한 현실에서 작가나 애호가들이 목판화에 이론적으로 접근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 앞의 기술처럼 여러가지 의도에서 발간된 「한국현대목판화 연감 2005-2011」은 목판화의 생존을 위한 작은 실천이자 본능적 몸부림이라 하겠다. 제도와 맥락이 부실한 상태에서, 목판화계의 주체적인 힘으로 목판화라는 장르에 대한 애정과 생존의지를 가시화 한 첫 시도다. 당연히 부족한 면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의 경험과 노력을 바탕삼아 앞으로 한국현대목판화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기획을 지속적으로 연결해 나가는데 시금석은 될 것이라 자부해 본다. 독자들의 많은 활용을 부탁드린다. (2011. 8) ■ 편집위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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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 글 木印千江之曲 - 한국 현대목판화의 滿歌 / 김진하 木版畵의 추억과 미래 / 김정락 디지털시대의 시각문화로서의 판화 - 인문과 과학과 미술의 경계에서 / 심희정 나무물고기들, 사막에서 유영하다 / 김진하 근대 출판미술 목판화: 1883-1968 / 김진하 新 능화판 - 고판화, 현대디자인을 만나다 / 김진하 목판화의 표현과 소통의 접점 - 에디션, 복제, 디지털 데이터베이스 / 김진하

Vol.20110818d | 한국현대목판화 ANNUAL 2005-2011 / 지은이_나무아트 편집부 / 나무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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