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0812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175 Gallery 175 서울 종로구 안국동 175-87번지 안국빌딩 B1 Tel. +82.2.720.9282 blog.naver.com/175gallery club.cyworld.com/gallery175
유리. 그 다채로운 조형예술의 세계: 세 작가의 심미적 언어로 풀어내는 glass art 전시『Reveal the ways of glass』 인류가 유리를 발견하고 이를 사용하기 시작한 역사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에 반하여 유리가 예술가의 창조적 표현의 재료로서 사용이 가능해 진 것은 상대적으로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20세기 중반 미국에서는 'studio glass movement'가 일어나게 되고, 이는 곧 유럽과 호주 등 여타의 서구 권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이를 통하여 큰 규모의 공장(factory)에서만 사용이 가능했던 유리라는 물질은 예술가의 소규모 개인 작업장(studio)에서도 사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는 과학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표현 재료에 대한 예술가들의 끊임없는 열망과 유리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접근이 이루어낸 결과이다. 'Studio glass movement'를 통하여 유리와 관련된 많은 예술가와 디자이너, 그리고 산업종사자들이 유리에 대한 기술적인 지식과 창조적 아이디어를 공유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유리라는 물질이 예술가들에게 있어 새로운 표현 매체로 자리잡게 된 큰 계기가 되었다. ● 1960년대 이후 서구에서는 다양한 유리 예술의 세계를 보다 많은 이에게 선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1990년대에 와서야 유리라는 물질이 예술가의 표현의 매체로서 탐구되고 쓰여질 수 있었기에 국내에서 유리의 예술세계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낮다. 이러한 인식은 짧은 한국의 유리 예술의 역사에서만 연유하는 것은 아니며, 유리의 예술적 가치를 국내에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하기에 이 전시는 유리 매체의 조형적, 예술적 가치를 알리고 유리예술세계에 대한 인식의 폭을 조금이나마 넓히는 기회가 되고자 한다. 또한 전시 타이틀인 'Reveal the ways of glass'가 뜻하는 바와 같이 이번 전시를 통해 유리를 작가의 예술적 영감의 재료이자 하나의 표현 매체로서 다양하게 탐구하고 사용하는 방식을 보여주고자 한다. 유리를 작업의 주요 매체로서 다루는 입장에서 유리의 물성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탐구, 실험이 선행될 때, 작품으로서의 표현의 폭도 확장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세 작가의 유리 매체에 대한 각기 다른 접근 방식과 물성에 대한 탐구는 곧 그들의 작품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적 언어를 만들어낸다. ● 유리는 액체의 상태를 간직하고 있는 고체로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흐르는 유동체이다. 그 때문에 형태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변화하는 가변적 성질을 가지고 있다. 블로잉(Blowing)기법은 이러한 특성을 한 눈에 보여주는 기법으로서 액체의 형태에서 고체의 형태로, 또는 고체의 형태에서 액체의 형태를 넘나드는 움직임과 정지의 반복, 열의 강약조절을 통해 형태를 만들어 나간다.
박성훈 작가는 주로 기술적 탐구와 숙련을 요구하는 블로잉(Blowing) 기법을 이용하여 작업한다. 그는 블로잉 작업에 대해 말하기를 '손동작과 행동 하나하나에 유리가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재료의 특성을 조금이라도 잘못 이해 할 경우 원활한 표현이 불가능할 만큼 까다롭다'고 표현한다. 그는 본인의 유리작업에서 투명함과 불투명함의 대비와 공존에 주목한다. 반복적인 굴곡은 빛이 만들어내는 굴절 효과를 만들어내고 특유의 투광성과 다양한 색채의 발현을 보여준다. 또한 거친 겉표면과 부드러운 내부의 대비, 매끄러운 곡선은 유리가 가진 화려함과 물성의 매력을 잘 드러내며 그 조형미를 보여준다.
박태경 작가는 유리가 지닌 물성에서의 투명성의 요소에 주목한다. 이는 빛, 색채의 요소와 함께 어우러지면서 감성적 언어와 이미지를 창조해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슬럼핑(Slumping)과 프린팅(Printing) 기법을 이용하여 작업하였는데 여러 겹의 판유리가 겹쳐지면서 평면적 이미지는 시각적 환영을 불러일으키는 입체적 이미지로 재탄생 된다. 또한 빛의 방향에 따라 환영의 이미지는 드러나거나 감추어진다. 이는 일종의 빛에 의한 숨바꼭질 놀이와 같다.
이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는 캐스팅(casting)과 블로잉(Blowing)기법을 이용한 작업을 선보인다. 특히 그의 캐스팅 작업에서는 작가가 가진 탁월한 손맛이 느껴지는데 이는 다루기 힘들고 깨지기 쉬운 유리라는 재료를 가지고 섬세하며 정교한 작업을 해내는 것이다. 인물의 표정과 몸짓을 통해 인간의 내면 상황을 묘사하는 것은 그만이 가진 독특한 조형언어로서 특별한 힘을 갖는다. ● 이번『Reveal the ways of glass』 전시를 통해 이러한 세 작가가 지닌 각기 다른 개성과 유리에 대한 열정이 작품에서 잘 보여질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이번 전시를 찾아준 관객들에게 유리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흥미,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박태경
Vol.20110812c | Reveal the ways of glass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