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3층 별관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조민숙이 생의 절반을 보냈던 거제도는 아름답기만 하다. 푸르른 바다와 바람, 뭍으로 향하는 배, 시끌벅적한 작은 포구들이 생동감을 더한다. 지나는 곳 마다 동백나무가 서 있다. 거제도의 나른한 정겨움을 동백나무는 대신한다. 동백은 구도자적인 모습으로 한 곳을 향하며 지상에서 우주로 인간의 꿈을 대신하는 듯하다. 또한 무에서 유를 만들 듯, 생명력을 보여주는 신비로움의 대상이다. ● 한 점에서 생명이 나오고, 비장함으로 낙화(洛花)한다. 동백의 가지를 자르고 가지런하게 하는 집중작업은 조민숙의 사고를 확장시키는 중요한 수단이다.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
조민숙의 그림이자 부조작업은 작은 원형의 동백나무 조각들을 평면에 붙여 만든 오브제 작업이다. 작은 원형의 점들이 모여 평면에서 입체로 성장해가는 거대한 화면을 이룬다. 손으로 쏟는 집요하고 가혹한 시간들은 차라리 수행에 가깝다. 조민숙은 이 작업를 통해 고독하게 살아온 나무들의 생명과 신비를 감지하며 구도(求道)의 길을 찾는다. 그녀 작품은 단순하지만 이 조각들 속에 자신이 체험한 관념적인 시간에 대한 깊고 장황한 설명을 숨겨 놓았다. 그러나 이념의 편향성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의외이다.
이번 개인전은 그 동안의 구성을 벗어나서 남성성을 상징하는 철(鐵)과의 공존을 시도했다. 거제도의 친환경적인 동백나무와 조선소를 상징하는 나무와 금속과 바다의 병렬배치를 시도했다. 한국과 세계의 변화의 단편들을 아우르며 재료와 환경을 또 다른 조건으로 품으며 미래를 표현하고 있다. 솟아오른 기둥과 바닥에 누운 평면으로 남성성과 여성성을 설치하였다. 동백나무 숲 사이의 활짝 열려진 창문은 구도(求道)의 길을 발견한 듯한 신호를 준다. ■ 조민숙
Vol.20110721f | 조민숙展 / CHOMINSOOK / 趙敏淑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