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0720_수요일_06:00pm
후원/협찬/주최/기획 / 노암갤러리
관람시간 / 10:30am~06:30pm
노암갤러리 NOAM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33번지 Tel. +82.2.720.2235~6 www.noamgallery.co.kr blog.naver.com/noamgallery
우리는 스스로 만들어 놓은 체제 속에서 억압과 희생이라는 삶의 구조 형태를 띄우며 살아간다. 억압된 삶은 내면의 혼란과 함께 현실 속에서의 갈등을 발생시키며 삶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느끼게 한다.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 곧 사람의 여러 가지 감정(感情)을 토대로 이번 작업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인간의 심리적 내면과 실존적 현실을 대리하고 있다. 동물이란 단어를 그대로 해석하면 움직일 동(動) 만물 물(物) 움직이는 모든 것이다.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다"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동물과 인간이 분명히 다르다는 이론을 갈파하였지만,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동물적이다. 지극히 이성적이기도 하지만, 때때로 따지고 고민 하지 않고 본능에 충실한 삶을 살아 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현실에서 인간이라는 동물이 현존하는 한 삶의 고충은 끊임이 없고, 인류의 문명은 끊임없이 역사를 써 내려가듯 이어진다.
작가 이동욱은 전작 「lost」에서 바비인형을 통해 이중적인 시선과 심리를 작업의 주요소재로 삼았다고 하면 이번에 새롭게 동물을 주제로 『Sacrifice』에서는 인간의 삶과 내면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가상의 현실 공간 안에서 다양한 동물들을 주제로 하여 다각적 구도로 조합하고, 재구성함으로써 극적인 인간의 삶을 새롭게 해석한다. 고립된 공간 안에서 나선형의 계단을 물끄러미 응시하고 있는 길을 잃은 듯 연약한 염소, 군집형태로 모여 전진하는 거북군단, 한 지붕 위에서 나른하게 앉아 다양한 자세로 요염하게 나른함을 부리고 있는 귀여운 고양이들, 그리고 목이 길어서 슬픈 기린은 너무 낮아 앉을 수 없는 의자만을 한없이 응시하고, 우유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인지 즐기고 있는 것인지. 모호하게 궁금증을 유발하는 돼지, 말, 코뿔소 등은 사진을 관람하다 문득, 사람이 있어야 할 위치와 공간에 배치된 동물들이 마치 인간을 대리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약한 존재들로 인해 끌어 오르는 보호본능과 강하고 위협적인 것들에게 맞서려는 경계의 형태, 왠지 모를 따듯함이 느껴지는 친근함, 내면 깊이 자리한 인간의 심적 갈등이 주는 포괄적이며 다양한 심리를 대변하고 있다.
작가는 표현의 대상을 필름과 디지털 기법을 사용한 이미지들을 통해 자신만의 실험적인 사진기법으로 재현하였고,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느낌으로 다양하게 결합해 풀어내고 있다. 'Slippery American black rhino'에서 작가는 실험적 의도를 구체적으로 나타낸다. 작품은 부드러우며 끈끈한 듯 액체 속에서 뿔만 드러낸 채 표정을 읽을 수 없는 긴장감과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흑과 백의 대조되는 색감으로 긴장감은 고조되고 검은 코뿔소의 상징인 뿔은 위협적이기도 하며 애처롭게도 느껴진다. 인간의 완전성과 불완전성의 경계 선상에서의 다채로운 심리를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며, 실험적인 방식으로 다각적 해석의 가능성과 회화적 표현을 돋보이게 한다.
포토그래퍼 이동욱은 사진으로 그림을 그린다고 말한다. 그림의 배경과 대상이 되고 다양한 각도로 연출된 구도 등에 상징성이 부여되고 최종적으로 완성된 이미지들은 작가의 세계관과 결합되어 완성된다. 사진은 기록이며, 현실을 대변하는 증거물로써 우리의 삶들을 대변한다. 작가는 새로운 사진들을 통해 관람객과의 소통의 통로를 연다. ■ 배은혜
Vol.20110720a | 이동욱展 / LEEDONGWOOK / 李東昱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