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0717_일요일_07:00pm
관람시간 / 24시간 관람가능
작은공간 이소 대구시 남구 대명3동 1891-3번지 B1 Tel. +82.10.2232.4674 cafe.naver.com/withiso
사물의 대화 ● 지금에 와서 새삼스레 '사물'이라는 것을 들고 나올 필요가 있을까?... 없다.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만큼 일반적인 예술언어가 되었으며, 사물이라는 의미 자체가 워낙 광범위해서 여기저기 아무 때나 갖다 붙여도 될 것 같은 그런 느낌? 이번 기획전의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 '일상, 관계, 대화, 감성'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너무 상투적이라 아무 느낌도 없는 듯한 이 단어들은 그것 자체가 필요 없어진 것이 아니라 미술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유난을 떨며 이야기 할 필요는 없다는 게 맞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삶을 이야기하고 삶 속에서 무언가를 나누고자 한다면, 현재를 살고 있는 평범한 우리들을 외면하지 않는다면 그것들은 여전히, 또 언제까지나 유효하고 유용한 수단들이다. 적어도 기획적인 측면에서 이번 전시는 새롭기보다는 공감을, 앞서기보다는 나누기를 바라는데서 시작되었으며, 앞의 키워드는 일종의 작가를 엮어내기 위한 최소한의 공통분모이자 우리와 좀 더 가깝게 대화를 나누기 위한 기본적인 수단이라 생각된다. (이 전시에서 말하는 '사물'은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 사물을 말한다.) ● 예술의 목적과 의미가 삶을 통찰하고 이야기하는데 있다면... 큰 맥락 속에서 이루어지는 삶에 관한 메시지와 이야기들은 우리가 실제로 살아가는 삶과는 다소 틈이 존재하기도 한다. 삶도 결국 사소한 일상의 집합이다. 일상을 이야기한다는 것의 의미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관념적이고 특별한 차원에서가 아니라 우리가 실제로 살아가는 삶의 영역 안에서 찾는데 있으며, 삶의 굴레로써의 일상을 낯설게 하고 다르게 보자는데 있다. 일상사물은 일상 안에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사용되는 물건들인데, 기본적으로 일상 사물은 신체적인 접촉과 감각, 여타 관계를 수반하기 때문에 그 용도와 쓰임이외에도 그것을 대하면서 만들어진 심리와 경험, 기억, 나아가서는 사회적인 의미와 상징들이 내포되어있기도 하다. 사물을 단순히 작품의 재료가 아니라 그 속에 내재된 요소들을 이용하고 가공한다면 관람자로 하여금 일상적이되 일상적이지 않은 경험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공감은 대화를 전제하고 있다. 대화는 둘 이상의 대상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인데, 그래서 대화는 관계를 전제로 하고 있거나 관계의 시작이기도 하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행복, 기쁨, 상처, 슬픔과 같은 수많은 감정들이 대부분 그 관계 안에서 이루어진다. 관계는 항상 완전하지 못하고 우리가 사는 삶은 항상 스스로에게 진심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 안에서 부대끼며 살아간다. 그래서 누군가와 그 관계에 대해서 대화한다는 것 자체가 위로가 되기도 하고, 힘이 되기도 하고, 감성이 되기도 한다. 감성은 어떤 것에 대한 직관적인 인식의 과정 중 하나이다. 구체적이고 이성적인 판단 이전에 일어나는 마음의 작용. 스스로의 내면 안에서 일어나는 원초적인 힘. 그러한 힘은 때론 세상에 대한 반응과 행동, 의지, 신념의 근간이 된다. 거창한 이야기 이전에... 우리가 일상 속에서 혹은 마음의 태도에 있어서 작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이기적인 판단과 현실적인 계산을 다른 측면에서 인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가능성이 되기도 한다. 감성이라는 것은 자기 안에서의 작용이지만 그것이 일어나는 과정은 외부세계, 타인, 사물과의 관계 안에서 발생하며, 나눔과 대화, 공감 안에서 더욱 커진다. ● 사물은 더 이상 쓰임과 필요에 의한 수동적인 대상이 아니다. 필요를 넘어서 집착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문화적 취향과 사회적 위치를 과시하기위해 소유하기도 한다. 특정 사물을 소유함으로써 사회적인 동질감과 관계를 형성하기도 하고, 관계와 대화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변형시키고 그것에 의존하기도 한다. 일상을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의식과 사유체계까지도 변화시킨다. 사물의 생산은 필요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경쟁에 의한 것이며, 사물의 속도는 우리의 속도를 앞질러 간지 오래다. 우리의 삶은 사물을 생산하기 위해, 사물을 얻기 위해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마치 사물이 우리의 삶을 끌고 가는 주체가 되고 있는 듯한... 더 강하고 더 많이, 더 크고 더욱 더 빠르게... 작가들이 보여주는 태도와 이야기는 그와는 다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사물을 물질적인 대상이 아니라 심미적이고 사유적인 대상으로 변환시키며, 작고, 소소하고, 약하고, 부족하고, 느린 것에 대한 애정과 관심, 그로인한 감성과 공감,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세상의 속도에 끌려가기보다는 잠깐이나마 멈추어 설 수 있는 작은 마음의 공간과 짧은 순간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 작은공간 이소
사람들이 사용하는 일상적인 사물들의 형태를 변형시켰다. 시계는 더 이상 시간을 알아볼 수 없게 되 버리고 전화기는 말하거나 듣는 것 둘 중 하나를 택해야한다. 사람의 편의를 위한 기능이 사라졌다. 일상의 사물들은 대부분 사람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졌다가 쓸모없어지면 버려진다. 때론 반대로 사물이 사람을 선택하기도 하고 사람을 버리기도 한다. ■ 노순천
나는 나를 위로하고, 나는 나를 토닥이며, / 나는 나에게 박수를 쳐준다. / 나는 나에게 괜찮다고 말한다. // 작은 존재들은 모든 곳에 있다. / 모든 곳엔 작은 자들이 존재한다. / 나는 이제 작은 존재를 위로하고, 작은 존재를 토닥이며, / 박수를 쳐주고, 괜찮다고 말하려고 한다. / 이것은 분명 쇼핑이나 아이스크림이나 수다나 잠 같은 것들과 동일한 크기의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 송현주
폐지를 줍는 노인들을 보면 그 위태로움에 마음 한구석이 쓰라리다. 그들의 노동은 쓸모와 무쓸모의 경계에서 이루어진다. 그 경계에 몇 가지 사물들이 존재한다. 그것은 특별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늘 보고, 사용하는 것들이다. 유모차는 보통 갓난아이와 젊은 부부를 위한 도구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밑바닥의 삶을 유지시키는 최소한의 도구이다. 행복과 슬픔, 기쁨과 좌절, 여유와 가난, 모든 것들은 우리 삶을 보여준다. 하지만 지금이 과연 최선의 모습인가? ■ 이두표
Vol.20110717f | 사물의 대화-노순천_송현주_이두표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