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4 크레인

2011_0709 ▶ 2011_0724

Art4 크레인展_공간초록_201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온라인 전시 계속 / art4act.tistory.com

참여작가 강태훈_구헌주_김재송_김찬수_김홍지 나규환_노순택_박은지_박자현_서평주 송성진_이광기_이윤엽_이진원_장숭인 전진경_정도윤_천아름_추수희

주최 / 팀미실_Art4act

관람시간 / 10:00am~07:00pm

공간초록 부산시 연제구 거제동 89-53번지 www.spacechorok.com

『Art4 크레인』은 2011년 A4Act 프로젝트로 'Art for 크레인'의 준말입니다. 부산 영도구에 소재한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노동자의 파업, 그리고 김진숙 민노총 지도위원의 타워크레인 투쟁과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합니다. 신자유주의 이념이 확산되면서 경영부실의 책임을 정리해고라는 살인적인 방식으로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현재 노동현장의 상황. 기업의 이윤 창출과 유지를 위해 노동자의 해고를 게임 속 캐릭터 삭제하듯이 실행하고 동의하는 상황. 생존권 확보를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생명은 그들 자신의 몫이니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공권력과 침묵하는 우리들 모두. 생각하고 생각해봐야할 지점입니다. ● 현재 180일을 훌쩍 넘긴 타워크레인 고공투쟁은 김진숙 위원을 비롯한 십 여 명의 해고 노동자의 생명을 담보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언제 공권력이 투입되어 해산될지 모르는 상황이며, 길 건너편에서는 해고노동자를 비롯해 인터넷을 보고 찾아온 젊은이들이 안타까운 심정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7월 9일은 1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부산역에 집결하여 김진숙 위원이 있는 한진 중공업 입구로 행진을 하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각 자의 입장을 가지고 모이기는 했으나,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천박한 대기업과 경제성장 만능주의에 빠져 무엇이 국민을 위한 길인지 파악하지 못하는 현 정부의 행태에 반대하는 것만은 틀림없는 듯합니다.

Art4 크레인展_공간초록_2011
Art4 크레인展_공간초록_2011

대한민국에서 해고는 곧 살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재취업이 어렵다는 것이고 딸린 식구들 먹여 살리기가 어렵다는 말입니다. 해고의 문제는 생존의 문제임을 직시하고 이번 사태를 미술인들의 시각으로 풀어보고자 합니다. ● 사회적 문제에 대한 발언을 목적으로 하는 이번 『Art4 크레인』전시는 그래서 가장 신속하고 빠르게 작업하기 위하여 대부분의 작가의 작업을 디지털 이미지로 받기로 했습니다.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디지털 이미지로 웹하드에 올려놓으면 이를 다운로드하여 A4용지 크기로 출력하여 전시를 진행합니다. 시각적 효과를 중요시하는 작가들에게 이러한 전시 방식은 작품의 질적 수준이 고려되지 않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다행히 많은 작가들이 동참해주셨습니다.

전도윤_capitalism is slavery 강태훈_방패
송성진_번지점프 김찬수_미세요

오프라인 전시는 부산 교대 정문 근처에 있는 '공간초록'에서 7월 9일부터 7월 24일까지 진행합니다. '공간초록'(www.spacechorok.com)은 단독주택건물로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행사들이 자발적으로 열리는 공간입니다. 이번 전시 역시 공간을 사용하는 여러분들이 사안의 중요성에 동의하시어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주셨습니다. 전시 준비는 부산지역에서 미술의 비판적 담론 생산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팀미실' 구성원들을 중심으로 이뤄졌습니다.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작품을 제작하여 출품을 해주신 작가분들이 없었으면 이번 전시를 성사되지 못했을 겁니다. 또한 오프라인 전시와 함께 온라인(art4act.tistory.com)으로 계속 전시를 진행하면서 다른 많은 작가분들이 전시에 참여해주시고 있습니다. 모두 모두 감사드립니다. 모쪼록 이번 『Art4 크레인』 전시가 정리해고라는 자본주의의 잔인한 행위에 대한 비판은 물론 우리 스스로의 위치도 점검해보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김진숙 위원이 무사히 크레인에서 내려오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 팀미실

구헌주_무제
서평주_경영이념 2

메일로 누가 친구 요청을 했다. 스팸메일이라 생각해서 휴지통으로 직행시킨다. 몇 번의 스팸처리 후, 도대체 무슨 메일인지 어떤 녀석의 소행인지 궁금한 마음에 메일을 열고 따라들어 가니 페이스북이다. 간단한 프로필 작성으로, 나는 페이스부커가 되었다. 관리해야 하는 웹사이트 하나가 더 늘어났다는 부담감은 페이스부커에 감염되는 친구들이 점점 불어나면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그 와중에 내 페이스북은 알아서 나름의 무늬를 형성하기 시작한다. 한진사태를 염려하는 친구들과 자신의 개인적 라이프스타일을 염려하는 친구들로. 그러나 한진을 걱정하는 이들조차, 한진이라는 현장으로 접근하는 이보다는, 웹 속의 한진으로 접속하는 이들이 많았다. 한진은 그렇게 웹 속에서 평화로이 전시되고 있었고, 사람들은, 아니 나는 그저 한 사람의 관객으로 그 사태를 감상(관망)하고 있다. ● 정보의 빠른 확산, 신속한 공감 그러나 곧 이어지는 망각, 바로 이것이 디지털 매체 환경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반응양식들이다. 아감벤은 이탈리아의 정치적 보수성향이 열성적으로 떠들어대는 진보매체에 대리만족을 느낀 사람들이 현실로 진입하지 않은 탓이 크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렇다면 빠르게 끓고 식기를 반복하다 기어이 구멍 난 냄비들이 자신을 전시하는 공간이 SNS가 펼쳐놓은 공간일까? 하지만 매체는 언제나 양날의 칼을 가지고 있다. 아직 한 쪽 날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이광기_우리회사는 우리가 책임진다 이진원_Push or Pull
장숭인_해고 노동자 명단으로 만든 크레인

외국인 인권운동가 미누의 추방, 기륭전자 사태, 용산참사, 쌍용자동차 사태, 미국산 소고기 수입개방, 4대강 죽이기 사업, 삼성반도체 직원의 연이은 사망, 생계문제로 인한 어느 장애인 아버지의 자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장자연 씨의 죽음, 한정선 비정규 교수의 자살, 전직 대통령의 죽음을 기억하는가? 이러한 기억이 이제 한진을 거치고 있다. 하나같이 다른 사건이지만, 하나같이 같은 사건들, 배제된 약자들의 보편적 추방! 이 모든 사건들이 '마치 차이인 듯' 반복되고 있다. 이 반복을 연출한 놈들은 현재 언론을 장악하고, 미네르바와 쥐20포스터 작가를 처벌하고, 민간인을 사찰하고 도청하는, 그러니까 MB라고 불리는 산성 속에 거주하는 놈들과 그 일당이다. 이들은 수많은 현실의 스미스 요원(영화 매트릭스)을 복제한 후, 이들에게 추방의 임무를 부여하여 on/off에 출격시킨다. ● 이미 장악된 매체들은 노골적으로 위 사건을 삭제, 왜곡하거나, 단순 감상거리로 전락시키는데, 이는 매체가 다른 쪽 날을 벼리게 된 또 다른 계기가 되었다. 그것이 A4아트전시다. 규격화된 용지, 디지털 신호로 동일화된 전송양식 속에는 매체를 전복적으로 사용하려는 연대의 정치가 도사리고 있다. 그런 점에서 A4아트는 V의 가면(영화 브이 포 벤데타)이다. 이들은 V의 가면을 쓰고 등장하여 스미스 요원들 또는 그 배후와 대적한다. 그러므로 이 전시는 매체의 전복적 사용, 전시의 전복만이 아니라, 기억의 정치적 역량을 이끌어내고 지속시키는 저력이 있다. 그 점에서 이 전시는 정치화된(될) 기억의 꼴라주이다.

노순택_노예와 노동자의 절묘한 차이

기억의 꼴라주가 전하는 메시지는 중단이다. 매체 밖의 파국적 현실에 대한 중단, 매체의 망각전략 또는 스펙터클화 작업에 대한 중단, 매체 속에서 걱정스레 현실을 관망하는 사람들의 연극적 태도에 대한 중단 그리고 기존의 전시형태에 대한 미술사적 중단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중단은 동시에 소환이기도 하다. 정작 자신의 기능이 중지될 때에야, 고장원인을 '제거'하려고 등장하는 저 배후세력들과 그들이 떠받치고 있는 자본이라는 시스템을 법을 넘어서 진정한 주권(자) 앞으로 소환하는 것 말이다. 집단적 기억이 꼴라주라는 형식으로 정치화되는 지점이 바로 이 지점이다. 그러므로 스미스와 그 배후세력들이 감행하는 폭력적이고 보편적인 추방에 대해 전면적 중단을 선언한다는 점에서, 이 전시는 메시아적 폭력의 도래를 촉구하는 의례이다. ■ 김동규

Vol.20110709i | Art4 크레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