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0708_금요일_06:00pm
참여작가 김효영_엄정원_박선경_구혜진_김광현_김민서_김은영_김혜미_박장배_박정곤 송주현_신대준_이수영_이수형_이현주_정문식_정종훈_최한솔_하보라
관람시간 / 11:00am~06:00pm
BS부산은행 갤러리 BSGALLERY 부산시 중구 신창동 1가 8-2 부산은행 신창동 지점 2층 Tel. +82.51.246.8975
폐품 수집일 ●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말이 있다. '국민학교' 벌써 십년도 전에 사라져버린 이름이지만 아직도 초등학교 보다는 초등학교라는 이름이 익숙한 건 그때의 추억과 향수가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추억의 시간동안 학교는 이름뿐만 아니라 많은 것들이 변했는데 유독 생각나는 추억들을 꼽아보자면 폐품수집일이 지금은 사라진 그리운 풍경이 아닐까한다.
매주 한 번씩 오는 그날엔 집에 있는 종이란 종이는 죄다 끌어 모아 끙끙대며 학교로 갔다. 가끔은 깜빡하고 친구의 것을 받아서 겨우 채우기도 하고 혹시나 양이 적다고 혼날까봐 아버지가 볼 그 날자 신문마저도 대충 구겨 넣고 학교로 달렸다. 그래놓고는 또 집에 돌아갈 때 혼날 걱정에 쉽사리 발걸음을 떼지 못하기도 했는데, 그때의 어린 맘이야 지금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그저 우스꽝스런 추억이다.
그때 모으던 폐지는 거의 다가 날짜 지난 신문들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당시엔 거의 모든 집이 신문 하나정도는 구독하고 있었고 두 세 개씩의 신문을 받아보는 집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쌓인 신문들을 잔뜩 모아 갈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 역시 지금은 사라져가는 그리운 풍경으로 점차 활자가 디지털로 넘어가고 있는 시대에서 옛날의 종이 신문들이 주는 구수함이란 도저히 인터넷 신문으로는 흉내 낼 수 없는 맛이 있었다. 그 옛날 신문들은 본래의 용도뿐 아니라 때로는 미술 준비물로, 때로는 냄비 받침대로, 때로는 창문 닦게 등등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곳에서 사용되었고 지금의 인터넷 신문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신문이 가진 의미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이 유지되고 있다. 세상에 새로운 정보를 전달한다는 것은 절대 사라질 수 없는 신문의 존재 이유인 것이다. ● 우리는 이번 전시에서 그 옛날의 폐품 수집일처럼 지나가버린 신문들을 모은다. 하지만 그때와는 의미가 조금 다를 것이다. 우리가 모으고자 하는 것은 재활용을 위한 폐지가 아닌 그 속에 담긴 내용 자체이다. 신문 속에는 우리 사회의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그것이 기사이든 사설이든 만화든 심지어는 광고나 편성표에 실려 있는 내용들도 모두가 우리 사회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진첩인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지난 사진첩들을 모아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폐지들로 새로운 종이를 만들듯이 우리는 지나간 이야기들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 이것이 바로 작품을 만드는 이들의 폐품 수집일이다. ■ 박정곤
■ 프로젝트 소개 폐품수집일은 지나간 신문들 속에서 우리의 사회 전반적인 모습을 둘러보고 새로운 인식과 기억을 되찾는 기획이다. 신문 속에 담긴 우리네 일상의 다양한 모습들을 각자의 방법으로 재창조를 해내고 잊었던 기억들을 되살리며 새롭게 사회와 소통할 방법을 찾고자 한다.
■ 작가소개 폐품 수집일에 모인 18명의 작가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의 재창조 방법을 거친다. 각자가 흥미롭게 여기는 신문의 내용들을 모아 누군가는 직설적으로, 또 다른 이는 간접적이거나 은유적인 방법으로 저마다가 보는 사회의 모습을 재구성한다. 그렇게 재구성되고 다듬어진 사회의 이야기들은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재정비하고 다가오는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그러고자 이렇게 18명의 신진 작가들이 모이게 되었다.
Vol.20110708j | 폐품 수집일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