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0707_목요일_05:00pm
참여작가 강민수_강은구_이은희_이창훈_전채강_하태범
공동기획 강은구_이은희_이창훈_하태범(5기 입주작가)
주최 / 서울시립미술관 기획협력 / 김지혜(대안공간루프 큐레이터)
관람시간 / 02:00pm~06:00pm / 월~수요일 휴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난지갤러리 NANJI GALLERY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로 108-1 Tel. +82.2.308.1071 nanjistudio.seoul.go.kr
나와 당신 그리고 당신과 그녀를 연결하는 끈은 과연 무엇일까? 우연이면서도 필연이라 불리는 그 끈이 매개가 되어 우리는 만났고, 그로 인해 함께 대화를 나눴으며, 하나의 전시를 함께 만들어 보기로 했다. 그들은 내게 도시와 환경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세상에 내어놓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 나와 당신 그리고 당신과 그녀를 연결하는 끈은 그 누구의 감각으로도 포착되지 않으며, 어쩌면 매우 가냘프거나 위태로운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운명처럼 만나 같은 시간과 장소를 공유하며 서로의 기억에 흔적을 남기지만, 우리는 우리를 연결하는 끈에 대해 정확히 알았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다는 것. 그만큼 어려운 일도 없지만 그러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이 이 세계에는 생각보다 많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각자의 이야기와 작품을 한 데 모을 수 있는 명분을 마련하기 위해 새로운 장치를 마련하는 데 합의했다. '도시'와 '환경'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세상에 내어놓는 이야기'를 다룬 전시는 이미 많았으므로 명분을 찾지 않는다면 자칫 공허한 타이틀로 묶인 전시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마련한 장치는 임의로 추출한 도시에 관한 글을 쌓아올려 만든 새로운 텍스트였다. 세 권의 책에서 따온 문단을 마치 레고 블록을 쌓듯 쌓아올린 텍스트는 그 출처가 공개되지 않은 채 작가들에게 제공되었으며, 그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그것을 해석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하나의 속임수가 사용되었는데, 서로 다른 도시 이름을 '오로라'라로 치환한 것이다. 도시 이름이 '오로라'가 된 것은 우리가 설정해놓은 도시도, 텍스트 안에 담겨있는 도시도 실재하지 않으며, 단지 관념과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기 때문이다. 환영이 된 그 도시가 내뿜는 느낌은 '오로라'의 그것과 닮아 있었다.
작가들 중 누군가는 그 안에 나오는 단어를 모티프로 작업하였고, 누군가는 그 문장 문장을 도려내 새로운 문장들을 만들어냈으며, 누군가는 전반적인 뉘앙스에 집중했고, 누군가는 자신의 기억과 연결해 지극히 사적인 설명을 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들의 해석이 교묘하게 빗겨가면서도 교묘하게 연결돼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여기서 우리가 말하고자 하던 나와 당신 그리고 당신과 그녀를 연결하는 끈에 대한 나름의 설명들이 직접적거나 은유적인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우리는 여러 번에 걸친 온․오프라인 피드백과 인터뷰를 통해 각자의 이야기들을 또 다른 텍스트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전시를 시작하면서 나는 텍스트의 출처를 그들에게 공개하고, 그동안 조금씩 은폐되어 온 피드백의 결과물들을 정리하여 보여주었다. 이 자료들은 작품과 함께 전시장에 비치될 예정이다. 'p.182 발췌'라는 제목에서 '182'라는 숫자는 참여 작가들의 생년월일을 하나씩 풀어 더한 것이다. 그들이 세상(도시)과 연결되어온 방식과 그 안에서 만들어온 이야기가 이 전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 김지혜
서울시립미술관의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 5기 입주작가 기획전시 『2011 NANJI ART SHOW』를 개최합니다. 전시는 현재 입주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에 의해 기획되었으며, 입주기간이 끝나는 10월말까지 10회에 걸쳐 지속적으로 진행됩니다. ■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Vol.20110707c | p.182 발췌-2011 NANJI ART SHOW Ⅴ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