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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630_목요일_06:00pm
후원 / 종이에그린_그린아트_시너스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주말_11:00am~05:00pm
아트스페이스 칸 ARTSPACE KAN 서울 강남구 논현동 118번지 희망빌딩 4층 Tel. +070.7764.7770 www.artspacekan.com
건강한 눈을 가진 사람의 시력을 1.0~1.5 Decimal Scales of Visual Acuity (20/20~20/12 Foot Scales of Visual Acuity)으로 표기 한다. 이 표기 법은 Landolt C (Landolt Ring)가 그려진 검사표를 이용하여 측정되는 단위로 인간의 눈이 가지고 있는 정밀도와 구별 능력을 수치화 한 것이다.(위키피디아 사이트의 시력에 대한 글에서 인용해 왔다. www.wikipedia.org 영문 사이트) 수치화라는 것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과학의 시작이며, 논리의 탄생을 의미한다. 인간은 이 기술을 이용하여 현실을 이해하고 재현 하고자 오랜 동안 노력 해 왔다. 고도의 과학 기술을 통해 인간은 자연현상의 많은 것을 이해하고 비슷하게 재현 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인간에 의한 완벽한 자연 현상의 재현은 불가능 하다. 이 불가능한 부분에 대한 설명 위해 과학자들은 오차라는 개념을 포함 시켜, 현실을 설명한다. 그러나 현실이 아닌 인간이 만든 디지털에는 오차가 존재 하지 않는다. 그 태생이 인간의 논리 속에 있기에, 인간 자체가 아날로그적인 물성으로 되어 있어 태생적으로 아날로그의 오차가 존재 하는 것과는 다른 개념이 디지털 이기 때문이다.("Rosetta Stones -Deciphering the Real" Jae-man Cho, 논문 참조)
이번 "1.5 - ILLUSION -" 전시회에서 보여지는 작업은 디지털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게 되는 나의 첫 번째 전시 작업이다. 나의 첫 개인전이었던 "Rosetta Stones - Deciphering the Real"은 디지털의 본질을 알아보기 위해, 디지털의 기본 요소인 Code를 직접 다루거나, 이미지의 수치화를 통한 기계적인 사진 생산을 보이기 위한 전시 였다. 그 후 두번째 개인전 "Rosetta Stones ver 1.5"는 첫 전시의 아이디어를 이어서 시각적인 미를 찾고자 했던 전시였다면 이번의 전시는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융합한 디지로그라 할 수 있는 결과물들이다.(디지로그의 이어령 선생님의 책속에 등장하는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서로 융합되어 새로운 가치를 창조 해야하는 한국의 현실을 이야기 한 책 '디지로그'의 아이디어에서 인용해 왔다.) ● 사진의 발명에 의해 현실 기록, 원근법이란 기술로 부터 자유로워진 회화는 감성을 드러내는 방법을 찾아, 표현주의, 인상주의로서 형태화 시켰다. 점묘법의 화가 조르주-피에르 쇠라 (Georges-Pierre Seurat) 가 대표적인 작품 "The Channel at Gravelines, Evening" 을 통해서 인간의 논리적, 이성적인 언어인 색채 과학을 예술로 전환하여, 파랗고, 빨갛고, 노란 하늘을 창조 하였듯이, 디지털 사진의 정보를 이용하여 아날로그의 감성을 증폭시키고, 표현하는 작업을 통해 나의 감성으로 하늘을 그려 내었다.
나의 전시는 점묘법(Pointillism)의 회화에서 처럼 근거리에서 보여지는 시각과 원거리에 보여지는 시각의 차이, 곧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시각의 차이를 이해 하기 바라는 의미에서 전시 제목을 시력의 아이디어에서 따온 "1.5 - ILLUSION -"로 정했다. 이 전시에서 보여지는 결과물은 여러 단계를 통해 완성 되었다. 빛에 의해 그려지는 현실 속의 하늘은 물질로 만들어진 아날로그 이며, 그것을 필름으로 촬영하여, 스캐닝의 과정을 통해 컴퓨터 안에서 디지털 신호로 바뀌고, 가공되어, 다시 프린터를 통해 종이 위에 떨어지는 잉크로, 재현된 하늘이 나의 작품인 것이다. 잉크의 점으로 이루어진 작품은 관찰하는 거리에 따라 점이 보이다가, 작품과 멀어지면 금세, 점은 사라지고 하늘과 구름과 실루엣만 남는다. 그 점들은 하늘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구성요소이다. 디지털 사진에서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것이 픽셀이듯이, 종이 위에 떨어진 잉크가 바로 아날로그의 픽셀인 것이다. 다시 말해, 디지털 정보인 디지털 사진은 아날로그인 종이위에 잉크나, 모니터의 빛으로 변환 되어야만 우리가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인간의 시각에 의해 즐기는 모든 유희는 물질이자 아날로그인 빛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 빛이 스스로 발광 하든, 종이에 반사 되는 것이든 빛이 있어야 눈으로 인식이 되며, 즐길 수 있게 된다. 이 전시에서는 빛으로 보여지는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오랜 동안 내려오는 전통적인 재현 방식인 종이 위에 잉크의 점들은 갤러리 천장에서 내려 오는 작은 불빛에 의해 형태를 가지고 반사되어 우리의 눈으로 들어온다. 유리판에 프린트 된 작품 "1.5_SKY043" 은 양면에서 비추는 빛에 의해 재현되고, Projector로 재현된 점들의 향연, 작품 "1.5_SKY999" 은 오로지 빛만이 하이얀 벽면에 반사 되어 우리 눈을 현혹시킨다. 전시의 마지막 작품 "롱샹의 하늘" 은 종이 위에 잉크를 통해 빛을 재현 해 내는 작업이다.
아름다운 창을 가지고 있는 롱샹의 교회를 설계한 르 꼬르뷔제 (Le Corbusier) 는 1950년 설계를 위해 처음으로 롱샹 교회의 대지를 방문했을 때 이미 앞으로 지어질 교회가 훌륭한 건물을 될 것을 예견 했다. 언덕을 올라오면서 숨이 찬 방문객들은 이미 이 교회의 아름다움을 아니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훌륭한 건축가들은 건축물을 짓기 전에 건물이 놓일 대지를 탐익한다. 그리고 그 자연의 공간 속에 자신의 의지를 얻어, 위대한 새 공간을 세상에 남긴다. 건축가에게 자연의 공간이 있다면, 나에게는 자연의 하늘이 있다. 훌륭한 사진가는 좋은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자도 아니며, 사진술이 좋은 자도 아니다. 똑똑한 자도 아니며, 지나치게 감성적인 자도 아니다. 훌륭한 사진가란 단지 빛을 읽을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이다. 르 꼬르뷔제가 그 멋진 언덕 위에 게딱지 지붕을 얹고서, 빛의 유희를 통해 형태에 힘을 부여하기를 바라며, 멋진 비례의 창을 뚫어 버린 것처럼, 빛을 쓸 수 있는 예술가는 훌륭할 수 밖에 없다. 하늘은 빛의 근원이며, 태초에 빛은 하늘을 통해서 지상에 내려 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아날로그의 우주는 바로 빛의 시작으로 이루진 결과물이다. 인간이 만든 디지털의 우주가 전기 신호로 이루어 졌다면, 하늘은 빛으로 아름답게 만들어진 신의 축복인 것이다.(Le Corbusier : an analysis of form, Geoffrey H. Baker. 3rd ed. New York : Van Nostrand Reinhold 1996) ● 디지털만이 존재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강요되는 현대의 시대적인 흐름 속에서 디지털의 본질을 찾아 떠난 나의 예술적 실험들은, 하늘과 그 하늘이 우리에게 쥐어준 빛이, 시각적 유희의 끝이란 결론에 도달 하였다. 디지털이든 아날로그이든 그것을 느끼고 인식할 수 없다면, 그것은 아무런 가치없는 존재, 아니 존재 조차 없는 것이다. 인간이 인식을 통해 그것의 가치를 느끼고, 즐기고, 사랑한다면, 그것은 아날로그도 디지털도 넘어서는 인간이 즐기는 미적 유희가 되는 것이다. 사진가의 미적 유희는 바로 이 시각에 의존 하여야 하며, 하늘에서 내려오는 자연의 빛을 통해 그 유희는 극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 조재만
Vol.20110628f | 조재만展 / ZOCHéMAN / 趙在晩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