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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624_금요일_06:3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요일 휴관
아트지오갤러리 ARTZIO GALLEY 서울 강남구 삼성동 153-53번지 Tel. +82.2.566.9911
소통은 내 작업의 중요한 주제가 되어 왔다. 외국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보다 더 직접적으로 다가오게 되었고, 언어와 문화에서 느꼈던 이질감은 소리, 움직임, 스치고 지나가는 작은 흔적들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게 해 주는 계기가 되었다. ● 일상에서 소소하게 접하게 되는 전화번호나 작은 낙서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반응, 기억과 기록- 그 시간의 흔적들 속에서 소통에의 갈망을 드러내고 또한 채우고자 하였다. 그러한 시도들은 때로 매우 열린 형태의 작업을 보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대화를 원하면서도 도달하지 못하는 웅크린 자아의 모습을 내놓기도 한다. 너무나도 쉽게 변해가는 세상속에서 하루하루 죽어가고 있는 유한존재인 인간들 서로와의 소통에 의해, 상대방과 함께 한 시간과 기억에 의존해 존재자체를 이어간다는 생각이 든다. 이어지고 이어지는 관계와 대화 속에서 얽히고 설켜 살아가는 것이 때론 쉽지만은 않지만 벗어날 수는 없고, 때로는 간절히 원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그 순간 표현하고 싶은 것을 써 내려간다. 그리고 그것이 동시에 지워지는 것을 기본법칙으로 한다. 혼자서 작업을 할 경우 자신이 쓴 것을 자신이 다른 손으로 지우게 된다. 둘 이상이 될 경우 자신이 써내려가는 동시에 자신의 필적이 다른 이의 필적을 지워나가게 된다. ● 의사소통의 기본 도구인 말과 글을 의미전달적 역할을 제한하면서 어떤 다른 방식의 소통이 가능한지에 대해 보고자 한 작업이다.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끄적이기를 요구했다. 그렇게 생성된 15쌍의 드로잉 모음은 나와 상대방간의 통화의 증거물들이다. 이 작업을 통해 주변사람들, 그리고 나의 무의식적 세계의 단면을, 그리고 함께 나눈 대화와 그 시간의 흔적을 기록, 수집하고자 하였다.
내가 잘 알고 가까운 이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쓴 후, 알파벳을 잘라 넣어 티백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알파벳들-차의 재료의 목록이 적힌 작은 책을 함께 놓았다. 예를 들어, 'a:3'은그 이야기 안에 a가 3번 들어있음을 의미한다.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숫자, 수학적 통계를 이용해 코드화함으로써 객관화하려는 시도로써 모든 이야기들은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는 역설을 보여주고자 한다.
비행기였던... / 모자였던... / 개구리였던... / 공이였던... / 나뭇잎이였던... / 배였던... / 학이였던... / 물고기였던... ● 종이접기라는 놀이를 해체함으로써 그것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그 흔적에 집중하고자 하였다. 잠재된 기억들, 우리가 인식치 못한다 해도, 지금 이 순간 보이지 않는다 해도 존재하고 있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이며, 시간과 공간, 그리고 흔적사이의 관계를 시각화하고자 하였다.
자동기술적으로 그려진 상자 속 드로잉들은 관객들의 '물주기'라는 행동을 통해 더럽혀지고 파괴되는 동시에 새롭게 자유로이 자라난다.
전화번호를 사람들 사이를 잇는 중간매개체로 보고, 사람들에게 자신이 외우고 있는 전화번호들을 말하게하였다. 마치 많이 기억하면 더욱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는 것인 양 보이려는 유아적 놀이이기도 한 이 작업은 인간관계에 대한 결핍과 욕구가 함께 작용하고 있다. ● 이어져있기. 죽어도 놓지 않고, 하나로 이어져서 존재하기. 그러기 위해 천착하기. 살아남기 위해.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그 존재 스스로에게도, 또 다른 이어져있는 유한하고 부질없는 존재들에게도. ■ 심주현
Vol.20110626b | 심주현展 / SIMJOOHYUN / 沈周賢 / drawing.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