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의 언어 : The Fault Lines

안두진展 / AHNDOOJIN / 安斗鎭 / painting.installation   2011_0617 ▶ 2011_0730 / 일요일 휴관

안두진_먹구름이 몰려오는 어느 날_캔버스에 유채_198×292cm_ 2011

초대일시 / 2011_0617_금요일_05:00pm

작가와의 대화_2011_0618_토요일_2:00pm_송은 아트스페이스 지하 2층 S.Atrium 좌석이 한정되어서 조기 마감될 수 있으니, 온라인 사전 신청을 권장합니다. [email protected] 로 이메일 (이름, 연락처 기재 필수) 접수 받습니다. 아티스트 토크 시작 30분전부터 선착순으로 입장합니다. / 동반 1인 입장 가능

주최 / (재)송은문화재단 기획 / ㈜로렌스제프리스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요일 휴관

송은 아트스페이스 SONGEUN ART SPACE 서울 강남구 청담동 118-2번지 Tel. +82.2.3448.0100 www.songeunartspace.org

송은 아트스페이스는 현장에서 분투하고 있는 젊은 국내 작가들의 역량을 키우고 이들의 새로운 도전을 지원하고자 한국작가 개인전을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첫 번째 작가로 선정된 안두진은 1975년생으로, 중앙미술대전 신진작가 수상 이후 경기문화재단 및 비영리 대안공간에서의 개인전을 통해 이미지에 대한 독창적인 접근과 창의적인 공간 해석을 시도해 왔다. ● 안두진의 작품세계는 회화에 대한 부단한 고찰과 분석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대학 재학 당시 자신만의 작업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회화를 이루는 최소 단위에 대해, 궁극적으로는 이미지의 최소단위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간 미술에서 논의되어온 형식주의 혹은 개념주의 접근과 달리 과학적 사고방식을 적용함으로써 이미지 세계에 대한 자신만의 이론을 구축하게 되었다. 이러한 관심으로부터 '이마쿼크(Imaquark)'라는 개념이 작가에 의해 탄생되었는데, '이마쿼크'는 '이미지(Image)'의 '이마(Ima)'와 물질의 최소 단위인 '쿼크(Quark)'가 합성된 용어로, 이미지를 이루는 형식적, 물질적 측면과 함께 개념적인 의미를 함께 내포하는 최소단위이다.

안두진_거기_캔버스에 유채_181.5×227.5cm_2011

이러한 이마쿼크는 작가의 관찰과 오토마티즘(automatism) 즉, 무의식적인 그리기에 의해 생성, 패턴을 이루며 형상화 된다. 결국, 안두진의 작업은 이미지 최소단위들이 모이고 새로운 조합을 형성하는 유기적인 과정들을 통해 조형세계를 탐구한 여정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그의 초기 작업들이 이마쿼크의 개념 정립과 그에 대한 형태 및 구조들을 다루었다면, 이후 개인전 'Saint Brain Temple'(브레인 팩토리, 2006)과 '마콤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파티'(사루비아 다방, 2008)에서 보여진 작품들은 이마쿼크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형성하는 내용과 의미들을 모색한 것이었다.

안두진_The Cave_캔버스에 유채_97.5×146cm_2010

작가는 이미지의 최소단위를 구조적, 형태적인 맥락에서 더 나아가 그것이 가질 수 있는 내용적 측면에 대해 모색하기 위해 '숭고'라는 개념을 선택했다. 이를 위해 특정한 전시 공간이 가지고 있는 장소성을 탐색하고 그 곳에 성당, 사찰 등의 종교적인 장소를 재현함으로써, 이마쿼크 원형에 숭고의 맥락을 탐색하거나 관람객들이 작품들을 통해 몸소 숭고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냈다. ● '충돌의 언어 : The Fault Lines'에서 안두진은 이마쿼크의 내용을 담는 유기적 조합인 '원형'을 이전 전시에서 다루었던 '숭고'의 개념에서 진전시켜 '특이점'이라는 개념으로 발전시킨다. '특이점'은 물리학 및 수학에서 어떠한 기준도 적용되지 않는 지점이자 물질과 시공간이 응축된 혼돈의 상태를 뜻하는 용어이다. 작가는 이러한 '특이점'을 이마쿼크 원형에 대한 은유로 보고 이미지의 속성이 불확정적이라는 점에서 충돌과 대립의 속성들을 이와 동일시하였다. 전시 주제인 'Fault Lines' 는 사전적 의미로 지표면에서 단층면이 접하는 단층선을 뜻하는데, 본 전시에서는 이마쿼크 원형의 속성인 '충돌과 대립'의 의미이자 '특이점'에 대한 상징으로 볼 수 있다.

안두진_지평선이 보이는 바다_캔버스에 유채_97.5×146cm_2011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송은 아트스페이스를 장소성의 맥락이 아닌, 이마쿼크의 '충돌'이라는 의미와 조형세계를 담아내는 공간으로 접근한다. 「섬광」, 「먹구름이 몰려오는 어느 날」연작과 「지평선이 보이는 바다」 등은 모두 이미지원형의 충돌과 대립의 속성을 보여주는 신작들로, 작업 전반에 역동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낭만주의 정서와 회화 기법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먹구름이 몰려오는 어느 날」(2011) 연작은 전통적인 이분법 구성으로 하늘과 대지로 화면이 나누어져 있는데, 먹구름과 그 사이로 비치는 햇살, 펼쳐진 산과 몰려오는 해일들, 곳곳에서 솟아 오르는 불길과 폭우가 몰아칠 듯 낙뢰를 동반한 뇌우, 모두가 상반된 양상을 극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거대한 자연 안에서 작고 미약한 존재로 표현된 인간군집은 재앙 앞에서도 서로 전쟁을 벌이고 있어 극도의 혼란을 보여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내용적 측면에서는 낭만주의의 비장함과 긴장감을 유발시키는 한편, 조형적으로는 전통회화 기법과 패턴화된 이마쿼크 단위들의 공존이 서로 대조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과 조형상의 충돌은 작품을 관람하는 방식에서도 이어진다.

안두진_지평선 04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1.6×101.7cm_2011 안두진_지평선 05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1.6×101.7cm_2011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마주치게 되는 「섬광」(2011)은 두 폭의 캔버스를 붙인 대작으로, 천장에 기울여진 채 매달려 전시된다. 관객은 머리 위로 쏟아질 듯한 각도에서 풍경을 조망하게 됨으로써 기존의 관람방식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전시장 끝, 어두운 방에 전시된 「지평선」(2011)은 2009년 토탈미술관 프로젝트 '어느날-One Day 룸 프로젝트' 에서 선보인 동굴 페인팅 설치 작품의 연작이라 할 수 있다. 먹구름이 몰려오는 풍경에 둘러싸임으로써 관객은 역시 작품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없는 혼란스러운 심리와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안두진_섬광_캔버스에 유채_227.5×364cm_2011

메자닌 공간에 설치된 회오리와 오브제 설치작품은 이마쿼크 원형의 대립과 충돌의 속성을 3차원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작가에게 회오리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단정지을 수 없는 속성을 비유하는 대상이다. 회오리를 구성하고 있는 이마쿼크 단위들은 매우 질서정연하게 유기적으로 조합되어 있는데, 이렇게 조직화된 이마쿼크의 군집이 결국 하나의 거대한 혼돈의 상태를 자아내는 '특이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2005년부터 2010년 사이에 그려진 드로잉들이 최초로 선보여지는데, 이 드로잉들은 작가가 무의식적으로 만들어낸 상념의 결과물이자 일부 대표작의 습작들로, 안두진의 작품 세계를 보다 면밀하게 조망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안두진_뒤를 돌아보다_펜, 연필, 스티커, 종이에 수채_30×35cm_2010 안두진_먹구름 몰려오는_종이에 연필_27.5×39.5cm_2010

국내에서 3년 만에 개최되는 이번 개인전에서 안두진은 회화, 드로잉, 오브제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그간 자신이 진전시켜 온 이마쿼크에 대한 독창적인 개념을 '충돌'의 언어로 표현하였다. 이는 작가가 10여 년에 걸쳐 독자적으로 발전시켜온 이미지 탐구와 조형언어의 단계적 성과물들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도전이자 실험이 될 것이다. ■ 송은 아트스페이스

Vol.20110622g | 안두진展 / AHNDOOJIN / 安斗鎭 / painting.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