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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625_토요일_06:00pm
관람시간 / 01:00pm~07:00pm
다원예술공간 도어 OPEN SAPCE DOOR 서울 마포구 동교동 177-22번지 B1 2관 Tel. 070.7590.9335 www.thedoor.co.kr
'서쪽 숲'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그림을 그리는 나조차도 분명하게 설명할 수 없다. 다만 그동안의 탐구에 의한 과정적인 결론으로, 서쪽 숲을 '기억과 만나는 통로'로 조심스럽게 정의하려 한다.
그림에 등장하는 사람과 나무, 그리고 인면나무가 서 있는 어둠의 공간은 나름의 상징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각각의 상징체계를 밝히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서쪽 숲 자체가 나에게 주는 영향이다. 소재들이 혼합되어 만들어진 이미지는 상징의 총합을 넘어 '거대한 고요'로 다가온다. 나는 거대한 고요 속에서 작품제작을 하며 의식의 문턱을 넘나들고, 잊어버렸던 기억들을 떠올린다. 그 기억 중에는 아련한 추억도 있겠지만, 잠재의식에 동화되어 지금까지의 삶을 통제했던 장치로써의 기억 또한 존재한다. 나는 '서쪽 숲'을 통해서 '무의식의 장치'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기억들은 단순히 떠오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시로 다시 제작된다, 시를 쓰는 이유는 탈고를 통해 나를 억압했던 '무의식의 장치'를 직접적으로 대면하기 위해서이다. 계속적인 대면은 이해와 화해로 변화할 것이다. 서쪽 숲 그리기와 언어화된 시, 이 두 가지는 나에게 치유를 위한 어떤 경건한 의식과도 같다.
그러나 서쪽 숲이 최종적으로 관객들과 만날 때에는, 작품을 제작한 작가의 모습이 빠진, 그냥 숲으로만 남길 바란다. 사람에 따라 상징이 갖는 의미는 다르기 때문이다. 작품해석에서 고정된 상징체계는 필요 없다. 같은 요소라도 사람에 따라 다른 의미를 만들어 내며, 같은 사람이라도 때에 따라 다른 해석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작업을 한 나에게도 해당한다.
나는 작업의 상징이 나를 포함한 감상자 개개인에게 다른 의미 - 그러나 자신에게 적합한 의미로 받아들여지길 원한다. 그럼에도, 그 생각들은 보편적인 어떤 흐름 안에 존재한다. 그 흐름이 감상자의 기억, 애써 잊으려고 했거나 무의식중에 잊어버렸던 기억과 만나길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서쪽 숲'은 나와 내 기억의 통로를 넘어, 감상자와 감상자의 기억을 잇는 매개체로써의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다.
이번 전시는 고민과 바람에 대한 잠정적인 마침표이다. 그러나 나의 작업 세계에서 결론은 언제나 과정 안에 존재하기에, 결론의 마침표 또한 물음표가 되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작업이 마무리된 지금도 서쪽 숲은 여전히 모호하며, 나는 그 숲을 여전히 탐험하고 있다. 또한, 나의 배낭 속에는 아직 대면하기 두려운 기억들도 숨어 있다. 언어화하지 못한 사건들은 의식의 문턱으로 돌아가 다시 나를 통제할 것이다. 그렇기에 당분간은 서쪽 숲에서 벗어날 수 없으리라. ■ 이향경
Vol.20110622c | 이향경展 / LEEHYANGKYUNG / 李香京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