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주말_10:00am~06:00pm
이브갤러리 EVE GALLERY 서울 강남구 삼성동 91-25번지 이브자리 코디센 빌딩 5층 Tel. +82.2.540.5695 www.evegallery.co.kr blog.naver.com/codisenss
정병현은 보자기를 그린다. 엄밀하게는 보따리를 그린다. 보자기는 짐을 싸는 천 자체를 일컬으며, 보따리는 짐을 싼 꾸러미를 일컫는다. ● 보자기에는 소위 어머니로 대변되는 한국 여성들의 전통적인 생활사와 생활감정, 생활철학과 미의식이 배어있으며, 정병현은 바로 이러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그의 그림에 나타난 보자기는 말하자면 우리에게 어머니란 존재를 불러일으키며, 그네들의 지난했던 일생을 불러일으킨다. 더 나아가 심지어는 나의 존재마저도 넘어서는 어떤 근원적이고 원형적인 존재에 맞닿아 있는 아득하고 막막한 향수와 그리움마저 불러일으킨다. ● 그런가하면 끊임없이 보따리를 싸고 풀기를 반복해온 그네들의 삶이 특히 한국 근대사의 와중에서 타자로 지목돼왔음을 주목케 한다. 작가의 프로젝트는 보자기로써 그네들의 잊혀진 존재를 상징하고, 주지시키고, 복원해내는 기획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페미니즘 담론과도 일견 통하는 점이 있다.
그러니까 작가의 그림에 나타난 보자기가 단순히 대상에 대한 재현욕구의 산물만은 아닌 것이다. 오히려 일정정도 주술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이는 작가의 그림을 일종의 문학적인 서사에 바탕을 둔 한 형식으로서 읽게 만든다. ● 작가는 무언가를 정성스레 싼 보자기를 나무상자에 담아낸 듯한 일련의 그림들을 보여준다. 여기서의 보자기는 삶에 대한 메타포와 함께, 복을 불러들이는 일종의 기복신앙을 반영하고 있다. 보자기로 상징되는 지난한 삶, 고단하고 피곤한 삶, 남루한 삶에도 불구하고 모든 삶은 축복의 소산임을 주지시킨다. 이로부터는 '고난은 견디는 것이 아니라 수행하는 것'이라는 세간의 경구에 함축된 삶의 경건함이 느껴진다. ● 또 다른 특징은 작업이 형식과 관련해서 전통적인 선입견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즉 작가의 그림이 마치 실물의 나무상자 속에 정성스레 담겨진 꾸러미를 보는 듯하며, 이로써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넘나들며, 실물과 이미지와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것이다. 고도의 테크닉과 수공성을 바탕으로 한 이 일련의 그림들은 그 자체 일종의 즉물적인 오브제의 형태로서 나타난다. 이를 위해 작가는 실물에다가 종이나 캔버스의 바탕을 대고 문지르기도 하고, 못처럼 그 끝이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하여 비정형의 스크래치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칠해진 표면을 붓으로 닦아내는 등의 지난한 과정을 거친다. 이 일련의 과정을 통해 그림에다가 마치 오래된 듯한 시간성과 함께, 인간의 채취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 고충환
Jeong, Byeong Hyeon draws a wrapping cloth. Strictly speaking, he draws a bundle. Cloth refers to a cloth itself which packs up load and bundle refers to package which packed up load. Traditional life's history, feeling, and philosophy and aesthetic sense of Korean women who are presented by mother permeated the cloth, which attracted attention of Jeong, Byeong Hyeon. ● The cloth in his works, as it were, reminds us of the existence of mother and additionally our mothers' poor lifetime. By extension, it arouses even vague and gloomy nostalgia which is connected with any sourceful and archetype existence beyond even my existence. ● It also calls our attention that the life of our mothers who repeatedly packed and unpacked their bundles without a break was pointed out as strangers, in particular, in the trenches of Korea's modern history. The project of artist has something in common with feminism discourse at a glance, in the sense it aims at the planning of symbolizing, reminding, and restoring the forgotten existence, our mothers. Therefore the cloth in painter's work isn't just simply a fruit of the desire of reappearance toward object. It rather connotes a certain amount of shamanistic and symbolic meanings, which makes us interpret the artist's work as a form based on a kind of literary narration. ● Painter shows us a series of pictures which seems to serve the cloth which sincerely wrapped something, in a wooden box. Here the cloth reflects a kind of shamanic fortune belief, bringing us good luck, with a metaphor for life. In spite of extreme difficult life, weary and tired life and shabby life which are symbolized as cloth, it reminds ourselves that all lifes are a product of blessing. From it, the piety of life is felt, which was implied in public epigram "Hardship isn't to bear but to discipline". ● Another feature is work exceeds the traditional prejudice in relation with form. That is, the painter's picture seems a package which was sincerely put in real wooden box, which with this, goes over a board of plain and solid and breaks down the board of real object and image. These serial pictures based on high technique and handiwork are shown as a type of a kind of realistic object itself. For those, artist followed extreme difficult processes like putting paper or canvas onto real object and then rubbing them, making atypical scratches by using the sharp tool at the end like nail, and cleaning the painted surface off with brush, and so on. He places the human body order on his pictures, together with the time which seems to be long, through those serial courses. ■ kho,chung-hwan
Vol.20110614b | 정병현展 / JEONGBYEONGHYEON / 鄭柄賢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