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조각들이 가상의 일상공간을 만든다 - 스마트하게 3D

2011_0602 ▶ 2011_0703 / 월,공휴일 휴관

이수홍_갤러리 아트사이드-window

초대일시 / 2011_0608_수요일_05:00pm

참여작가 / 한진섭_이수홍_최태훈_이헌정

기획 / 아트사이드 갤러리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공휴일 휴관

갤러리 아트사이드 GALLERY ARTSIDE 서울 종로구 통의동 33번지 Tel. +82.2.725.1020 www.artside.org

최근 ""스마트""는 그 단어가 지니고 있는 원래 의미를 넘어 동시대의 욕구를 다 포함한 듯 강력한 표현의 힘을 지니고 있다. 우리의 생활 곳곳 쉽게 말해 의.식.주를 이루고 있는 생활 전반에 걸쳐 ""스마트""는 그모든 것을 심플하면서도 기능성을 최대한으로 향상시킨 제품이나 기타 환경들을 일컫는 대명사가 되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시대의 기술향상을 대변하고 있는 몇 가지의 산업 중에 정보통신산업은 그 비중이 상당하다. 그 정보통신산업의 대명사였던 스마트가 일상의 생활로 급격하게 침투할 수 있었던 것도 그 산업이 갖는 비중을 충분히 대변하고도 남음이 있다. ● 2000년 초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라틴어 '유비쿼터스(Ubiquitous)'로 대변되는 신개념 정보통신 환경은 말 그대로 상상의 공간에서만 가능했던 환경을 실생활에 구현시켜 유저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면, 그 후 십 년이 지난 지금은 그 환경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스마트하게 그 환경을 이용할 수 있는가로 모든 관심이 옮아갔다. 여기서 스마트란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을 얼마나 심플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가의 척도이자 패턴을 의미한다.

이수홍_Inside-Outside-Interside_나무_각 40×40×10cm_2011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정보통신산업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기술의 발달과 그에 따른 기술활용의 발달은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조각작품들은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응해 나가면서 위와 비슷한 패턴 변화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즉, 미술관, 갤러리들의 화이트 큐브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관객들의 공간으로 다가가겠다는 일종의 혁명과도 같이 평면, 입체 할 것 없이 한 때 미술계의 유비쿼터스가 한창일 때 그 정점에 다다른 것이 바로 조각이었다. 단순히 공공미술로 명명되면서 진행되었던 현상이 아니더라도 조각은 그렇게 거대해지고 일반 건물들을 뷰티풀하게 지켜낼 수 있는 물질적, 장르적 힘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힘에 힘입어 조각은 서서히 조각가의 손에서 머리로 옮겨갔고 마침내 경영 해야 할 공공조형산업으로 발전해 왔다. 조각가는 오로지 공간과 자신의 작업 아이디어를 어떻게 접목하는가를 고민하였고, CEO로서 자신의 작업실에 있는 식솔들의 밥값을 걱정해야 했다. 따라서 조각은 이제 다양한 조각작품들이 공공의 공간에서 우리와 같이 호흡하고 있다는 장점과 함께 산업화 되면서 작품성 보다는 예산과 기술력 응용에 초점이 맞춰지고 개인 소장의 기회가 없어지는 단점을 동시에 지니게 되었다. 바야흐로 스마트한 조각들의 필요를 알리는 종소리가 들리는 지점이 아닐 수 없다.

이헌정_Drawings_열판, 안료, 유약, 철가루_각 32×36cm_2011

""스마트하게 3D""는 이러한 조각들이 얼마나 스마트해 질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전시다. 따라서 참여한 작가들은 우리 삶에 가장 밀접한 일상 공간을 상상하여 자신의 조각품들이 최대한 기능할 수 있도록 설치한다. 네 명의 조각가 (한진섭, 이수홍, 최태훈, 이헌정) 들은 서로 다른 재료의 작품들로 각자 자신의 공간을 상상한다. 그들은 먼저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만나는 거실에서, 다이닝 룸, 복합공간 그리고 정원으로 이어지는 삶의 공간을 각자의 재료로 상상한다.

한진섭_갤러리 아트사이드-지하1F

거실을 상상하고 가상화 하는 최태훈은 철을 다룬다. 그는 철이 지니고 있는 무한의 가소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자신의 작업에 끌어드리는 조각가다. 철을 잇고 긁고 때론 뚫는 작업을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그는 철에 흡사 가죽이나 그와 유사한 재료의 유연함을 확보한다. 이는 노동을 통한 물성의 재구성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듯 하다. 이렇게 유연함을 확보한 철은 그 자체의 무게감을 통해 이차적으로 사물에 대한 판단을 뒤 흔든다. 이는 사물에 대한 일방적 판단을 유보시키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 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헌정_The Model of City_콘크리트, 조합토, 동유_311×220×60cm_2011

다이닝룸을 가상화할 이헌정은 도자기와 조각 그리고 건축에 대해 끊임없이 경계 허물기를 진행해 온 조각가다. 도자 공예에서 공예적인 측면을 충분히 제거함으로써 작가는 도예를 자신의 제작 기법으로 끌어온다. 이러한 도자기법을 주로 하여 다양한 형태와 재료들을 덧붙여 그는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 낸다. 소통과 해소 그리고 재구성을 희망하는 공간인 다이닝룸은 이러한 작가의 실험정신과 조형적 상상력을 통해 그 순기능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한진섭_하마가족2_화강석_110×238×93cm_2008

계단, 좁은 복도와 같은 일상에서 가장 애매한 공간을 분석하고 상상할 예정인 이수홍은 나무를 주 재료로 조각한다. 나무를 다루는 이수홍은 자연 그대로의 형태를 지닌 나뭇가지와 그것을 인공적으로 모방한 나무조각을 병치함으로써 자연과 인간간의 유대에 대해 고민한다. 나무는 부드러움과 단단함을 동시에 지닌 재료로서 유연함과 탄력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규격화 되지 않는 성질을 지녀, 보기보다는 다루기가 굉장히 어려운 재료다. 이러한 나무의 자연 그대로의 성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혀 새로운 개념으로 가공되는 이수홍의 나무는 그 특유의 부드러움과 자연스러움이 그대로 배어 나오는 조각이다.

최태훈_갤러리 아트사이드-지하1F

마지막으로 정원 가상화 작업을 진행할 한진섭은 돌이 지니고 있는 서정성을 가장 완벽하게 표현하는 조각가다. 돌의 물성뿐 아니라 대상 표현에 있어서도 단순하면서도 풍부하고 다채로운 표정을 지니고 있다. 저녁 노을이 물들기 시작할 즈음 느껴지는 그 묘한 안정감과 평화로움이 묻어난다. 이렇게 우리는 최태훈의 거실에서 그들이 상상한 스마트한 조각과의 만남이 시작되어 이헌정의 다이닝룸 에서는 풍요롭고 다양한 일상의 소통이 이루어지고, 이러한 소통은 이수홍의 복합공간에서 심화되고 한진섭의 정원에서 정점에 달하게 된다. 이는 그들의 스마트한 상상과 우리 일상과의 접점이기도 하다. ■ 임대식

Vol.20110610g | 스마트한 조각들이 가상의 일상공간을 만든다 - 스마트하게 3D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