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1_0610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수요일 휴관
씨드 갤러리 SEED GALLERY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교동 9번지 아주디자인타워 1층 Tel. +82.31.247.3317 blog.daum.net/gallerymine
The good job ● 다 빈치(Da Vinci)의 「모나리자(Monna Lisa)」, 클림트(Klimt)의 「키스(Kiss)」 혹은 백남준의 「다다익선」. 이름만 대면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유명한 작품들이다. 하지만 누구나 가질 수는 없는 것들이다. 독일의 철학자 벤야민(Walter Benjamin)이 그러지 않았던가. 예술작품엔 아무나 범접하기 힘든 아우라(Aura)가 있다고 말이다. 그렇지만 한번쯤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도 저 작품을 가졌으면...'하고 말이다. 단지 감상에서 즐거움을 얻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 소유하고 싶은 욕구. 그것은 어찌 보면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소유하기에는 그 벽이 너무나 높으니 말이다.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것이기에, 각종 경매에서 세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0이 붙은 가격으로 낙찰이 되는 작품들이기에 가까이 하지 못하는 예술에 대한 답답증이 생긴다. 바로 이러한 답답증을 세 명의 젊은 작가가 유쾌하게 풀어준다.
장영환은 가장 직접적으로 현대예술작품을 우리 손에 쥘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많은 오브제를 쌓는 방식인 아상블라주(Assemblage)로 작업을 한 아르망(Armand)의 거대한 작업을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게끔 그 방식을 제시한다. 폐차와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아르망의 거대한 기둥을 장난감 자동차로 대체한 것이다. 더하여 실제 실크스크린으로 제작된 앤디 워홀(Andy Warhol)의 마를린 먼로(Marilyn Monro) 초상을, 집에서도 만들 수 있도록 작은 실크스크린 세트를 제작하였다. 이렇듯 미술관이라는 거대한 성벽에 갇혀있는 예술작품을 손쉽게 우리 곁에 옮겨 와준다. 비록 크기는 좀 작아졌지만 말이다.
소유할 수 없는 예술작품을 가질 수 있는 방식을 장영환이 고민하였다면, 지현석은 또 다른 방식으로 현대미술에 접근하게 한다. 영국 현대미술의 대명사격인 yBa의 대표작가인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가 돼지를 얇게 잘라 놓은 작품처럼, 사람의 얼굴이나 팔을 일정한 간격으로 잘라놓았다. 물론 허스트의 것이 실제 동물의 사체인 것과 달리 지현석의 것은 인공적인 조형물이지만 말이다. 허스트의 작품에서 사람들은 실제 사체의 단면을 보게 되면서 충격을 받게 된다. 익숙한 동물이면서도 그 이면의 낯설음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지현석의 작품에서도 그와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충격을 받게 된다. 그것은 바로 인간 신체의 형상이기 때문이다. 인공적인 것인 줄 알면서도 마치 우리의 팔과 머리가 저렇게 해체될 수도 있다는 감정이입이 되기 때문이 아닐까. 이렇듯 지현석은 허스트가 사용한 해체의 방식을 자신이 해석한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허스트의 동물사체 작업에서 지현석이 아이디어를 얻었다면 유쥬쥬는 허스트의 「신의 사랑을 위하여(For the Love of God)」에서 느낀 묘한 감정을 바탕으로 작업을 하였다. 18세기 해골전체에 다이아몬드를 박은 이 작품은 실제 재료값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엄청난 가격에 팔려 현존하는 작가 중 가장 높은 가격에 작품이 팔리는 허스트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었다. 그런데 한국의 젊은 작가 유쥬쥬는 이 작품을 보고 그저 '개같이' 침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반짝거리는 다이아몬드에 한번 놀라고, 그 가격에 더 놀랐던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이 충격을 작품으로 남겼다. 허스트의 방식 그대로, 하지만 사람이 아닌 개의 두개골을 가지고 작업하였다. 그리고 물론 다이아몬드가 아닌 큐빅으로 말이다. 훨씬 저렴해진 유쥬쥬의 작품. 이는 분명 허스트의 것만큼 높은 가격으로 거래가 되진 못할 것이다. 그리고 허스트의 작품을 감히 우리는 만질 수 없지만(고가의 다이아몬드가 흠이라도 나면 어찌하겠는가!), 유쥬쥬의 개 해골은 원한다면 보다 쉽게 가까이할 수 있다. ● 물리적으로도 그렇지만 심리적으로도 너무나 멀리 있는 예술작품들이 있다. 이 작품들의 사적 가치나 예술적 의미는 분명 높을 것이다. 더하여 그에 수반하는 금전적 가치 역시 말이다. 손을 뻗어도 잡을 수 없고, 감히 오르지도 못할 곳에 있는 듯 한 이러한 작품들을 장영환, 지현석, 유쥬쥬는 그들만의 위트로 우리 옆으로 끌어다 놓았다. 비록 실제 '그' 작품들은 아니지만, 그 맛을 느낄 수 있는 정도로 말이다. 덕분에 우리는 이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답답함을 조금은 해소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니 이렇게 외쳐주면 좋을 것이다. '굿 잡!'이라고. ■ 허나영
Vol.20110610a | The good job-유쥬쥬_장영환_지현석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