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미술관-라이트 아트의 신비로운 세계

2011_0609 ▶ 2011_0828 / 월요일 휴관

◁ 이갑열_호모사피엔스의 찬란한 진화 B.C.20110301_플라스틱, 광섬유, LED_가변설치_2011 ▷ 신정필_Fly high V/C_파라핀, 나무, 광섬유_148×148×45cm_2009

초대일시 / 2011_0609_목요일_05:00pm

참여작가 강은구_나인주_변재규_성동훈_송성진_신정필_오정선_이갑열 이경호_이재형_이진준_전가영_정와현_하원_채미현&DrJUNG

관람료 일반_1000원 / 청소년 및 군인_700원 / 어린이_500원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경남도립미술관 GYEONGNAM ART MUSEUM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중앙대로 300(사림동) Tel. +82.55.211.0333 www.gam.go.kr

경남도립미술관은 2005년부터 매년 '신나는 미술관'이라는 테마로 아이들에게 예술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신나는 미술관'은 아이들이 있는 가족이 쉽게 보고 즐길 수 있는 전시이기에 유의미한 내용을 전달하려는 현대미술 전시의 흐름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젊은 부부와 아이들의 인구가 많은 창원시에 소재한 경남도립미술관에서 이 전시는 현대미술의 대중화라는 역설적 슬로건을 실현하기 위해 여전히 중요하다. ●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2011년에는 단순한 흥미를 고취시키는 방향에서 벗어나 빛, 영상, 형상 및 그림자 등을 소재로 빛의 감각적 효과를 실험해보는 장을 마련했다. 비물질적 속성을 가진 빛의 공간 창출에서부터 영상의 빛 사용, 형상에 비춰진 빛과 그림자 등 '라이트 아트'의 개념을 보다 포괄적으로 적용하여 전시를 기획하였다. 특정한 주제를 선정하기 보다는 빛이 창출하는 공간이 기존 전시장의 구성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을 포함한 일반인들에게 미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확장해보고자 한다.

◁ 성동훈_머릿속으로_특수 시멘트, 철, 스테인레스 스틸, 브론즈, LED 라이트, Tech-Machinery_235×145×175cm_2009 ▷ 전가영_휘파람 부는 바다_한지, LED, 거울 아크릴, 휘파람 음악_가변크기_2011
△ 하원_Breaking Wave_빔프로젝터, 사운드, 스테인레스 스틸미러_가변설치_2011 ▽ 이진준_your stage_LED, 컴퓨터, looping, 거울, 스테인레스 스틸, 유리, 네온_180×350×200cm_2011

미술관 1층 로비를 지나 1전시실에 들어오게 되면 5미터가 넘는 천장에 매달린 빛을 발하는 인체형상과 대면하게 된다. 이갑열의 「호모사피엔스-찬란한 진화」시리즈는 플라스틱, 광섬유, LED 조명 등을 사용하여 만든 작품으로 소리 크기에 따라 다양한 빛을 발산하는데, 전통적 재료의 단단한 형상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관계형성으로서의 인간을 상상하게 한다. 일회용 플라스틱 숟가락으로 인체를 형성하여 생명체로서의 인간과 삶의 일회성을 동시에 표현하고있다. 바로 옆 칸막이를 두고 자리를 잡고 있는 신정필의 「Fly high」시리즈는 비행기의 부분을 드로잉 하듯이 재현한다. 나무 뼈대만으로 형성된 프로펠러와 바퀴 등은 파라핀으로 마감되어 반투명의 입체형상으로 드러나는데 여기에 광섬유를 통해 들어오는 빛에 의해 내부까지 드러내는 시각적 조형물로 변화한다. 그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일반적으로 지각되는 사물에서는 알 수 없는 사물 자체, 사물의 상황 그리고 그것의 본질을 인식할 기회를 제공하려 한다. 좁은 어두운 통로를 걸어 올라오다보면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전가영의 「휘파람 부는 바다」는 파도의 시간과 닮은 휘파람 소리와 그 소리에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이 네모난 한지의 바다와 무한히 확장하는 거울에 퍼져나가는 작품이다. 색상과 음의 상관관계를 보다 면밀히 탐구하는 작가는 그래서 우리에게 시각적 청각 그리고 청각적 시각이라는 새로운 공감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고요하고 명상적 기운이 충만한 상태로 다음 작품으로 이동하다보면 거대한 두상을 맞닥뜨려 흠칫 놀라게 된다. 성동훈의 「머리속으로」는 사실 라이트 아트라기보다는 관람객과 상호작용하는 키네틱 아트로 이해하는 게 훨씬 자연스럽다. 그러나 거대하고 어두운 심지어 무시무시해 보이는 두상이 열어젖히며 드러나는 다양한 형상들은 내면에 존재하던 사회적 ․ 종교적 문제들이 LED 조명의 밝은 빛과 함께 세상으로 나오게 됨으로써 그 시각적 효과가 극대화됨을 볼 수 있다. 하 원의 「Breaking Waves」가 설치된 방은 들어서는 순간 하얗고 밝은 빛의 산란에 의해 공간감을 상실하도록 한다. 프로젝터를 통해 투사되는 부서지는 파도의 이미지들은 다른 각도로 설치된 스테인레스 거울에 반사되면서 공간 전체를 뒤덮어버린다. 굴절에 의해 형성된 빛의 향연은 그 곳에 있는 이들로 하여금 새로운 공간 속에 서있는 새로운 나를 경험하도록 한다.

◁ 이재형_생명의 빛_LED, 철망, 오브제_가변크기_2010 ▷ 정와현_Innocence-spanner_MDF에 아크릴채색, 60Hz 형광_90×180×50cm_2010
△ 나인주_Worm hole_블랙라이트 설치_가변크기_2011 ▽ 강은구_제철소의 밤_스테인레스 스틸, 조명_230×90×17cm_2011

2층 2전시실에 들어서면 귀여운 공구 형상들을 만나게 된다. 스패너, 펜치, 끌의 모양을 하고 있는 정와현의 작품들은 이러한 도구를 사용하여 작업할 때 느끼는 순수한 즐거움을 표현하고 있다. 그는 사회적 인간으로 성장하며 잃어버린 순수한 감정을 어두운 공간에서 홀로 빛을 발하는 일차적인 도구들을 통해 다시 한 번 떠올릴 수 있도록 우리를 안내한다. 도구와의 일대일 만남을 통해 이러한 순수한 감정이 얼마나 복원될지는 미지수이나 이 작품과의 만남은 분명 유쾌하고 즐거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반대편에 설치된 이재형의 「생명의 빛」은 일본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에서 모든 생명체의 생사(生死)를 관장하는 '사슴신'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원형 바닥의 물고기 이미지와 사슴 표면의 물고기 영상을 시각적으로 연결하여 물과 뿌리를 생명의 상징으로 드러내는데 이로써 사슴신과 의미론적으로도 유사성을 가지게 된다. 인공적인 LED 조명과 철망으로 형상화된 사슴은 디지털 구조에서 자연의 유기적 흐름을 발견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독립된 방에 만들어진 이진준의 「당신의 무대」는 일차적으로 몽환적인 조명과 공간의 무한 확장을 야기하는 거울 그리고 중앙에 배치된 스테인레스 스틸 오브제로 인해 '당신만을 위한 무대입니다'라는 즐거운 제안을 받는 자리로 인식될 수 있다. 분명 아이들은 이를 즐거운 놀이터로 이해할 것이고 자연스레 자신만의 무대를 연출할 것이다. 그러나 '너의 무대' 앞에 바로 가만히 서있게 되면 관객이 주인공으로서 무대 위에 서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관객으로서 무대 앞에 서 있음을 발견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해진다. '나'와 '나', '나'와 '너'의 채워지지 않는 간극을 경험한다. 나인주의 「웜홀」은 관람객을 순식간에 유연한 공간으로 끌어들인다. 분명 직사각형의 입방체인데 공간은 구부러지고 휘어져 여러 개의 웜홀이 똬리를 틀고 있는 우주의 한 복판에 서 있는 환상을 선사한다. 정적이고 단단한 공간을 동적이고 유연한 공간으로 변환해버리는 작가의 마법은 우리로 하여금 중력이 상실된 초현실적 공간을 경험함으로써 일탈의 스릴을 잠시나마 즐기도록 한다.

△ 채미현&Dr.Jung_생명의 시작_레이저 설치_800×1000cm_2004~2011 이경호_Digital Moon_비디오 설치_가변크기_1993 ▽ 오정선_조각 맞추기_거울, 아크릴, 모터, 영상_270×7×200cm_2010
△ 송성진_Urban development_블랙라이트, LED, 형광, 루미나이트안료, 조명센서_가변설치_600×1000cm_2011 ▽ 변재규_Light cone_빔프로젝트 혼합 설치_가변크기_2011

2층 3전시실은 오정선의 「조각 맞추기」가 제일 먼저 관람객을 맞이한다. 천 여 개의 조각들로 이뤄진 스크린은 프로젝터에서 투사된 이미지를 수렴함과 동시에반사하고 있다. 스크린에 맺힌 두 사람의 형상은 벽으로 반사되면서 조각조각 산포되어 본래의 이미지를 파악하기 어렵게 변형된다. 이렇듯 작가는 이미지의 틀을 깨트림으로써 이미지 조각내기, 의미 변형하기, 드러나지 않는 것 드러내기 혹은 반대로 감추기 등을 실행하고 관람객은 파편화된 이미지들 속에서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조각 맞추기를 즐긴다. 강은구의 「도시를 그리다」와 「제철소의 밤」으로 재현된 도시 밤풍경은 빛과 그림자(어둠)의 역설적 관계를 절묘하게 그러나 조용히 드러내고 있다. 빛은 밝음 보다는 어둠에서 그림자는 어둠보다는 빛 속에서 그 존재가 더욱 두드러지기에, 이 두 개념의 관계는 상호 대립적이면서도 상호 보완적이다. 이러한 관계로 인해 어둠 속 빛과 함께 드러나는 형상 이미지(도시의 밤풍경)는 빛과 어둠의 드러남 속에서 많은 것들이 감춰진다. 감춰진 이미지는 시각적으로는 매혹적이면서도, '부재 속의 현전'이 그러하듯 도시의 차가움과 생동감 그리고 아름다움을 상상하게 한다. 바로 옆방 어둠 속에서 세 개의 초록빛 레이저가 위를 향한 움직임을 반복하고 있다. 위로 향하는 전반적인 움직임 속에서 아래로 향하는 찰나의 움직임이 특징적이다. 채미현&Dr.Jung의 「생명의 시작」을 마주하는 순간 우리는 그 레이저의 기(氣)에 의해 우리의 몸이 '어쩔 수 없이' 떨리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 빛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 자신의 존재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채미현&Dr.Jung의 레이저는 벽을 타고 기어오름으로써 자신의 생명력을 최대한으로 드러내며 우리 속으로 곧장 어떠한 우회의 망설임도 없이 들어와 우리의 존재를 일깨운다. 그것은 우리 삶의 모습을 드러내며 우리의 존재를 일깨우는 생명의 빛이다. (김성열) 물에 비친 달의 형상을 인터렉티브의 피드백 효과를 통해 증폭시킴으로써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교감을 추구한 이경호의 「디지털 문」은 매혹적인 푸른 화면위에서 쌍방형성의 변주를 선사한다. 즉 관람객이 푸른빛을 완전히 가리면서 지나갈 때 우주의 빅뱅을 닮은 화면의 폭발이 이루어지며 관람객을 일순간 나르시시즘의 블랙홀, 즉 카오스의 세계를 안내하는 것이다. 거기서 수용자는 감성과 이성, 평상심과 극심한 혼란 사이를 왕래하며 "카오스"작품에서의 정지된 화면과 유사한 정신의 공황상태를 체험하게 된다. 그것은 푸른빛에 의해 풀려버리는 자아의 실종이요, 그러한 탈자아속에서 또다시 자신의 중심을 잡으려 발버둥치는 현기증 나는 카오스적 현실의 반영인 것이다.(이원일) 송성진의 「도시개발」은 강은구와 마찬가지로 도시 풍경을 다루고는 있지만 설치형식으로 재현된 입체적인 도시풍경은 확실히 강은구의 그것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블랙라이트 조명과 LED조명에 의해 빛을 발하는 고층빌딩 숲은 강은구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도시 야경의 매력을 선사하지만, 이러한 도시의 시각적 매력은 결국 도시의 무분별한 개발에 의해 만들어진 허구적 이미지임을 폭로하고 있다. 그는 사람의 흔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고층 빌딩 숲을 건설함으로써 도시라는 것이 인간이 살기 위한 사용가치보다는 부의 확보를 위한 교환가치와 기호가치가 중요한 요소임을 새삼 일깨워준다. 영상전시실에 설치되어 있는 변재규의 「라이트 콘」은 전통적인 싱글채널비디오이면서 혁신적인 영상을 보여준다. 우리는 두 개의 눈을 가지고 항상 움직이면서 대상을 지각함에도 불구하고 서구에서 수입되어 단단히 고착된 선원근법에 입각해서 대상을 재현하거나 지각하려는 습관이 있다. 작가는 원뿔형 스크린에서 뿜어 나오는 연속적 풍경을 통해서 선원근법에 뺏겨버린 신체적 감각을 환기하도록 하여 미디어에 마비된 우리 자신을 자각하도록 한다. 관람객은 묘하게도 왜곡되고 자연스럽지 않은 디지털 풍경을 통해 잃어버린 과거의 생생한 시지각을 회복할 기회를 얻게 된다. ■ 김재환

Vol.20110609a | 신나는 미술관-라이트 아트의 신비로운 세계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