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구 초대전

이석구展 / LEESEOKGU / 李錫九 / painting   2011_0608 ▶ 2011_0614

이석구_생성(生成:Formation)11-1_한지, 먹, 채색, 혼합재료_84×66cm_2011

초대일시 / 2011_0608_수요일_06:00pm

기획 / GAGA gallery

관람시간 / 10:30am~06:30pm

가가 갤러리 GAGA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81-1번지 Tel. +82.2.725.3546 www.gagagallery.com

이석구가 추상작업을 시도한 것은 70년대 중반에서 부터이다. 그러나 엄격히 말해서 나타낸 표현방법에서 추상으로 보일 뿐이지, 그 회화의 모티브는 극히 구상적인 것이다. 그의 변화는 산수풍경, 동물, 화조를 즐겨 다루던 60년대와 70년대 초반에서 민화와 전통 민속품에서 소재를 찾기 시작한 70년 중반에 양식이나 조형성에서 뚜렷한 획을 긋게 된다. ● 조상의 얼이 숨 쉬고 솜씨가 깃든 다양한 문양들을 회화적 감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새로운 미감의 표출을 위한 부단한 조형실험을 펴왔으며 산업사회가 가져온 문명의 이기에 밀려 사라져가는 전통문화를 창조적으로 전승, 발전시키기 위하여 그는 현대의 자연과 물상으로부터 고전의 숨과 삶속으로 소재의 방향을 바꾼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거의 다 전통적 역사 속으로 잊혀져 왔던 우리의 기억들을 주제로 회상과 회고를 통하여 '흔적'시리즈를 보여주고 있다. 그가 엮어낸 '흔적'의 이야기들은 우리들의 옛 것, 이를테면 도자공예, 떡살무늬, 격자문, 완자문양, 장신구 등의 얼과 숨쉼을 찾아내어 옛과 오늘을 잇는 시간의 무한성을 상징해내는 것이다.

이석구_생성(生成:Formation)11-2_한지, 먹, 채색, 혼합재료_45.5×53cm(10F)_2011
이석구_생성(生成:Formation)11-6_한지, 먹, 채색, 혼합재료_45.5×53cm(10F)_2011

어떤 의미에서 미술문화란 한 민족의 토양속에서 생성되고 발전되면서 세계로 뻗어간다고 볼 때 이석구의 일관된 작업이야말로 단순한 실험의 한계를 떠나 순수한 한국화, 민속화로서 하나의 지평을 열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이석구에게 있어서 자신의 표현법이 어떤 계열에 속하느냐 하는 문제는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다. ● 전통에 충실한 재료를 통하여 우리 고유의 역사상과 생활의 숨결을 어떻게 현대적 감각으로 재현된 조형언어를 보여주는가가 더 중요한 일인 것이다. 그래서 그는 초기에 다양한 표현세계를 편력했다. 그 결과 찾아낸 것이 '흔적'시리즈이다. 우리의 가장 전통적인 표현양식에서 추출하여, 작가의 조형관과 감각, 그리고 역사적 사물에 대한 시각을 정립한 작업이라는 데에 의의가 있는 것이다. ● 오랫동안 그는 '흔적'에 매달려왔다. 더 이상 진경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소재 자체가 접할수록 깊고 무거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한 테마에 오래 매달려 있을 때 작가의 의식은 침잠되고 따라서 작업의 경향 역시 진부해질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이석구의 '흔적'작업은 그런 일반적 관념에 속하지 않는다. 더 깊이 천착할수록 그의 작업은 깊은 심의성을 찾아냈고, 깊고 진중한 언어의 격과 확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조형은 일반적 추상이라기 보다는 엄격히 말해 비구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떤 원형에서 모티브 되고 그것이 여러 의미의 상징성을 갖춘 조형 형식의 표현언어이므로 구상성을 포괄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석구_생성(生成:Formation)11-4_한지, 먹, 채색, 혼합재료_45.5×53cm(10F)_2011
이석구_생성(生成:Formation)_한지, 먹, 채색, 혼합재료_130×163cm(100F)_2010

그의 역사적 사물과 공간과 형상에 대한 추적은 오늘이라는 현대와 무관한 것이 아니라 깊게 연결되어 있다. 오늘 우리들의 삶 역시 전통에서 연유되어 개량되고 변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옛 것으로 지나가 사라져 간 것이 아니라 지켜진 원형에 변용된 외양으로 살아 있는 것이다. 살아있는 그것은 우리의 얼이자 정신이다. 그 원형의 정신을 이석구는 현대회화라는 방법론을 통하여 재현해낸다고 볼 수 있다. 거기엔 단순히 미학적 구성에 의한 재현이라기 보다는 우리의 전통적 문화에 대한 뚜렷한 의식과 조명의 메시지라는 데에 포인트가 있다. 그래서 그의 조형은 역사성과 문화성이 큰 의미를 부여하며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작업을 통하여 작가는 단순한 그림쟁이가 아닌 역사적 문화를 지키고 발전시키는 역할까지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 유석우

Vol.20110608i | 이석구展 / LEESEOKGU / 李錫九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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